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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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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화학과로 전공을, 무기화학으로 세부 전공을 정하게 된 까닭 내가 어릴 적부터 과학자가 되겠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살다가 화학과로 진로를 정한 까닭은, 크게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으로 나누어지는 고등학교 과학을 하면서부터였다. 일종의 소거법으로 화학이 남았는데, 물리는 내가 잘 못해서, 생물도 관심은 있는데 세포를 다루거나 하는 일에 큰 관심이 없었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지구과학은 우주로 가든 땅으로 가든 뭔가 스케일 큰 걸 연구하는 것 같았는데, 나랑은 너무도 먼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서 제외했다. 그리고 고등학교 지구과학은 우주 파트를 제외하고는 크게 재미도 없었고, 우주파트를 하자니 하늘만 보고 사는 직업을 하는건가 싶어서 제외했더랬다. 그에 비해 화학은 지속적으로 내 흥미를 자극 했는데, 기본적으로 무슨무슨 과학축제를 하면 항상 빠지지 않고 보여주..
실험하다가 골프엘보가 올 줄이야.. 최근에 왼쪽 팔꿈치가 찌릿찌릿하고, 아침에 손이 붓는 것 같아서 왜이러나 싶었다. 처음엔 헬스를 너무 무리하게 해서 다친 건가 싶었다. 근데 생각해보니 이상하다. 난 왼손잡이라 왼손힘이 훨씬 세서 헬스를 하다가 다쳤으면 더 약한 오른쪽이 다쳤어야 마땅하다. 혹은 양쪽 자세가 잘못되어서 다쳤다면 양쪽이 다 아팠어야 맞다. 근데 이게 아니라는 건 다른 데에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고보니 최근에 실험을 너무 오래하긴 했다. 내가 하던 실험이 GC에서 분석하기 전에 전처리 과정을 네 단계정도 거쳐야 하는데, 매일 30-50개 샘플을 그 과정을 거치면서 만들다보니 왼손에 무리가 온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 난 왼손잡이라서 피펫팅을 비롯한 거의 모든 실험을 왼손위주로 했기 때문이다. 전처리 과정은 간략히 요약..
미국 화학과 연구실은 왜 전부 글러브박스에 손을 넣고 사진을 찍을까 박사준비를 하면서 온갖 대학의 화학과 연구실을 찾아보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특정대학의 특정 교수연구실 홈페이지의 연구주제 / 논문 / 그룹멤버 이렇게 세 가지를 중점으로 본다. 근데 계속 찾으면서 드는 생각은 그들끼리 어떤 밈이라도 있는건지 그룹 멤버들 사진의 대다수가 실험복 + 보안경 + 글러브박스에 두 손 넣은상태 + 웃는 표정인 사진인 것이다. 물론 글러브박스를 쓰는 실험실이라는 가정 하에. 아직 답을 찾진 못했지만 나도 나중에 들어가면 저런 사진을 찍히게 되는 건가 싶기도 했다. 물론 지금은 그런 nerd같은 사진 찍혀도 좋으니 붙여만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하..
실험실 와이퍼의 대명사 Kimtech는 우리나라 제품일까? 연구실 생활을 몇년 하면서 Kimtech라는 와이퍼, 쉽게말해서 실험실용 휴지는 Kimtech이 거의 독과점하다시피 쓰는 것 같다. 다른 브랜드를 본 기억도 안나고 어지간하면 이걸 사서 쓰는 것 같은데, 매번 생각할 때마다 김씨 누가 만든 회사인가보다 생각하곤 했다. 근데 이게 진짜 김씨가 만든 한국인 회사인가 싶어서 검색해보니 정말 멍청한 짓이었음을 깨달았다 Kimtech의 KIM은 Kimberly의 약자였던 것이다.. 정확한 회사명은 Kimberly-Clerk professional이라고 하는데, 와이퍼 외에도 다양한 연구실 유지관리에 필요한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Kimberly는 종종 사용되는 이름의 하나라고 한다. 민수 철수 이런느낌인가 싶다. 아무튼 한국 회사는 아닌걸로..
석사생활에 대한 소회 이미 한국에서 석사과정 혹은 그 이상에 대한 생활은 많은 사람들이 좋은 글을 남겨주셔서 책으로 나온 경우도 있고 (과학자가 되는 방법) 나도 석사생활을 하면서 많이 참고했던 글들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걸 써두는 건 나중에 내가 되돌아보고 싶기도 할 것 같고 혹시나 누군가에게 이 글이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이다. 진로결정에 있어서 참고할 수 있는 표본은 많을 수록 좋으니 말이다. 그리고 여기에 적는 모든 글들은 나의 가치관이고 옳다, 그르다를 논하는 것이 아닌 내가 이 과정에서 생각했던 그 당시의 판단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정도로만 생각하지면 좋겠다. 1. 왜 석사생활을 하게 되었나? -중, 고등학교 때 화학을 다른 과학 과목들보다 좋아했던 덕분에 대학교 학과까지 화학..
미국 화학과 연구실에 와서 놀랐던 점 *절대적으로 내 기준에서 경험한 몇 가지 좁은 경험에 근거하기 때문에 진리의 케바케가 여기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미리 밝힌다. 한줄로 요약하자면 가장 큰 미국 연구실의 장점은 연구실의 학생이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이래서 등록금이 비싼건가 싶었다. 1. 청소와 행정적인 일은 모두 학교 직원이 해주신다 (가장 큰 차이) -이것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은데, 연구실의 규모가 작은 경우 학생들이 나눠서 이를 분담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개인자리를 제외한 자리는 누가 나서서 치워주지 않기 때문에 거의 쓰레기장을 방불케한다. 준비실도 마찬가지. -깔끔하게 쓰는 사람은 정말 깔끔하게 쓰고 아닌 사람은 역시 아니다. -용매는 보통 3-4L 짜리를 사서 쓰는데 다 쓰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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