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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우리 모두 옆에 버드맨 하나씩은 있잖아?, 영화 <버드맨> (넷플릭스 영화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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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며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아니 이렇게 길게 롱테이크로 찍는 영화가 있다고?' 이다. 나중에 찾아보니 전체가 16개의 숏으로 되어있다고 하던데, 이런 영화 기법들을 생각하면서 보다보니 굉장히 신선하고 놀라워서 가끔 줄거리가 생각 안날 때가 있을 지경이었다. 경이로운 촬영법에 박수를 먼저 보내고 싶다 (상도 받으셨다). 

다음은 내용. 한 중년 남성의 새로운 도약을 그려가는 과정이 인상적이다. 과거에 영화배우로서는 성공했지만, 연극배우로는 참담한 흥행실패를 겪고 있는 로건이 이를 놓지않고 결국 신문에 대서특필될 정도로 흥행에 성공한 배우가 되는 과정은 한 편으로는 짠하고, 그의 변화 과정이 결코 녹록치 않았기에 어느새 같이 그를 응원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귓가에 속삭이고 옆에서 자꾸 귀찮게 구는 버드맨은 포기하라고 종용하지만 그를 계속 무시하고 자신은 연극에서의 길을 계속해서 개척해 나간다. 가장 큰 도움을 준 것은 연기를 잘한다고 해서 본인이 데려오라고 했던 마이크일 것이다. 그의 도발적인 행위들이 로건을 자극하고, 그의 연극도 점차 변화해 나아가는 모습이 보인다. 마지막에 실제로 총을 쏠 정도인가 싶긴 했지만.

결국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감독은 한 연극배우의 삶을 통해서 보여주려고 한 것이 아닐까 싶다. 과거의 영광에 묻혀서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새로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일에서 다시 두각을 나타낼 것인가는 자신이 얼마나 주변을 의식하고 사는지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싶다. 비평가의 평도, 버드맨의 시선도 아닌 오롯이 자신만의 주관을 가지고 밀어붙이는 것. 이게 결국엔 모두의 찬사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아마 모든 사람들은 나이를 먹으면서 자기 근처에 버드맨과 같은 멋진 내 모습을 하나쯤은 달고 살게 될 것이다. 아니 몇 번쯤 내 옆 버드맨을 갈아치웠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그 영광을 누리기 위해 열심히 살아서 새로운 버드맨을 달고 또 지내게 되는 게 우리들의 삶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 버드맨은 누군가에게 새로운 도전을 방해하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앞에 놓인 시간을 더 열심히 살게 하는 서포터의 역할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마! 내가 왕년에 잘하는게 얼마나 많았는데, 지금 이런거 하나 못할까봐?' 라고 생각하면 어느새 내 옆 버드맨은 옆에서 음산하게 속삭이는 게 아니라 내 어깨를 주무르며 기운을 북돋우는 존재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 우리 모두 과거는 과거대로 멋지게 남겨두고 또 한 걸음 나아가자. 그러면 어느 순간 우리가 뒤돌아 봤을 때 버드맨 한 명만 있는것이 아닌, 슈퍼맨, 배트맨, 아이언맨 같은 어벤져스가 내 뒤에서 응원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를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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