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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박사과정 함께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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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과정 4년차 시험을 끝내며, 학교마다 다르지만 우리학교는 ORP라고 해서 Orginal research proposal이라는 시험을 4년차에 쳐야한다 (한국은 없는듯하고 미국도 없는 대학이 많다). 내가 전혀 연구해본적 없는 분야에 대해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연구 계획서를 써서 발표하는 것이 목적이다. 2년차에 literature seminar도 나와 연관 없는 분야를 발표하는 것이지만, 이건 그냥 이런이런 주제로 진행되는 연구가 있고, 현재 여기까지 이렇게 나왔다고 한다. 앞으로는 이런 부분의 연구가 더 필요할 것 같다 정도라고 한다면, 4년차 ORP는 그 이후를 내다보는 시야를 필요로 한다. 나는 내 박사과정 내내 nickel complex를 연구하고 있고 이번 ORP를 위해선 Vanadium complex를 주제로 정했다. 우..
Chatgpt의 영향은 어디까지? 연구논문에 Chatgpt 답변이 그대로 실려서 논란 Chatgpt가 논문 작성에 사용되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지만 이 논문은 특히 이걸로 좀 화제가 되었는데, 인트로에 실린 첫 문장이 chatgpt가 흔히 답변하는 답변 그대로 복붙되었기 때문이다.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2468023024002402 더 놀라운 점은 이 논문이 peer review를 통과해서 저널마다 다른 문서형식을 취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러면 에디터랑 마지막 proof과정까지 누구도 저걸 눈치채지 못했다는 것이라 저널 자체에 대한 비판과 저자에 대한 비판 등이 X(구 트위터)에서 많이 일어났다. 혹자는 저자들이 acknowledgement에 chatgpt를 넣었어야 한다고 놀리기도 했다. 꼼꼼하게 검수하지 않은 모두의..
앉아있는 시간과 서있는 시간의 균형 실험을 해야 하는 화학 전공 대학원생이라면 응당 실험실에 눌러붙어있어야 하고, 대부분은 서서 일을 하지만 어느 정도 데이터를 뽑고 나면 자연스레 오피스에서 그동안 얻은 데이터를 가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가끔은 여러 이유로 밀려드는 발표 준비를 해야 하기도 하고, 프리림과 같은 중요한 시험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할 때는 오피스에 자연스레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지게 된다. 하지만 무작정 오래 앉아있는다고 논문이 잘 써지는 것이 아니고 데이터가 잘 가공되는 것도 아니며 프레젠테이션이 기가 막히게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매번 깨닫곤 한다. 그래서 오피스에 있는 시간과 실험실에 있는 시간의 균형이 참 중요하다고 느끼는 요즘이다. 실험전공이 아니었다면 주구장창 오피스였을테고, 거북목과 허리 디스크에 시달..
박사과정과 포켓몬 마스터 요즘 EPR을 잔뜩 찍다가 생각해 보니 박사과정이 내가 마치 포켓몬 마스터가 되어가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험하다가 미쳐가는구나 싶겠지만 생각해 보면 포켓몬 마스터가 되는 방법은 다른 강한 적이 가진 포켓몬을 모두 물리치면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무슨무슨 체육관 도장 등등 다 깨부수고 뱃지 받아서 인정받는 것이 포켓몬 마스터일 텐데 이 과정에서 상대의 포켓몬을 잘 파악하고 그 속성에 맞게 최적화된 포켓몬을 내보내는 것이 마치 박사과정에서 실험하는 것 같다고 하겠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내가 이건 이렇게 될 거니까 이번엔 이 실험을 하겠다!라고 하면 미지의 실험결과 1이 '훗 그따위 실험으로 날 파악해서 결과1뱃지를 얻으려 하다니 가소롭군' 하면서 돌려보내던가, '아니 그 실험은 ..
미국에서 두 번째 논문, 1년이 걸린 리비전의 끝! https://www.cell.com/chem/fulltext/S2451-9294(23)00562-4 미국에서 두 번째 논문이 Chem에서 나왔다! 첫 1저자 (co-first)로 나온 논문인데, 하이 임팩트 저널에 내는게 이렇게 힘든 일인줄 몰랐다. 리비전만 1년이 걸린 고된 작업이었는데, 결국에 마무리가 잘되어서 오늘 온라인에 퍼블리시되었다. 처음부터 Chem에 내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타겟 저널은 모든 화학과 대학원생의 꿈, JACS였고, 첫 드래프트를 서밋한것이 작년 12월이었는데 리비전 - 리젝 - 다른 저널들 - Chem - 리비전 과정을 거쳐서 나오게 되었다. 말그대로 꼬박 1년이 걸린 것이다. 지도교수님께서 어셉됐다고 얘기 들었을 때 거의 반쯤 울컥했는데, 미국 대학원 합격통지 받은것만큼..
용매에서 물 빼고 산소 빼기, Solvent distillation을 해봅시다! 이전에 글러브박스에 용매넣는 법으로 해서 보통 solvent purification system (SPS) 을 쓴다고 했던적이 있다. 근데 솔벤트의 종류는 많고, SPS에 넣을 수 있는 용매의 개수는 한정되어 있으므로 나머지는 최소한 distillation을 하고 집어넣어야 한다. 물론 매우 비극성인 용매 (라서 물이랑 잘 안섞이는) 라면 freeze-pump thaw 정도로 용매에 녹아있는 산소 (를 포함한 다른 기체)를 제거하고 넣는 것으로 충분하겠으나, 가령 THF라던가 기타 어느정도 극성이 있는 용매는 우리가 얘기하길 wet solvent로 생각해서 (실제로도 물과 잘 섞인다) 무조건 한 번 이상 물을 제거해주는 작업을 해야한다. 소량의 용매를 박스에 집어넣는 경우 molecular sieves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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