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뭐 인터넷이 한국보다 느리다, 결제가 한국만 못하다 하는 이야기가 많지만 많이 따라왔다. 은행 어플도 지문인식으로 로그인이 되고, 어지간한 건 다 인터넷과 폰에서 결제가 가능하게 시스템이 바뀌어서 여기가 한국인지 미국인지 가끔 헷갈릴 정도다. 어느 사이트를 들어가건 결제 한 번 해두면 다 기억을 해줘서 최근에 현금을 언제 썼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지경이다. 이런 시점에서 신용카드를 오픈하고 디스커버리 카드를 계속해서 쓰고 있는데, 여기서 spend analyzer라고 해서 내가 어떤 항목에 지출을 했는지 조목조목 알려주는 기능이 있어서 소개할 겸, 실제로 돈을 얼마나 쓰고, 저축이 얼마나 될지 알아볼 수 있겠다.
이전에 대략적으로 생활비가 얼마가 들어가는지 올린 적 (링크)이 있는데, 이번엔 좀 더 자세한 버전이라고 보면 되겠다.
지난 6개월 간 나는 대략 월 800불 정도를 '월세를 제외하고' 사용해왔다. 월세로 유틸리티 포함 800-900불이 빠져나간다. 월세는 카드로 내면 수수료 10프로를 따로 받아서 계좌에서 이체시킨다. 그럼 수수료가 안나간다. 아무튼 지난 2월에 시카고 다녀오면서 돈을 좀 썼더니 평균치가 올라간 것 같은데 어디 안가는 수준에서 한 700불 내외를 쓰는 것 같다. 이 내역들을 각각 살펴보았다.
뭐 한 달 동안 한 게 없는 것 같은데도 돈을 은근히 많이 썼다. 뭐에 썼나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이렇게 더 나오는데, 각각 항목에 대해서도 뭘 썼는지가 나온다. 수퍼마켓은 식료품에 쓴 비용이다. 도시락을 그렇게 싸가지고 다녔는데도 외식비용만 100불이 나왔다. 일주일에 한 번 사먹는데 아마 매일 점심을 연구실 애들이랑 사먹었으면 20일동안 끼니마다 10-15불씩 쓰니까 200-300불까지 썼을 것이다.
Medical service는 지난 달에 스케일링을 받고 와서 보험커버로 낸 28불, Service 항목은 세금 신고한다고 Sprintax 긁느라 90불이 나가버렸다 (세금신고 글은 여기) 여기에 신고했던 서류들 우편으로 보내느라 낸 우편비용이 government services로 청구되었다. 그리고 머리 깎는데에 28불, 빨래 비용에 3.5달러를 썼다 (아파트에 세탁실이 따로 있는 구조다).
Travel/entertainment는 암벽등반 친구가 꼬셔서 다녀온 것에 20불, 영화 15불, 오케스트라 공연 두번 보고 온걸로 저만큼 나갔다. Merchandaise 항목은 마켓이 아닌 곳에서 구매한 것들이 잡히는데 타겟도 잡히는걸보니 기준이 약간 다른 감이 있지만, 타겟, 아마존이 잡혔다. 뭐 생필품 미리 쟁여놓는다고 저만큼 썼나보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다 종합하니 금방 660불이다. 세금신고 시즌이 아니면 100불은 더 절약할 수 있었을테니 560불까지 내릴 수 있었을테고 외식비용을 좀 줄이면 아마 500불 초반까지 내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른 내역들도 보니 대체로 식료품에 250불 정도를 쓰는 것 같고, 기타 비용으로 4-500불까지 더 나오는 것 같다. 달마다 뭔가 이슈가 있어서 크게 한 번씩 쓰는 경우가 있는데, 그래서 계속 달마다 700불 언저리로 쓰는 게 아닌가 싶다. 그래도 뭐 공연 볼 거 다 보고 먹을거 다 먹고 너무 먹어서 다이어트 할 지경이니 부족하게 살진 않은 비용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혼자 안살고 룸메랑 살았으면 월 100-200은 더 절약했겠지만 이건 뭐 애초에 고려하지도 않았으므로 아깝지 않은 돈이다.
결론적으로 내 월급 2,100불 가량에서 보수적으로 잡으면 월 평균 500불 정도 저축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는 월 500불을 어디 다른 통장으로 옮기고서 시작하는 방식으로 돈을 모아야 할 것 같기도 하고 여러모로 생각이 많아진다. 여기에 만약 차를 사서 보험+유류비+유지비(주차비, 차량 관리비)가 들어간다? 아마 저축은 박사 끝날 때까지 못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아마 극단적으로 돈을 많이 모으고 싶은 대학원생이라면
1. 룸메가 많은 집으로 들어가서 (4B/3B 등) 월세를 500불 밑으로 줄이고,
2. 차를 타지 않으며,
3. 외식을 자제하고,
4. 문화생활을 자제하면,
=월 1000불까지도 저축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이건 학위과정 하기에도 벅찬 대학원생에게 너무 가혹하지 않을까 싶다.
모쪼록 내가 올린 이 글이 누군가에게 지표가 되어 소비 계획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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