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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 바이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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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라이트 세이빙, 앞서거나 뒤처지거나 오늘이 알고보니 데이라이트 세이빙을 시작하는 날이었다. 아마 한국에선 서머타임이라고 불리는 제도인데, 미국 전지역을 한 시간 땡겨서 살게 하는 것이다. 한 시간을 땡기면 원래 오전 7시였던 시간이 8시가 되는 것인데, 그러면 해가 지는 시간이 원래 6시라고 했을 때, 바뀌어서 7시에 지는 것이므로 해가 늦게지는 꼴이 된다. 그래서 해 떠있는 시간을 극대화해서 더 잘활용하자 이런 취지로 알고있다. 일개 대학원생 입장에서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은 없다. 어느 날 눈을 떠보니 한 시간을 더 잔 게 되어버린 정도. 처음엔 아 이게 말로만 듣던 서머타임인가 싶다가도 이젠 아무 감흥이 없다. 뉴욕이 여기보다 한 시간 빠르니까 뉴욕으로 이사간 셈 치기로 한다. 가만 생각해보면 뉴욕이 여기보다 한 시간 빠르고 태평양 건..
패스트 라이브즈, it ended up like this 나는 나 스스로 스릴러 매니아라고 자처하지만 매번 스릴러만 보는 건 불닭볶음면을 매일 먹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 자극적이긴 하지만 그 자극을 계속 견디기가 힘에 부치기 때문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불닦볶음면을 계속 먹어도 속이 쓰리거나 하지 않았는데 이젠 속이 쓰리고 며칠 쉬어줘야 다시 먹거나 할 의욕이 생긴다. 스릴러 영화도 중간중간 드라마, 로맨스 같은 장르의 영화를 끼워넣어야 다시 새로운 스릴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나 이 영화는 담백하고 잔잔하게 흐르는 것이 혼자 조용히 주말에 앉아서 보기에, 스릴러로 자극된 나 스스로를 차분하게 가라앉히기에 너무도 좋은 영화였다. 개인적으로 내가 더 몰입해서 볼 수 있었던 건 주인공이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와서 살고 있는 외국인으로서의 (그린카드를 받..
망망대해에 표류한 컨테이너에서 갓난아기와 함께 살아남기, 영화 Nowhere 넷플릭스 영화로 작년에 개봉한 Nowhere를 이번에 보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연출도 좋고 연기도 좋아서 재밌게 즐겨서 리뷰를 남긴다. 영화는 불법이민자들이 컨테이너에 숨어드는 것부터 시작한다. 다른나라로 밀입국하기 위해서 화물 컨테이너에 들어가고 이를 실은 배가 해당 나라에 정박하면 탈출하는 계획인 것 같은데, 한 부부도 여기에 동참했다가 불의의 사고로 두 사람이 다른 컨테이너로 갈라지는 상황을 겪게된다. 설상가상으로 여자가 탄 컨테이너는 밀입국 심사에서 걸려서 구석에 숨어있던 그녀를 제외한 모두가 총살을 당하게 되며, 우여곡절끝에 배가 출발하긴 했지만 풍랑을 맞은 탓에 그녀가 있는 컨테이너를 포함한 몇 컨테이너가 망망대해에 표류하게 된다.스포주의 심지어 주인공은 만삭의 임산부였기 때문에 영화 자체가 ..
앉아있는 시간과 서있는 시간의 균형 실험을 해야 하는 화학 전공 대학원생이라면 응당 실험실에 눌러붙어있어야 하고, 대부분은 서서 일을 하지만 어느 정도 데이터를 뽑고 나면 자연스레 오피스에서 그동안 얻은 데이터를 가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가끔은 여러 이유로 밀려드는 발표 준비를 해야 하기도 하고, 프리림과 같은 중요한 시험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할 때는 오피스에 자연스레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지게 된다. 하지만 무작정 오래 앉아있는다고 논문이 잘 써지는 것이 아니고 데이터가 잘 가공되는 것도 아니며 프레젠테이션이 기가 막히게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매번 깨닫곤 한다. 그래서 오피스에 있는 시간과 실험실에 있는 시간의 균형이 참 중요하다고 느끼는 요즘이다. 실험전공이 아니었다면 주구장창 오피스였을테고, 거북목과 허리 디스크에 시달..
4년 만에 미국에서 오케스트라 공연 한 후기 한국에서 스무살 대학에 입학함과 동시에 오케스트라에 들어간 이후로 미국 오기 전까지 10년을 이런 저런 무대에 오르면서 바이올린을 해왔다. 근데 미국에 오면서 프리림에 대한 압박감, 적응을 먼저하고 악기는 나중에 꺼내자 라는 마인드로 어찌어찌 바쁘게 살다보니 오케스트라를 4년이나 끊고 지냈다. 물론 그 사이에 악기도 미국으로 가져왔고, 중간중간 혼자 켜고 이리저리 또 찾아도 봤지만 영 녹록치가 않았다. 서울에 그렇게 많던 오케스트라가 여기는 이렇게나 없다니 기가찰 노릇이다. 아마 시카고 어디는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우리동네는 아니다..그래도 어찌어찌 방법이 없는건 아니었는데 음대 교양수업의 일환으로 있는 오케스트라 수업을 들으면 되는 것이었다. UIUC에는 두 개의 비전공 학생 오케스트라가 있는데, 한 개..
2024, 미국에서 간장게장 만들어 먹은 후기! 시카고를 다녀오면서 H마트를 들렀는데 마침 게를 팔길래 벼르고 벼르던 게장을 해먹을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열마리 사왔는데 파운드에 $9였으니까 한 $30-40 어치 사온 것 같다. 살아있는걸 사와서 차 안에서 부스럭부스럭 소리가 계속 들렸다. 태어나서 게를 또 직접 다뤄보긴 처음이었는데 확실히 좀 집게발이 무섭긴 했지만 어떻게 유튜브 보고 잘 손질을 했다. 주둥이에 칼꽂고 어찌어찌 칫솔로도 잘 닦아줬다. 집에 있는 야채들로 간장 소스를 만들어주고 물을 좀 적게 넣고 간장소스를 만든다음 빠르게 식히려고 얼음을 잔뜩 넣어서 농도를 맞췄다. 그리고 손질된 게를 넣은 통에 소스를 넣어주고 3일 냉장숙성시켰다. 그리고 오늘, 게를 열어보니 아주 간장색이 잘 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접시에 담아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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