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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공기가 깨끗하다는 이유만으로 미국이 좋아질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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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대기오염이 세계 1위라는 유튜브 영상을 보고 문득 미국에선 이런 걱정 할 필요가 없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적부터 봄에 오는 황사, 이와 같이 딸려오는 미세먼지 등은 그냥 으레 받아들이는 것이 되었으나, 이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면서 겨울은 추운날 날씨가 맑다가 날이 풀리면 공기가 탁해지는 경험을 미국오기 전까지 했더랬다. 나는 어릴적 천식을 앓은 적이 있어서 이런 호흡기 질환에 대한 걱정이 꽤 있는 편인데, 이런 안좋은 기억 때문인지 몰라도 미세먼지는 우리 가족 중에서 제일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공기청정기도 사서 틀고 마스크도 꼭 끼고 하는 식으로 유난을 떨었었는데 새삼 미국에선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미국에 사는 만족스러운 점이자 다행인 점이 되어버렸다. 

가장 최근에 한국을 다녀왔을 때, 인천 공항에서 나를 반겨줬던 것은 탁한 한국의 공기였다. 물론 돌아왔다는 기쁨에 곧 잊어버리고 신나게 놀다가 다시 미국으로 오긴 했지만 이 탁한 하늘을 보면서 '아 내가 살던 곳으로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자뭇 슬픈일임에 틀림없다. 

내가 가장 우려하는 점은 미세먼지를 통한 오염으로 유발되는 질병이 급작스럽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천천히 누적되어 삶을 갉아먹는 식으로 나타나는 오염은 우리 부모님 뻘 되는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유난 떤다고 더 오래 사는것도 아니야' 라는 반박에 할말이 없게 만든다. 이게 얼만큼 어느정도의 임팩트가 있는지 몸으로 체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넘어져서 까지거나 요리하다 손을 데이는 것처럼 바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온탕 속의 개구리처럼 서서히 죽어가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이유다. 그래서 미국에서 상쾌한 공기를 즐기면서도 마음이 가끔씩 불편해질 때가 있다.

아직 내 미래가 미국 정착인지 한국 귀국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아마 이 결정을 내릴 때 한국의 대기오염도 고려대상에 포함시킬 것 같다. 온 마음을 다해서 빠른 시일 내에 한국의 대기오염 문제가 더이상 고려할 필요 없는 문제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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