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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핵폭탄으로 맛을 낸 정치 드라마, 오펜하이머 미국 아이맥스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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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 최고의 화제작 이라고 생각했던 오펜하이머가 드디어 미국에서 개봉했다 (+바비). 한국에서는 8월 15일에 개봉이라고 하는데, 광복절을 의식한 개봉날짜인가 싶다.

어쨌든 맨해튼 프로젝트를 주도했고,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수소폭탄을 두방 안겨드린 로버트 오펜하이머가 영화의 주인공이다. 주인공도 주인공이거니와 놀란 감독이 영화를 맡았기에 더 기대가 되는 영화였다. 미국에서는 금요일 자정에 (목요일에서 금요일 넘어가는) 영화가 끝나면 금요일 개봉으로 친다고 해서 영화가 목요일 저녁 9시에 시작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에도 그런 경우에 해당돼서 냉큼 보고왔다.

바비와 오펜하이머, 바벤하이머

 
사실 뭐 트레일러나 줄거리도 자세히 안보고 간 나로써는 핵폭탄 기가막히게 연출했겠지 하는 생각만 가지고 영화관에 들어갔는데 이게 웬걸, 오히려 핵폭탄을 가미한 과학자의 삶을 다룬 이야기였던 것이다. 오펜하이머를 둘러싼 음모론과 그를 폄하하려는 세력, 그를 지원하는 세력이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 내내 설전을 주고받으며 영화를 더욱 몰입감 있게 만들었다.
영화의 시점이 딱 하나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오펜하이머가 맨해튼 프로젝트를 진행해 나가는 젊은 시절, 이후에 음해공작에 시달리는 시점, 그리고 장관 청문회 시점이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이해가 좀 어려웠으나 결국엔 그를 둘러싼 다양한 관점을 골고루 보여주면서 영화가 진행되어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영화를 다 본 다음 놓고 봤을 때, 이게 아이맥스에서 굳이 봐야하는 생각이 들긴 했다. 놀란 감독 스스로는 강추했다고 하고 아이맥스 70mm 필름의 한계치인 3시간에 맞춰서 편집을 했다고 하니 그 노력은 대단했는데 일반 아이맥스로 봐도 충분하고 심지어 굳이 아이맥스가 아니어도..?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보고 좋았으면 개인적으로 샌프란시스코 여행 때 아이맥스 70 mm 영화관을 들러서 보고 올 생각까지 했으나, 굳이 그럴 필요는 없어보인다. 제목에서 언급했듯, 핵폭탄 장면은 영화의 소재이지만 놀란 감독은 그 너머를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핵폭탄 장면만 어디서 보고 영화를 보러간다면 자칫 지루하거나 흥미를 잃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굳이 그런 것이 아니더라도 영화 전개를 워낙 짜임새있게 해놓아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 또한 굉장히 인상깊기 때문에 핵폭탄이라는 시각적인 요소가 아니더라도 영화관에서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자세한 내용은 영화관에서 즐기며 확인하시길. 
*아인슈타인이 나오는 지점에선 관객 전체가 매번 빵빵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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