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기가 끝나고서 이제 방학(이라 하고 연구실 출근은 계속하는 기간)을 맞아서 시간이 좀 남길래 소회를 적어볼까 한다.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바쁜 학기였는데, 확실히 박사과정은 자기를 스스로 압박해야 하는 처지에 항상 놓이는 것 같아서 내 스스로를 채찍질 하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여기서는 실험 안한다고 누가 뭐라 하지도 않고 바쁘면 바쁜가보다 하고 넘어가니 말이다. 회사처럼 정해진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교수님도 2년차에 갓 접어든 나에게 큰 기대를 갖고있지 않아서 전적으로 나에게 맡겨진 자율 속에서 한 학기를 보내는 것은 몸은 편할 수 있지만 마음이 불편한 일이다.
가장 어려운 것은 역시나 연구실에 쏟는 시간과 수업, TA를 병행하는 시간 사이의 밸런스를 잡는 일이다. 이번 학기 내내 나는 오후 2-4시가 모조리 수업이든 TA든 뭔가가 있었기에 오전타임, 4시이후 오후 타임으로 크게 나눠서 실험을 진행할 수 밖에 없었는데, 뭔가 좀 오전에 할만하면 오후에 다른 걸로 흐름이 끊기곤 해서 좀 지장이 많았다. 차라리 아예 오전에 몰렸던가 오후에 몰렸으면 좀 더 수월헀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내 맘대로 되는건 아니었으니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실험에 집중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다행히 수업과 TA 모두 큰 이슈없이 끝났고, 실험도 어찌저찌 결과를 만들어내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다 주고 있다. 이제 봄학기 개강인 1월 중순까지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데, 이 때 데이터를 좀 많이 뽑아두거나 구상을 잘 해서 다음 봄학기 그리고 3년차에 접어들며 어떻게 연구 방향을 잡아야할지에 대한 생각을 계속 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내년 11월 정도로 예정되어있는 prelim을 통과하기 위해 준비를 참 많이 해야할 것 같다. 이걸 통과하면 Ph.D candidate가 되는거고, 통과 못하면 석사 받고 나와야하는 중요한 시험이라 만만하게 볼 수가 없다. 얼마나 내가 스트레스 받아가며 준비할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시기를 대비해서라도 진즉에 이런저런 공부들 좀 철저히 해두고 Committee 멤버들에게 질문 연타맞아도 살아남을 수 있게 생각을 많이 해야겠다.
다행히 코스웍으로 들을 수업도 다 끝났고, 다음학기는 TA만 하면 되는거라 연구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을 것 같다. 수업도 학부생들 수업아니고 대학원생들 수업으로 가서 TA 자체에 대한 부담도 훨씬 줄어들 것이라 예상한다. 이걸로 내 TA도 마무리가 되고 다음 학기, 내년 9월부터는 RA로 전환이 되니까 (우리학교는 2년채우고 3년 차부터 무조건 RA로 전환을 해줘야한다고 들었다) 잘 마무리해서 Prelim 통과후 한국 가서 쉬다 오는 것이 지금까지의 내 계획이다. 근데 잘 모르겠다 사람일이라는 것이 한치 앞도 모르는 것이니 대략 이렇게 생각하고 디테일은 내년초에 비행기 표 예매하면서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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