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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

미국에서 자취하기 - 이삿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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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는 집이 좀 낡긴 했어도 위치도 괜찮고 렌트도 괜찮아서 박사과정 내내 살고싶었으나, 렌트업체에서 아파트 리모델링을 한다고 발표하면서 8월 - 이듬해 8월로 이어지는 계약 기간을 8월 - 6월로 바꿔버렸다. 6월까지 연장할거면 하고, 아니면 나가달란 소리였는데, 일단 살만큼 살기로 하고 생각하기로 했다. 작년 11월에 시험 준비를 하느라 이사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같은 학과 지인이 자기 사는 아파트를 추천해줘서 연락해봤더니 마침 6월에 집이 빌거라고 해서 냉큼 계약을 하게 되었다. 렌트도 그렇고 여러가지가 맞아 떨어졌다 (무료 빨래, 전기레인지 대신 가스레인지, 연구실과의 접근성 등).

그래서 아 이제 6월에 이사가면 되겠네! 하고 행복한 고민하는 동안 지금 살던 아파트 회사에서 연락이 오는데,

???: 우리가 다른 빈집들 (6월로 계약기간 바뀌면서 연장 안한집들) 먼저 리모델링 하고 얼추 1월이면 마무리 될 것 같거든? 우리가 너 사는 집도 여름 (새로운 입주기간) 오기전에 리모델링 하고싶어서 말이야! 혹시 리모델링된 집 기존 월세로 해줄테니까 옮겨줄래?

해서 옮기게 되었다. 새 집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월세가 711불에서 1050불로 오를 예정인 새집이라고 하니 한 번 살아보고 싶기도 했다.


옮기기 전, 대충 바구니에 담아놓은 것들

이사 기간은 목요일-월요일을 줬는데, 목요일 저녁에 한 번에 다 옮겨버리고 차근차근 정리하기로 했다. 도중에 흐름이 끊기면 여러모로 귀찮을 것이기 때문이다.

위치는 말그대로 앞집이었다. 몇 개 가능한 유닛이 있었는데 어차피 같은 층이고 해서 가장 현재 유닛과 가까운 곳으로 정했다. 단순히 들고 나르고 내리는 것의 반복이었다.


피아노까지 옮기고 나서야 좀 쉴 수 있었다. 시원섭섭하긴 한데 새 유닛으로 들어오니 페인트칠도 새로 되어있고, 정서향집에서 정동향집으로 바뀌면서 햇살을 더 누릴 수 있게 되었다. 가뜩이나 오후에는 연구실에 있다보니 오전 햇살을 받는 게 낫기도 하기 때문이다.


다 정리하고나니 딱 2년 잘 살았던 집이란 생각도 들고 그새 살림살이가 늘었다는 것도 체감을 했다. 미니멀리스트를 지향하지만 어느새 맥시멀이 되어가는 내 자신을 깨달은 순간이었다..




너저분 하긴 한데 주말 내내 정리를 좀 해서 지금은 좀 깔끔해졌다. 과하게 가지고 있던 것들을 좀 처분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팬트리나 이런 것들이 이전 집보다 적어져서 (발코니가 대신 있긴 하지만) 공간 활용을 정말 잘해야하는 때가 되었다. 선반이나 정리함을 더 주문해서 정리를 좀 바짝 하고 지내야할 것 같다.

6월 중에 또 이사를 하긴 하겠지만 어쨌든 5개월 정붙이고 살아보려고 한다. 그 때는 트럭을 불러서 한 번에 옮기던가 해야겠다...첫 이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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