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바이올린 활을 브릿지와 평행하게, 그 거리만 다르게 하면서 직선으로 오르내리는 것이 멋이라 생각했다. 그 올곧음에서 뻗어나오는 소리가 가장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레슨 선생님을 바꾸게 되면서, 그리고 많은 영상을 접하게 되면서 일자로 긋는 주법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우선 내가 알던 보잉은 위 김봄소리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영상에서 보는 것과 같은 직선 보우였는데 (수 많은 디테일이 숨어있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적어도 아래 김동현 바이올리니스트보다는 더 올곧게 긋는 것으로 보인다), 나의 레슨선생님께선 활의 팁과 프로그에서는 살짝씩 돌려주면서 긴 8자를 만들어야 소리가 예쁘게 난다고 하셨다. 아마 이것도 뭔가 연주자마다 다른 것 같고 누구에게 사사받는지에 따라 다른 것 같다. 다소 나에게 이 8자로 긋는 주법은 이게 맞나 싶었고 소리에 퀄리티 차이도 잘 못느끼겠으며 그래서 제대로 배우는게 맞나 싶었는데 최근 김동현 바이올리니스트가 이 끝부분에서 활을 돌려주는 주법을 쓰고 있음을 보았다.
차이가 확실히 느껴지시는가? 빠른 패시지에서는 잘 티가 안날 수도 있으나, 느린 부분에서는 확실히 차이가 많이난다. 레슨선생님 말씀에 따르면 활을 저렇게 8자로 처리하면 소리가 더 연결된 소리가 나고 부드럽게 여운이 남는다고 했다. 물론 나는 이 경지에 이르지 못해서 연습을 하고 있는 처지이지만 얼핏 듣기로 이게 더 인체구조상 자연스러운 활의 움직임이라고도 들었던 것 같다. 팔꿈치가 자연스럽게 빠질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뭐가 더 나은거냐 라고 물어본다면 사람마다 다르다고 할 수 밖에 없겠다. 이미 프로의 영역에선 주법에 상관없이 원하는 소리를 뽑아낼 수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농구에서 삼점슛을 넣는데 스테판 커리의 슛폼이 다른 선수들과 다르다고 해서 삼점슛을 못넣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베컴도 그 특유의 프리킥 디딤발로 수 많은 골을 이뤄왔듯이 이미 그들에게 자세 하나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최고의 결과를 뽑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활을 다루는 것도 우열을 가리는 것 보다 자기에게 맞는 주법을 택해서 (물론 대체로 레슨선생님의 지도를 따라가겠지만) 연주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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