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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

천진난만한 얼굴로 관객과 호흡했던 순간, 요요마 콘서트 후기 (Yo-Yo 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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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학기마다 UIUC는 외부 저명한 연주자를 초대해서 학교 공연장에서 공연하게끔 주최를 하는데, 학생 복지의 차원으로 학생은 10불에 모든 공연을 보게 해준다 (발레 같은 건 조금 더 비쌈). 그래서인지 이런 유명 연주자들이 오는 경우 티켓팅이 굉장히 치열한데, 내가 있는 동안 시카고 심포니가 세 번 왔었고, 랑랑이 작년에, 이번 학기엔 요요마가 방문을 했다.

이전 시카고 심포니 연주도 그렇지만 보통 우리학교에서 공연을 먼저 하고 시카고로 가서 같은 프로그램의 공연을 또 올린다. 샴페인 사는 입장에선 두시간 반 드라이브해서 시카고까지 안가도 되니까 일석이조다.

어쨌든 이번 요요마 콘서트도 그런 이유에서 티켓팅이 굉장히 치열했고, 순식간에 전석 매진이 되었다. 간신히 나도 티켓 두장을 얻어서 공연에 참석하게 된게 참 다행이라 생각했다. 단점은 너무 치열해서 자리를 고를 새도 없이 랜덤으로 선택했다는 점, 그래서 3층 맨뒷열을 받았다는 점 정도겠다.

그와 오랜 시간을 함께한 피아니스트 캐서린도 함께 했는데, 유명한 연주자라는 색안경을 빼고 보더라도 그의 연주는 정말로 훌륭했다. 더불어 관객과 소통하고 곡을 설명하는 모습은 그가 얼마나 음악에 진심인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프로그램은 첼로 레퍼토리중에서는 크게 대중적이진 않은 곡들이었다. 쇼스타코비치 첼로소나타도 그렇고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를 첼로로 연주한것도 그렇고 어디가서 쉽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은 아니긴 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곡은 2부의 Arvo Pärt: Spiegel im Spiegel 라는 곡이었다. 처음 들어왔을때 합창석이 오픈이 안되어있어서 뭐 스크린 쓰려나 하는 생각이었는데, 지나고보니 딱 이 곡을 위해서 저 좌석을 오픈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이정도 대스타가 오는거면 합창석까지 다 오픈해도 됐을텐데 이 곡을 위해서 스크린을 사용해야했고, 그래서 저 자리를 오픈하지 않은 것이다. 수가 적더라도 함께 하는 관객에게 전달하고픈 내용이 있어서 그랬다는 생각에 놀랍기만 했다.

이 곡은 사실 내용적으로 대단하다기 보다는 스크린에 띄웠던 여러 사진들처럼 마치 명상곡 같은 느낌을 강하게 준다. 그럼에도 굉장히 아름답고 자연스러운 화음 연결로 마음까지 편해지는 곡이었다.

실제로 너무도 많은 관객들이 있어서 1부는 정말 어수선했고 몇몇 빌런들도 보였는데, 이 곡을 2부 처음에 연주하고는 연주 마지막까지 모두가 정말로 몰입해서 요요마, 캐서린과 함께할 수 있었다. 정말로 좋은 프로그램 선택이었다고 보고, 그들의 호흡에 여러번 기립박수로 화답할 수 있어 기뻤다.

앞으로 또 언제 마선생님을 볼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좋았고, 다른 많은 분들에게도 좋은 음악 많이 들려주시길 바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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