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듀 화학과에서는 두 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나왔는데, 첫 번째는 H. C. Brown 교수이고 두 번째는 Negishi 교수이다. Brown 교수는 Organoboron compound synthesis에 관해서 노벨상을 받았고, 그의 연구실에 있었던 화학자 Negishi는 organozinc reagent를 cross-coupling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여 노벨상을 받게 되었다 (cross-coupling reaction 공헌으로 Heck, Suzuki와 함께 받았다).
이렇듯 노벨화학상이 두 명이나 나온 것으로 굉장히 자부심이 가득한 퍼듀에서 매년 그의 이름을 딴 lecture가 매년 열리는데, 이번에 우리연구실에서 나를 포함한 몇 명이 다녀오게 되었다. Organic chemistry 관련이지만 요즘 chemistry가 예전처럼 뭐 organic chemistry가 organic chemistry만 하는 세상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나름 내 연구 분야가 organic chemistry에 슬쩍 발을 걸치려고 하는 부분도 있어서 지도교수님께서 추천을 해주셨다.
퍼듀는 UIUC에서 약 한 시간 반 떨어진 거리에 있는데, 직접 가는 대중교통 수단이 없다. 그래서 어떻게든 대중교통으로만 가려면 더 큰 도시인 인디애나폴리스를 거쳐서 가야하는데, 그러면 여섯 시간이 걸린다. 한국이었다면 어떻게든 직접가는 대중교통이 뻗어있었을 것만 같은데 여긴 확실히 그런 게 없다. 아무튼 차로 가면 굉장히 편하고, 교통체증이나 이런걸 걱정할 필요 없이 달려가면 된다. 다만 일리노이와 인디애나가 시간 경계선에 있어서 여길 건너가면서 한시간이 빨라진다. 그 말인 즉 한시간 일찍 움직여야 한다는 이야기였고, 우리는 8시까지 도착하기 위해 5시에 출발해야 했다.
아무튼 도착해서 보니 다과가 세팅되어있었고, 강연들 사이사이에 있는 포스터 세션에서 오며가며 먹을 수 있기에 충분했다. 외부 학교에도 초청을 보내는 학회다보니 학생위주로 돌아가기보다 전체 스케줄은 초대된 연사들로 주로 구성되어 있었다. 세 명의 메인 강의가 약 1.5 시간씩 있었고, 점심, 두 번의 포스터 세션, 그리고 퍼듀에서 수상한 학생 두명이 약 30분씩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학교로도 많은 교수님들이 오셔서 강연을 하고 하시지만 또 이런 학회에 초대되는 스피커는 또 수준이 좀 있게 초대를 해서 그런지 굉장히 재밌었고, 그들이 보인 연구에 대한 열정, 큰 목표 등이 일개 대학원생인 내가 보기엔 굉장해보였다. 확실히 교수들은 그런 큰그림을 제시할 줄 아는 사람인가보다 싶기도 했고, 한 명의 연구자로 독립하기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인 것 같았다.
포스터세션에서도 이런저런 학생들과 대화하면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많았고, 나도 내 자리 비우면서 흥미로워 보이는 포스터에 가서 학생들이랑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었다. 학회는 다니면 몸은 피곤한데 아직까진 재밌고 체력 닿는데까지 돌아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올 7월에 갈 GRC도 기대가 많이 된다.
'미국 박사과정 함께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5일간 화학자들과 아침부터 밤까지 부대끼는 빡센 학회, Gordon Research Conference, GRC Organometallic 후기 (0) | 2024.07.18 |
---|---|
Citation이 500이 되었다! (0) | 2024.07.13 |
박사과정 4년차 시험을 끝내며, (0) | 2024.04.03 |
Chatgpt의 영향은 어디까지? 연구논문에 Chatgpt 답변이 그대로 실려서 논란 (0) | 2024.03.16 |
앉아있는 시간과 서있는 시간의 균형 (0) | 2024.03.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