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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늦게 본 변호사 예능 굿피플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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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모로 여운이 많이 남는 예능이었다. 법조인의 입장에서 예능을 제작한다는 시도 자체도 일단 참신했고, 어려운 법에 관한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잘 풀어줘서 너무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좋았던 점은 그들의 노력을 반면교사 삼아 내 스스로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는 점이다. 요즘들어 월급 들어오고 편한 생활에 익숙해져가던 나에게 그들이 보여준 치열한 과제에 대한 열정은 다시금 내 열정에도 불을 지필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 같다. 

  확실히 간절함은 성장에 큰 무기가 되는 것 같다. 그 당시에는 정말 미칠듯한 스트레스로 다 놓아버리고 싶을 지경에 다다르지만 그 사이에 성장해가는 그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경험을 살면서 하게 된다면 그 시간을 기억하며 다시 신발끈을 조여맬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니까 말이다. 굿피플에서 그 인턴들은 최종 3인에 들기 위한 것이었을테고, 나 같은 사람은 또 새로운 목표를 향해서 그렇게 간절하게 나아가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

  사실 그 간절함이 내부에서 찾기는 꽤나 어려운 일이다. 보통 저렇게 외부 환경이 간절하게 만들 수 밖에 없게 조성이 된 뒤에야 부리나케 하는 경우가 많은데, 또 간절한 환경으로 자기를 집어 넣는 것도 꽤나 스트레스 받고 어려운 일인 것을 알기에 쉽사리 간절함으로 뛰어들라고 하기도 어렵다. 나 같은 경우에는 2년 정도 뒤에 있을 prelim 시험이 가장 간절한 소원의 하나겠고, 만약 또 간절해질 무언가가 생긴다면 또 열과 성을 다해서 뛰어들지 않을까 싶다.

  물론 평소에도 간절하게 지내면 좋겠으나, 뭐랄까 시간이 지날수록 간절함이라는 감정을 덜 가지려고 하는 것 같다. 이는 스트레스로부터 나를 보호하려는 방어기제 같기도 하고, 혹은 세상살이에 무뎌져서, 욕심에서 벗어나서 그런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항상 간절하게 살면 열심히는 살겠지만 삶이 너무 고달플 것 같다. 매너리즘에 빠질 때쯤 한 번씩 간절해질 뭔가가 생기면 여러모로 인생에 도움이 될 것 같긴 한데, 아무튼 이번엔 간접적으로나마 그들의 간절함을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런 다른사람들의 간절함은 나로하여금 뭉클하게 만들기도 하는데, 마치 올림픽을 보거나 월드컵을 보면서 느끼는 그 승리에 대한 의지를 보는 것과 비슷한 감정을 느끼게 만든다. 그들이 간절하게 갖고 싶던 승리, 금메달과 같은 것들이 보여준 눈물겨운 경기가 그렇게 수 많은 사람들을 울고 웃게 만들며 이런 스포츠들이 여전히 사랑받게 만드는 원인이 아닐까 싶다. 

  어디선가 나 스스로를 감동시키라는 문구를 본 적이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미국 박사과정 준비한다고 토플 점수 gre 점수 등을 따려고 공부할 때가 정말 그랬던 것 같다. 그 때는 빡빡한 스케줄 속에서 내가 만족스러운 점수를 받았기에 그 때 결과 나오고서 정말 울컥 했던 경험이 있다. 다시 살라면 그렇게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지만 아마 남은 인생에서도 이런 경험을 몇 번은 더 할 일이 있지 않을까 하는 묘한 걱정이 있긴 하다. 근데 한 번 성공해본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결국엔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묘한 자신감도 든다. 

  아무쪼록 그들이 보여준 열정에 너무나도 감사하고 나중에 다른 직종에서도 비슷한 예능이 나와서 치열한 삶의 현장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하트시그널이 아니더라도 이렇게 재밌게 예능이 만들어질 수 있구나 싶어서 굉장히 늦게나마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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