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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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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엔 브람스! 코리안심포니 브람스 4번 연주 후기 다른 나라에서도 통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가을엔 브람스라는 명제는 우리나라에서 참인 명제로, 11월 11일에 빼빼로 주고받듯 당연해진 느낌이다. 나도 그의 작품 속 스며든 스산함과 선율 사이 빈 공간이 초록잎 떨구고 빈 가지 드러내기 시작한 나무같이 느껴질 때가 있어서 앞선 명제가 상술이든 아니든 브람스를 꼭 찾아듣는 편이다. 이번 코심의 연주도 그 타이밍에 잘 녹아들어 나로 하여금 '어머 이건 사야해!' 하게 만들며 유혹해왔고, 못이기는척 넘어가버렸다. 예당, 롯콘 홈페이지를 자주 들어가면 안되는 이유이기도하다. 브피협 1번은 프로 실황으로는 처음 들었는데, 협연자인 이진상 피아니스트의 연주 또한 처음으로 접했다. 그의 열정적인 퍼포먼스는 자칫하면 나도 자리에서 일어날뻔하게 만들 정도로 멋졌다. 1, 3악..
클래식 연주 영상에서 아웃포커싱이 주는 몰입감, 영상미의 극대화 (feat. 코리안심포니) 유튜브의 활성화, 코로나 확산 등 많은 이유들로 인해 오케스트라들이 실황영상을 인터넷에 올려주셔서, 실황을 못가는 아쉬움을 이렇게나마 대신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손이 자주 가는 연주 영상이 있을 수 밖에 없는데, 개인적으로 음질과 화질이 특정 클래식 연주 영상을 자주 클릭하게끔 만드는 요소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영상미'의 관점에서는 한 번도 클래식 연주영상에서 큰 흥미를 끌었던 영상도 없었고, 영상미를 크게 바라지도 않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당연한 일입니다. 앞선 음질과 화질이 받쳐주지 못하면 영상미가 있고 없고는 당연히 클릭에서 멀어질 수 밖에 없으니까요. 영상미 좋은 320p, 64kbps 영상보다는 4k, flac 음질의 영상미따위 없는 영상에 손이 가기 마련이니까요. 하지..
[음악 듣다가 하는 사색] 익숙한 곡에서 안들리던 선율이 들릴 때 대체로 클래식 곡을 들으면 자기 파트에 맞춰서 집중하는 것 때문인지 몰라도 나는 멜로디 선율에 더 강한 끌림을 느끼고 더 잘 기억하는 편인 것 같다. 연주했던 곡이면 더 그렇고, 그렇지 않더라도 대체로 높은 성부에서 멜로디를 가져가는 경우가 많기에 더더욱 아래 깔리는 선율은 안들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가 이따금씩 안들리던 선율이 귀에 꽂히는 순간이 있다. 베토벤 교향곡 5번에 피콜로가 등장한다는 사실 알고 계시는가? 학부 때 베토벤 5번을 처음 연습하며 무대에 올릴 준비를 할 당시에, 난 5번 4악장 말미에 피콜로가 나오는 줄 상상도 못했다. 오케 단장을 하면서 많이 들어봤다고 생각했었지만 객원 논의를 할 때 피콜로를 불러야 하지 않겠냐던 악장 형의 말에 '읭 피콜로요?' 하고 되물었던 기억이 아직도 ..
멘델스존 교향곡이 이런 느낌이었구나...11월 서울시향 정기연주회 후기! 서울시향의 11월 첫 정기연주회를 다녀왔다. 프로그램은 신동훈의 사냥꾼의 합창,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종신악장인 이지윤 바이올리니스트의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3번, 그리고 멘델스존 교향곡 3번이었다. 1부 첫 곡인 신동훈의 사냥꾼의 합창은 처음 보는 편성에 다채로운 악기적 효과가 가미된 곡이었다. 메인 선율이 잘 기억나는 것은 아니지만 타악기 주자가 부지런히 팀파니, 심벌, 실로폰 등 이런 저런 타악기를 옮겨가며 연주하는 것이 돋보였고, 첼로, 베이스 등의 악기도 몸통을 손으로 치며 연주하는 등 눈이 즐거운 프로그램이기도 했다. 이어진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3번도 굉장히 재밌게 들었는데, 그녀가 준비한 카덴차가 여러 음원에서도 못듣던 카덴차였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곡은 고전곡인데 카덴차는..
11월의 시작, 서울시향의 멘델스존 3번 프리뷰 10월 스케쥴에 비해서 대폭 늘어난 11월 12월 스케쥴의 서울시향 달력을 보니 감개무량하다. 아직도 불안한 감이 없지 않지만 띄어앉기나 여러 방역수칙 등을 정말로 엄격하게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내일도 서울시향의 연주를 보러가기로 했다. 특히 오스모 벤스케 지휘자의 지휘는 서포터즈가 된 이후로 처음보는데, 첫 부임 연주였던 말러 2번을 놓쳤기 때문이다. 그의 지휘는 어떨지 그래서 더 기대된다. 이번엔 멘델스존 3번이다. 총 5 곡의 교향곡 중 세번째는 아마도 멘델스존의 교향곡 중에서는 4번 다음으로 유명하지 않을까 싶다. 4번 교향곡이 뭔가 전원적인 느낌이 난다면, 3번 교향곡은 서정적인 현악기의 선율이 인상적인 교향곡이다. 많은 교향곡들이 단조로 시작해도 피날레에선 장조로 돌려서 끝내는 경우가..
불을 뿜은 서울시향, 쇼스타코비치1번 정기연주회 후기 어쩐지 단원들마다 주먹인사를 건네시더라니 윌슨 응 지휘자의 정기연주회 데뷔였다고 한다. 일전에 동네음악회에서 그의 모차르트를, 온라인 콘서트에서 그의 베토벤을 듣고 다분히 인상적이었언 기억이나서 그의 쇼스타코비치는 어떨지도 궁금했는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연주였다. 열정 넘치는 지휘속에 살리는 다이나믹과 날카로운 큐사인은 그 손길을 따라 여러 솔로파트들에 눈길이 가다가도 다시 그의 지휘로 눈돌리게끔 만드는 힘이 있었다. 단원들은 칼을 갈고 나온 듯 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금관, 타악은 일전의 취소된 연주들에 분노한것처럼 불을 뿜었는데 마치 3악장까지 쉬다가 4악장에 나오는 베토벤 5번의 트럼본주자들을 보는것 같았다. 현악기의 탄탄한 베이스 아래에서 펼치는 시원시원한 울림이 이렇게 반가울수가. 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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