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66) 썸네일형 리스트형 피곤하지 않으니 하게되는 피곤한 고민들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스스로를 호사가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이것 저것 경험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를 지인들에게 추천하고 공유하는 행위 자체를 즐기는 성격이다보니 여러모로 피곤할 때가 많은데, 코로나 시국에 이런 내 성향이 나를 피곤하게 만드는 느낌이다. 평소에도 웃기거나 흥미로운 이야기들, 유튜브 영상 들을 같이 공유하는데 요즘 같은 때에는 즐거운 정보가 아니라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기상천외한 뉴스들이 주가 되다보니 보면서도 스트레스고 가만히 집에서 관망하는 것이 힘에 부칠 때가 많다. 분명히 할 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뭐 하나에 집중을 못하고 뉴스에서 떠드는 소식들, 각종 카톡방, 인터넷 커뮤니티 소식들을 읽으면서 지내니까 뭐 실질적으로 나한테 돌아온 알짜 이득은 눈.. 난 이제 강아지 못키울 것 같다, 강아지 키우려는 분들에게 '형 몽실이가 죽었어' 학원에서 수업하다가 동생에게서 연락이 왔다.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면서 동생을 나무랐다. 3일 전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애가 죽긴 뭘 죽냐면서. 근데 넌 그렇게 가버렸다. 급성 장염인 것 같았단다. 그 이후 남은 서너시간 수업을 어떻게 보냈는지 기억이 안난다. 황급히 집에 왔을 땐 가족들이 너를 뒷산에 묻어주고 왔노라는 이야기만 들었다. 네 빈자리는 생각보다 컸다. 도어락 비밀번호누를 때부터 꼬리 흔들며, 짖으며 달려오던 너의 살가움을 이젠 더 볼 수 없게 되었다. 앞다리를 들고 서며 반가워하는 널 번쩍 들어안고 신발을 벗어야 할 것 같은데 가족들의 목소리만 공허하게 현관에서 날 맞이했다. 자는 동안 내 발치에서 같이 누워서 자던 네 모습도 이제 사진 속에만 남아 있다. 악기 하면.. 다양한 분야의 사람을 만나야겠다고 생각했던 일화 음식점에서 위 테라 광고를 지인들과 보았을 때 나누었던 이야기이다. A가 '와 공유 진짜 잘생겼네요' 라고 운을 떼며 이야기를 하던 와중에 B가 '오 공유였네요 셔츠만 보고 있었는데' 라는 것이다. B에게 셔츠가 어떻길래 저게 먼저 보이냐 물어보니 저 셔츠가 버버리 제품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공유 정도 되는 연예인에겐 애지간한 브랜드 옷은 안입힌다는 이야기부터 저게 어느 시즌에 나왔다는 이야기까지. 듣고보니 포스터 하나를 가지고 이렇게 여러명이 저렇게 다른 관점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걸 보고 새삼 놀랐다. 이어 C는 '이 맛이 청정라거다!' 라는 헤드라인만 보였다고 웃음을 자아냈으며, 이를 지켜보던 나는 예전에 테라 맥주가 드라이피니시 이후로 하이트진로에서 오랜만에 나온 라거 맥주라는 이야기가 .. 결국 살아남는 건 유난 떠는 사람이더라 우리나라 말 표현중에서 안좋은 뜻으로 쓰이는 것 중에 하나가 '유난 떤다' 라는 말일 것이다. 굳이 대단한 노력을 안해도 될 것 같은 일에 지나치게 세심하게 대해서 주변 사람을 피곤하게 만드는 경우에 하는 말이니 뉘앙스가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 지나친 디테일에의 강요를 아니꼽게 보는 말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근데 요즘에 드는 생각이, 세상은 그런 유난 떠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바꿔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유난 떠는 것의 반대는 아마 적당히, 지나치지 않게 정도가 될텐데 이런 표현들이 어떤 일에 대한 성과를 내는 입장에선 반가운 말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디테일의 차이에서 승부가 나는 것이 요즈음의 시대 흐름인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고보니 차라리 유난을 떨어야 험난한 세상에서 더 오래 살아남는게.. 정을 붙인다는 것 흔히 정을 붙인다고 한다. 본가 이사를 앞두고 집 정리를 하다가 별 생각없이 튀어나온 말이 은근히 머릿속에 맴돌았다. 정을 붙인다는 말의 의미가 뭘까. 어디에 내 정이 달라붙은걸까 생각해보니 주변 풍경에 붙이는 것 같았다. 주변 풍경에 내 기억을 덧붙이는 것. 그게 정을 붙이는 게 아닐까 한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것에 우리 기억을 저장해두곤 한다. 비단 현대 과학기술로 얻은 핸드폰 갤러리 속의 사진 뿐만 아니라, 우리가 듣던 음악, 혹은 익숙한 향기, 심지어 꿉꿉한 날의 습도 같은 것까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정말 내 주변 오만가지에 담아둔 기억들이 생각날 때마다 생각보다 내가 많은 것을 기억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하지만 보통 정을 붙인다는 표현은 우리가 장기간 머물렀던 장소에 붙이곤.. 파스타에 관한 추억 오랜만에 집에서 파스타를 해먹다보니 문득 내가 언제부터 파스타를 해먹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학교 때 집에서 파스타가 먹고싶었다. 가게에서 파는 파스타는 '면이 뭐 얼마나 한다고 이만큼 밖에 안주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해서 집에서 잔뜩 먹고 싶었다. 그 땐 어떻게 하는지 전혀 몰라서 시중의 토마토 소스를 사고, 면을 삶은 다음 소스를 얹어서 전자렌지에 다시 돌려먹었다. 한참 뒤에야 이걸 후라이팬에 다시 한 번 뒤젂여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게 아마 처음 만든 파스타의 기억이다. 그 이후엔 그 당시에 까르보나라, 지금의 크림파스타를 해먹으려 부단히 애썼던 기억이 난다. 브로콜리 베이컨 휘핑크림을 사서 나름 이것저것 해본다고 계란 노른자도 넣었던 기억이 난다. 친구 데려와서 같이 먹어봤는데 맛이 .. 이전 1 ··· 4 5 6 7 8 9 10 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