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열 두시간 정주행 완료,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 (All of us are dead) 후기!

728x90

 

[스포주의]

 

화제의 신작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의 정주행을 마쳤다.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재밌게 봤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화제성을 충분히 끌고 갈만한, 한국 학교의 특수한 상황들과 이런저런 설정들을 잘 엮어냈다고 생각한다. 일단 나도 좀비물은 빠지지 않고 봤다고 생각하는데, 학교 + 좀비물은 아마 이게 처음이 아닌가 싶다 (혹시 아니면 댓글 부탁드린다).

그래서 일단 소재면에서 신선하고, 좀비 자체의 뭐 발현 양상은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다뤄졌듯 매드 사이언티스트의 등장으로 말미암았다는 점에 대해선 진부할 수 있으나 마땅히 뭐 더 엮을만한 소재가 없는 것 같다. 오히려 이 설정이 과학선생 + 아들의 왕따와 더불어서 설정에 당위성을 부여하는 것으로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름 학교물에서 빠질 수 없는 로맨스도 중간 중간 나오는데, 이부분에서 몇몇부분 오글거리는 부분이 있었음은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 특히 특히 내 주변 지인들도 언급했듯, 막판 공사장씬에서 주인공인 창선의 '오늘만큼은!!!!!!!!!! 내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다!!!!!!!!'는 정말 정말 누가 이 대사를 넣은 것인지 (웹툰을 안봐서 원작에도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의문이 들 정도로 오글거렸다. 극의 몰입을 산산히 부수기 위해 일부러 넣은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

그리고 뭔가 주인공들을 계속 살려두고 싶어한 의도였는지 몰라도 좀비에 물렸음에도 의식이 멀쩡하게 남아있는 몇몇 캐릭터들의 존재가 의아한 부분도 있었다. 이전의 다른 영화나 드라마에선 없던 설정이라 나쁘진 않았는데 굳이..? 하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었다. 그래도 슬의의 윤복 (조이현 배우)이가 계속 살아 있는 점은 좋았다. 대체로 무표정이지만 수혁과의 러브라인에서 미묘하게 표정이 굳거나 미소를 머금는 부분에서 참 디테일을 잘 살린다고 느꼈다.

다른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다. 전작 오징어게임에서 새벽이 대신 목숨을 잃은 박화영 배우도 진짜 밉상연기를 너무 잘해서 너무너무 얄미웠다. 계속 살아서 옥상에서 추가적인 갈등 상황이 일어났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도 했지만 적당한 선에서 잘 커트된 것 같았다. 

그 외에 또 언급하고 싶은 것들은, 좀비물 치고서 생각보다 잔인한 장면이 많이 나와서 놀랐다. 내장이 튀어나온다거나 뭐 신체 일부가 잘리는 건 좀비물 중에서도 꽤나 잔인한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심심치 않게 나와서 아주 작정을 하고 만들었구나 싶었다. 또한 학교라는 공간이 가지는 특수성, 가령 방송실, 과학실, 식당, 도서관, 체육관 등의 많은 장소를 적절하게 활용한 점이 돋보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도서관 책장 위를 뛰어다니고 전등에 매달리면서 도망다니는 부분이었다. 얼마나 시간을 투자해서 찍었을지 감이 잘 잡히진 않지만 굉장히 재밌게 봤다. 

전체적인 스토리의 마무리를 생각해보면 효산시에서만 계엄령으로 봉쇄하고 마무리 지은 것은 좋은 선택이었다고 본다. 전국으로 퍼져버리면 너무 스케일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질 것 같은 느낌이고, 나름 이것저것 좀비에 대해서 파악해서 드론으로 유인한다음 미사일 폭격을 가한 것은 흥미로운 좀비 처리 방식이었다고 생각한다. 몇 명이 죽는지보다 몇 명을 살릴지를 생각하라는 사령관의 대사도 꽤나 인상 깊었다. 최종적으로 남라는 학교에 남게 되면서 마치 다음 시즌을 암시하는 듯하게 끝나버리는데 개인적으로는 읭? 하는 느낌이 있었다. 

이런 것들을 종합해볼 때 아쉬운 점은 분명히 있지만 그래도 12화까지 결말이 궁금해서 쭉 끌고가는 흡입력은 좋았다고 생각한다. 이미 여러 좀비물을 본 입장에서 어찌 되었건 전체가 학교를 탈출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은 하지 않았지만 나름 살릴 사람은 살리고 이런저런 멋진 희생들을 비롯, 뿌려놓은 떡밥들도 꼼꼼히 회수한 것 같아서 좋았다. 앞으로 얼마나 더 인기가 계속될지 궁금하고, 여기서 열연해준 배우들 또 다른 작품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