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오기 한 4-5년 전 쯤에 방이동 먹자골목에서 홍어 삼합을 처음 접해본 이후로 이따금씩 생각은 나지만 지인들 중에서도 크게 즐기는 사람들이 없어서 나도 그냥 안먹게 되는 요리 중에 하나였다. 삭힌 홍어가 워낙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라 (난 괜찮았다) 굳이 찾아먹지 않아도 되는 음식이긴 하지만 이게 또 H마트에 들어온걸 보니 왜이리 호기심이 가던지... 그래서 지난 주말에 H마트에서 구해왔다. 이것과 함께 막걸리도 몇 병 사오고 껍질있는 삼겹살을 삶아 수육을 만들었다.
막걸리는 마침 진로 막걸리가 $3.99로 세일하길래 사왔다. 엄청나게 막걸리 브랜드에 호불호가 있는 것은 아니라 싼걸로 집어오는게 제일 낫겠다 싶었다 (다른 브랜드는 $6.99였다).
워낙 오래전에 먹었던 기억이라 뭐가더 나은지는 모르겠으나, 홍어는 확실히 그 톡쏘는 맛이 들어오니까 생각이 났다. 나쁘지 않은 퀄리티인 것 같았고 양도 꽤 많아서 남은 홍어는 홍어 무침을 하기로 했다. 마침 아구찜 하려고 미나리 비슷한 종류의 야채를 사둔게 있어서 (water crest라고 하는데 정확히 미나리는 아니고 뭐 대체재로 쓸수있다고 하니까 사봤다) 그거랑 같이 무쳐볼까 한다. 이렇게 만들어보고 나니 이제 H마트에서 먹어볼 생선류는 거의 다 먹어본 것 같다는 생각이다. 뭔가 최근에 여러번 회를 먹으면서 회에 대한 욕구가 급격하게 떨어졌고, 이제 막 한국 갈 날만 손꼽아 기다리면서 회 먹어야지 하는 생각은 안해도되는 것이 기쁘다. 물론 한국에 가서도 회 먹겠지만 그 때는 또 한국에서만 먹을 수 있는 것들로 먹고 와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큰 도시에서 사는 게 아니라 즐길거리가 엄청나게 많지는 않다보니 이런 요리하는 것에서 큰 즐거움을 느끼는 부분이 많다. 다행히 H마트가 들어오면서 이런 즐거움을 더욱 확장시켜줄 수 있게 만든 것 같고, 또 이런저런 재료가 들어오면 도전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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