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국 생활

육식맨이 극찬한 그곳, 시카고 햄버거 맛집 Au Cheval 후기

728x90


일리노이 살면서 시카고를 뺀질나게 돌아다녔지만 여전히 안 가본 곳이 많다. 최근 육식맨 비디오에서 극찬한 Au Cheval도 그런 곳 중에 하나였다. 특히 다운타운 쪽에서 약간 벗어난 west loop쪽은 조용하면서 레스토랑 위주라서 별로 흥미가 없었는데 역시 시카고라는 대도시 답게 이런 맛집들이 위풍당당하게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레스토랑은 평일 10시 오픈이고, 난 10시 30분쯤 도착했다. 교통편이 썩 좋지는 않은편. 심지어 예약도 받지 않는 레스토랑이라 긴장하면서 갔는데 점심 시간을 피해서 그런지 여유있게 자리 앉을 수 있었다. 자리는 고를 수 있다길래 요리하는 모습이 보고 싶어서 카운터로 달라고 했다.

가게의 분위기는 잔잔하게 어두우면서 저녁에 오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했다.

그리고 주문한 시그니쳐 햄버거에 베이컨과 계란을 추가했다 (18 + 3 + 7 이어서 햄버거만 $28). 다이어트 콜라와 감자튀김도 따로 주문했다. 가격이 내가 살면서 먹어본 버거중에 제일 비쌌다. 고든램지 버거도 20불 초반이었던 것 같은데 혀를 내두르며 주문했다.

보다시피 매우 두꺼운 베이컨이 올라가있는데, 가게에서 직접 시즈닝 한 베이컨이었다. 직접 베이컨만 전담하는 직원이 있을정도. 주기적으로 소스 비스무리한걸 끼얹어주면서 나오기전에 같이 구워주었다. 약간 단맛을 포함한 감칠맛이 도는 것이 기존 시판 베이컨과는 전혀 다른 맛이어서 만족스러웠다.

다 시켜놓고보니 이렇게 되었다. 감튀 양이 꽤 많고 치즈소스와 함께 서빙된다.

사진을 다시 보니 또 먹고싶다. 반숙 계란을 올려서 뒤집으면 노른자가 터지며 버거를 감싼다. 이를 그대로 들어서 입에 넣으니 굉장히 황홀했다. 패티의 두께감을 베이컨이 더해주면서 입안을 가득 채워주고, 짭짤한 패티에 베이컨의 단맛이 반숙 계란과 조화를 이루면서 하나로 합쳐진 맛의 이상향을 그리는  모습이었다.

버거 하나도 크기가 버거킹 와퍼정도 되는 사이즈라서 내가 먹고나서도 감자튀김이 배부를 지경이었다. 그러니 소식가분들은 굳이 감튀까지 따로 시키진 않아도 될듯하다. 한 입 먹을 때마다 만족스러웠고 피클로 리프레시한 후에 다시 먹는 과정을 즐긴 시간이었다. 보아하니 주방에 직원 네 명이 각각 베이컨, 패티, 계란과 빵, 감튀를 담당하고 있었다. 다른쪽에선 주류만 담당하는 직원이 따로 있었기도하다. 얼마나 많이 팔리면 직원이 각각 하나만 하는지 놀라울 정도. 내가 나올 시간쯤에는 홀이 만석이 되는 것을 보며 나왔으니 주말이나 이럴 때는 정말 오래 기다려야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20여분간 즐기며 다녀온 햄버거 세계는 계산서 속 숫자를 보면서 다시 현실세계로 돌아오게 만들었지만 굉장히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 기회가 되면 또 가봐야겠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