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가장 아쉬운 점 중에 하나는 문화예술을 오프라인으로 누리기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문화예술계에 종사하는 당사자도 그렇지만 나같이 공연보러 가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큰 타격이다. 대체제인 영화나 음악감상 책읽기 등으로 돌려보지만 한계가 있다. 북적이는 예술의전당, 롯데콘서트홀, 같은 취미를 가져서 보러왔던 친구, 지인 들도 간혹 만나서 인사도 하고, 연주 전이나 후에 미리 같이 만나서 식사도 하고 커피도 한잔 하는 여유로운 시간들. 그 때도 좋은 시간이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요즘 들어서 더더욱 그리운 시간들이다.
그 와중에 얼마 전부터 서울시향이 다시 연주회를 재개했다. 프로그램을 대체로 다 바꿔서 큰 편성이 아닌 것으로 다시 기획해서 무대에 올리고 있다. 오프라인 연주를 기대했던 사람들도 속속들이 소식을 접하고 반기고 있다.
나 또한 상반기 서울시향 서포터즈를 하며 기다렸던 공연인데, 두 번째 공연만에 참여할 기회가 생겼다. 메인 프로그램은 수석 객원지휘자인 마르쿠스 슈텐츠가 지휘하는 베토벤의 운명이다.
그리고 베토벤의 레오노레 서곡 3번, 스트라빈스키의 덤버튼 오크스 협주곡을 진행한다. 베토벤의 레오노레 서곡은 에그먼트 서곡과 더불어 많이 연주되는 서곡 중 하나로, 실황으로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레오노레 3번은 가장 규모가 크고 완성도가 높은 곡이니, 놓치기 아쉬운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스트라빈스키의 협주곡도 봄의제전, 불새 등으로만 접하던 작곡가이기에 더욱 흥미롭다. 스트라빈스키라는 현대 작곡가의 곡이라 어려울 듯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15분 남짓한 챔버 곡인데, 복잡하지 않고 듣기에 좋다. 대저택에서 챔버로 연주할 곡을 의뢰 받아서 작곡한 곡이라는 것을 알고 듣는다면 딱 적당한 곡인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프로그램처럼 유명한 프로그램 (교향곡 5번)에 흔치 않은 프로그램 (레오노레, 오크스 협주곡)이 끼워진 형태는 여러모로 기대가 된다. 전체가 새로우면 막상 기억에 잘 안남을 수도 있는데, 이를 밸런스 있게 잘 맞췄다고 생각한다.
다가오는 금, 토요일에 롯데 콘서트홀에서 열릴 무대가 기대된다. 오랜만의 실황, 그리고 믿고 듣는 서울시향일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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