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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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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랑랑 (Lang Lang) 독주회 후기 피아니스트 랑랑이 UIUC를 찾아왔다. 학생은 10불이라는 막강한 혜택을 등에 업고서 랑랑을 공연장에서 만날 수 있었다. 한국에서 이런 유명한 해외 아티스트들이 오는 경우 예당 3층 좌석도 수 만원을 주고 구매해야 하는 판에 여기서는 랜덤 좌석 배정 대신 학생 10불이라는 말도 안되는 가격으로 아티스트를 만나게 해줘서 감사할 따름이었다. 워낙 유명하단 것은 알고 있었지만 우리나라에도 쟁쟁한 피아니스트 들이 많았고 그들의 연주를 찾아 듣기에도 바빠서 사실 랑랑의 연주는 많이 접해보지 못했다. 그래서 더 궁금하기도 했던 이번 콘서트의 총평을 해보자면 '명성에만 기대어 예습을 게을리 하지 말자' 정도가 되겠다. 왜냐하면 그가 들고 왔던 프로그램이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이었기 때문이다. https://www...
클래식이 다른 장르 음악보다 더 우월하다는 생각을 왜 하는걸까 나도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이긴 하지만 종종 클래식 커뮤니티에서 클래식이 대중음악보다 우월하다는 의견을 피력하는 글들을 종종 볼 때마다 놀라곤 한다. 가요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요가 클래식보다 낫다라고 얘기하는 건 들어본 적이 없는데 클래식 듣는 사람들은 가요보다 클래식이 낫다고 굳이 비교하는 경우가 왕왕 있는건 왜일까. 굳이 이런 정신승리를 하면서까지 클래식 음악을 감상하고, '이런 숭고한 음악을 이해하고 즐기는 나'라는 나르시시즘에 빠져야 하는건지 모르겠다. 그냥 이럴 땐 이런 음악 저럴 땐 저런 음악 골고루 들으면서 살면 좋을텐데 꼭 우위를 점해야 하는걸까. 세상살이 참 빡빡하다...바이올린 레슨해주시던 선생님도 가요 많이 들으시더만.. 대중가요들 작곡하고 녹음하는 과정들 보면 클래식의 그것에 만만치..
10년 쓴 울프 어깨받침 버린 날 12년도에 악기를 지금 악기로 바꾸면서 울프로 어깨받침을 쓰기 시작했는데, 그 이후로 한 번도 어깨받침을 바꾸지 않았었다. 이번에 한국 들어와서 바이올린도 점검받고 하니 어느새 이렇게 초라하게 낡아있었다. 고무는 따로 갈 수 있다고는 하는데 이미 스펀지가 닳을대로 닳아서 좀 더 쓰면 가루가 되어 나온다고 해서 새걸로 갈았다. 새 것으로 갈고 보니 울프 로고마저도 닳아서 저리된 걸 보고 시간이 오래 지나긴 했구나 싶었다. 이제 새걸로 갈았으니 또 10년 쓸 수 있겠다!
클래식도 가요처럼 커버한다고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그냥 문득 어떤 옛날 가요를 젊은 다른 가수가 자기 스타일로 부른걸 우리가 요즘 커버한다고 하는데, 이걸 듣다가 클래식을 들으려니 뭔가 클래식도 그런 느낌으로 들으면 덜 어렵지 않을까 싶었다. 곡의 길이가 길고 어지간히 자극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가요에 비해서 알아차리기가 힘든 경우도 있지만, 그냥 같은 곡의 이런 저런 연주를 듣다 보면 좋지않을까. 너무 눈에 불을 켜고 비평의 시각으로 듣기보다 (사실 가요 누가 따라불렀다고 비평을 하는 정도로 무겁게 들이밀진 않으니까) 오 이렇게도 해석할 수 있나보다 하는 생각으로 편하게 듣다보면 나한테 더 끌리는 해석을 찾아서 나의 취향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이 생각이 든건 보통 클래식 얘기를 하다보면 가요 커버하는 것에 비해서 뭔가 좀 공격적으로 이 해석은 옳다 ..
바이올린 활은 꼭 브릿지와 평행하게만 왔다갔다 해야할까? 예전엔 바이올린 활을 브릿지와 평행하게, 그 거리만 다르게 하면서 직선으로 오르내리는 것이 멋이라 생각했다. 그 올곧음에서 뻗어나오는 소리가 가장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레슨 선생님을 바꾸게 되면서, 그리고 많은 영상을 접하게 되면서 일자로 긋는 주법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우선 내가 알던 보잉은 위 김봄소리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영상에서 보는 것과 같은 직선 보우였는데 (수 많은 디테일이 숨어있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적어도 아래 김동현 바이올리니스트보다는 더 올곧게 긋는 것으로 보인다), 나의 레슨선생님께선 활의 팁과 프로그에서는 살짝씩 돌려주면서 긴 8자를 만들어야 소리가 예쁘게 난다고 하셨다. 아마 이것도 뭔가 연주자마다 다른 것 같고 누구에게 사사받는지에 따라 다른 것 같다. 다소 ..
흥미로운 화성학: 작곡가들의 테크닉, 줄 듯 말 듯 화음 해결하기 화음의 세계는 정말로 흥미롭습니다. 우리가 어떤 곡을 들으면서 느끼는 감정의 흐름을, 가령 여기서는 밝고 쾌활하다가 지나서는 애잔하게, 혹은 어느 부분에선 고조되는 등 모든 느낌을 화음을 조절함으로써 만들어낼 수 있거든요. 따지고보면 음악하는 사람들은 이 화음의 세계를 이용해서 청중을 들었다 놨다 하는 사람들인 것입니다. 그러면 이 사람들은 어떻게 청중을 더 큰 감동과 환호의 도가니로 몰아넣을 수 있게 된 것일까요? 가장 잘 알려진 몇가지 예시를 들어보며 이를 살펴볼까 합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에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 3악장이 있습니다. 길고 긴 클라리넷 선율을 거쳐 쌓이는 선율과 절정에 이르기까지 고조되는 느낌, 그 해결까지 그 감동을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악장이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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