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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린/클래식

Chicago symphony orchestra, Muti 공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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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열에서 직관한 무티옹의 공연

지난 몇 년간 CSO 공연을 보면서 여러 지휘자가 함께 왔었는데, 상임 지휘자였던 Ricardo Muti가 지휘하는 공연은 본 적이 없었다. 워낙에 많은 객원 지휘자들이 CSO를 거쳐가기도 하고, 무티가 있는 프로그램이 스케줄에 맞지 않아서 그랬던 이유도 있다. 그러나 마침네 CSO가 이번 학기에 우리학교를 무티와 함께 방문해서 들뜬 마음으로 공연장을 방문했다.

내가 생각했던 무티의 이미지는 거의 무티 '옹' 의 모습이었는데, 사진에서 나오는 그의 모습이 엄근진한 지휘자의 모습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이미지는 이번 공연에서 산산조각이 났는데, 외려 친근한 동네 할아버지같은 모습에 너무도 놀라고, 그에 대한 호감이 더욱 커진 계기가 되었다.

공연장에 워낙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면서 제시각에 시작을 못했는데, 그들을 보면서 make yourself comfortable이라고 하는 모습이 일단 인상적이었고 여유가 넘쳐보였다. 그리고 첫 프로그램인 Don Pasquale Overture를 시작하자마자 다시 멈추는 듯 했는데 이게 사실 멈춘 것이 아니라 페르마타를 연주하는 것이었다. 그랬는데 관객들이 마치 추가로 들어오는 관객들을 기다리려고 중간에 멈춘듯한 인상을 받자 No I'm playing fermata hahaha 하며 웃어넘기는데 시작부터 이 지휘자양반 너무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의 지휘에서 그가 얼마나 CSO를 신뢰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지휘자가 오케를 못믿으면 굉장히 디테일하게 찔러주면서 지휘를 할 수 밖에 없다. 빠른 패시지에서 더 빨라지지 않게 박자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거나 하는데, 그는 그러지 않고 그들이 그들의 음악을 만들 수 있도록, 그리고 그들이 빨라지지 않을 걸 아는듯 가만히 그쪽을 바라보고 지켜보는데, 마치 네비게이션처럼 방향만 짚어주는 역할을 하는 듯 보였다. 물론 그 바라보는 느낌이 유머러스하게 '너희 잘하는지 지켜보겠어' 라는 과장섞인 느낌이 있었지만 말이다. 심지어는 그렇게 연주하게 두고 자기는 무대에서 방방뛰며 즐기는 듯한 모습에 나도 굉장히 즐거웠다. 단원들도 그의 기대에 보답하듯 너무도 멋진 연주를 선보였고, 공연장이 떠나가라 부르짖는 관현악의 사운드가 정말로 인상깊었다.

정말 CSO는 아직까지 실망시킨 적이 없는 공연단체다. 아마 더 많은 공연을 보면 아닌 공연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대략 예닐곱번의 공연을 보면서 전부 좋았으니 이제는 자연스레 좋을거란 기대가 깔려있다. 내년 2월에 조성진 프로코피예프 협주곡도 보러가는데 그 공연이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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