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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시니어 예능, 끝사랑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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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과 데이팅 쇼의 결합인 시니어 예능, 끝사랑이 최근에 종영했다.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재밌게 봤는데 기존의 컨셉을 연장자들에게도 적용했다는 점이 신선했기 때문이다. 하트시그널을 필두로 시작되었던 여러가지 데이팅쇼들 가령 환승연애라던가 솔로지옥이라던가 하는 여러 컨셉으로 화제를 모으긴 했지만 전부 2-30대에 젊은 남녀들이 모였다는 점에서는 똑같았는데, 이번 끝사랑에서는 가장 어린 사람이 내가 기억하기로 50대 초반일정도로 인생의 여러 희로애락을 겪은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드라마였다.

다만 드라마가 시작하자마자 출연자 중 한 사람으로 나온 사람이 물의를 빚었다는 사실이 퍼지면서 남은 에피소드에서 전체 통편집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는데, 이 때문에 중간에 한 주 결방도 하고 나름 제작진에서 고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에 나름 흐름이 크게 끊기지 않으면서도 결말까지 모두 완료해서 끝마쳤으니 이 글을 빌려 제작진에게 박수를 보낸다. 최근에 이런 출연자들의 문제가 하나 둘이 아닌데, 예능 막판도 아니고 초반에 이런 일이 터졌으니 얼마나 당황했을지 사실 짐작도 안간다. 지금이 11월이고 촬영은 아마 한참 전이었을텐데 그 때까지만 해도 이런 일이 일어날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아무튼 이런 이슈들을 차치하고, 여러 인생의 풍파를 겪은 선배님들께서 다시 사랑에 설레하고 고민하는 모습이 다분히 인상적이었다. 누구는 커플이 되었고 누구는 되지 못했지만 그 짧은 10일간의 여행에서 겪은 감정의 소용돌이는 아마 그들의 젊은 시절을 추억하게 해줬지 않았을까 싶다. 기존 2-30대 출연자들이 나왔던 것과 가장 달랐던 점은, 열정적이고 들이 받는 것 대신에 굉장히 조심스럽고, 상처받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미 그런 사랑의 뜨거움에 데여본 사람들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좋은 감정이 듦과 동시에 쉽사리 접근하지 못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플러팅이 난무하고 매일같이 술을 마시며 웃고 울고 감정의 7부 능선을 오르락내리락 하던 이전의 데이팅쇼와는 또 다른 매력이었다.

이전의 데이팅 쇼는 맵고 짜고 단 맛으로 도배가 되어서 끝사랑이 사뭇 밋밋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으나, 또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이벤트나 약간씩 다른 차별점등이 나름 msg 기능을 톡톡히 해줘서 지루함 없이 볼 수 있었다. 가령 기존에는 문자메세지로 전하던 하루의 후기가 편지로 바뀌었다는 점이나, 데이트 코스가 엄청나게 다이나믹한 액티비티라기 보다는 그림을 그리러가고 도자기를 만드는 등 좀 더 차분한 쪽으로, 심지어 술도 잘 안마시는 이런 컨셉들이 나름대로 편안하게 다가왔다. 내가 재밌게 본 만큼 크게 화제가 된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혹시나 시즌 2가 나온다면 또 재밌게 볼 준비를 하고 기다리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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