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에 연속으로 두 개 정기 연주회가 모두 취소된 이후로, 거의 내 문화생활은 패닉에 빠져있었다. 사실상 서울시향 서포터즈를 하면서 공연을 본 것이 지난 베토벤 5번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 외에 연주 본 것은 서포터즈로 봤다기 보다는 내가 예매하거나 찾아서 본 무료 공연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다가 드디어 다시 서울시향의 연주 소식이 들려왔다. 이번엔 쇼스타코비치 1번이다. 윌슨 응의 지휘로 만나게 되는 이번 연주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는 지난 서울시향의 동네음악회에서 봤던, 그리고 온라인 음악회에서 보여준 그의 역동적이고 젊은 패기가 넘치는 지휘 덕분이다.
독자 여러분들입장에서 쇼스타코비치는, 또한 그의 교향곡 1번이 가지는 의미는 어떤지 궁금하다.
어중간한 클래식 매니아의 포지션인 내 기준에 쇼스타코비치 1번의 느낌은 과거 들었던 더 유명한 쇼스타코비치 5번이나 7번 9번 등의 교향곡과 다른 앙상블과 같은 작품에서 보이는 그만의 작품 세계가 엿보이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 나에게 교향곡 1번을 들려주며 누구의 것인지 맞춰보라고 했을 때 쇼스타코비치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 수 있겠다는 느낌이다.
명확하게 쇼스타코비치의 화성이 어떤 것인가 라는 질문에 화성학적으로 대답은 못하겠지만, 나만의 표현을 해보자면, 약간은 단조스러운 분위기에 장난섞인 것만 같은 화음이 그의 특징이라고 하겠다. 몰아 붙일 땐 시원시원하게 밀어 붙이는 장점도 보여주며 양 극단을 자유롭게 오가는 폭 넓은 작곡기법의 그의 특징이 아닌가 싶다. 화성적으로 그의 작품을 다룬 이야기도 좀 보고 싶긴 하다. 어쨌든 이번 기회를 통해 들어보게 되었는데, 또 하나 쇼스타코비치의 좋은 작품을 알게 된 것만 같아서 기분이 좋다. 사실 쇼스타코비치의 15개 교향곡이 있어도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지 않으면 이 15개를 정주행 하겠다거나, 들어보겠다 라고 하면서 15곡을 다 집중감상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이런 연주회는 나에게 더할 나위 없는 시야 확장의 기회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멋진 교향곡을 만나기 전에, 글라주노프 바이올린 협주곡을 에스더 유가 연주한다. 이번달 SPO에서 그녀의 인터뷰를 보니 서울시향과의 협연은 처음이라고 본 기억이 난다. 의도하던 처음이 아니라 사실 2월, 8월에 예정된 협연이 하필 전부 코로나로 취소된 이 상황에 그녀도 많이 안타까웠으리라 생각한다. 이번에 꼭 그녀의 매력을 마음껏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이번 무대가 메이저한 협주곡인 멘델스존, 차이코프스키, 브람스의 작품은 아니지만, 글라주노프의 매력도 짧지만 그 안에 많은 매력이 있다고 한 것으로 보아 실황으로 들었을 때 그 매력이 더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코다이의 갈란타 무곡은 나도 처음 들어보는 프로그램인데, 헝가리 태생의 코다이라는 작곡가가 51세에 작곡한 곡이라고 한다. 무곡 답게 화려하고 격정적인 부분이 많이 드러나는 곡이다. 처음 듣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는 곡이라 생각한다. 자세한 그의 설명은 아래 링크에.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8834628&memberNo=980038
어쨌든 이번 10월 공연을 무사히 마치고, 앞으로 있을 정기연주회도 모두 무사히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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