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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너는 얼마나 힘들었기에 먼저 가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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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 때 오케스트라를 같이 했던 후배가 사망했단 소식이 한국에서 들려왔다. 다녀온 지인들 말마따나 '안좋게' 갔다는 이야기를 듣고 참담함을 금할 수 없었다. 내 주변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것만 같던 일들이, 뉴스에나 나올 법한 일들이 직접적으로 나에게 꽂히니 어안이 벙벙하다. 그럼에도 같이 오케스트라를 했던 지인이 아니고서야 누가 죽었단 소식을 이야기 하는 것은 괜시리 기분만 찝찝해지게 하는터라 나 스스로를 걸어 잠가야 했던 부분이다. 미국에 있던터라 장례도 가지 못했고, 공허한 부의금만 지인을 통해 전달한 것이 못내 안타깝다. 싹싹하고 일 잘하고, 사교성 좋고 시원시원해서 좋아했는데 그간 맘고생을 많이 했나보다 하는 생각에 더 마음이 아프다. 어느순간 그런 심연의 생각을 하게 된건지, 이걸 결심에까지 밀어붙이게 된 과정에 너는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내 코가 석자라 여기서 바쁜 일들을 처리하면서 지인들에게 연락도 드문드문 카톡방에서 하는걸로나 족하고 한국 지인들과 어떤 깊은 속대화나 근황, 안부등을 물은지가 오래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가벼운 이야기들, 즐거운 이야기들로 가득해서 대체로 마음은 편안하지만 그 이면에 숨겨있을 그들의 고통이나 갈등 속앓이 등은 여전히 알기 어려우니 더 긴밀히 연락을 하고 지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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