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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낮은 평점에 속지말자, 영화 <분노의 윤리학> (넷플릭스 영화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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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주의]

나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넷플릭스엔 워낙 많은 작품이 있기에, 선뜻 내 두시간을 맘대로 고른 영화에 투자하기보다는 평점을 보고서 보는 습관이 생겼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분노의 윤리학이라는 작품을 보는데, 첫 평점은 6점대여서 '에이 보지말까..'하는 생각과 혹시 몰라서 평점을 보는데, 이후 평점이 너무 좋은 것이 아닌가.

 

평점을 최신순으로 놓고 봐도 호평이 꽤나 많은 영화이길래 냉큼 보기로 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보통 우리나라 영화에서는 잘 안나오는 블랙코미디를 다룬 영화라고 생각한다. 느와르, 스릴러, 범죄 등의 걸출한 영화들은 많지만 블랙코미디는 우리나라에서 잘 다뤄지지 않는 것 같은데 그 중에 괜찮은 영화라고 집어넣을 법한 영화가 분노의 윤리학이다.

느낌은 약간 B급 느낌이 난다. 지금이야 너무도 스타가 된 곽도원, 이제훈, 조진웅 등이 한 영화에서 나와서 연기를 하는데, 내용 자체는 뭔가 싶기도 한 부분이 없잖아 있다. 하지만 그들 각각의 상황에서 바라본 한 여자의 죽음엔 나름의 이유가 있고, 서로 죄가 없다고 주장한다. (물론 결국에 진아를 죽인 한 명은 빠져나갈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것이지만)

여자의 집 도청을 하지만 피해는 끼치지 않은 남자 / 죽이긴 했지만 사랑했다는 남자 (이걸 말이라고) / 말도 안되는 이자를 진아로부터 받았지만 범인을 잡으려고 때려눕힌 남자

이들이 모두 부상을 입은 스튜디오에 찾아온 교수의 부인은 실제 남편의 내연녀를 죽인 범인만 두고 나머지를 모두 죽게한다. 한 명은 과다출혈, 한 명은 물티슈로 입을 막아서. 

그 와중에 표정변화 하나 없이 이야기를 듣고 마지막에 수갑 열쇠까지 던져주고 가는 교수부인 (문소리)의 연기가 이 영화의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놀라서 구급차를 부르고 난리 법석을 피웠어야겠지만 전혀 그런 동요 없이 의자에 앉아서 화해를 종용하는 모습이 다른 영화와 가장 다른 점이라고 하겠다. 제일 불편한 자세로 연기하는 조진웅의 연기가 놀랍다. 

어쨌든 누가 가장 잘못한 것인가에 대한 가치판단은 자연스레 실제 범인으로 갈 수 있지만, 영화에선 이 범인을 교수 부인이 살려줌으로써 한 번 더 비꼬는 듯 하다. 내연녀가 죽게 한 장본인은 그녀의 입장에선 가장 잘못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은 아닐까. 그래서 가장 잘못한 사람이라는 기준이 상대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얘기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닌가 싶기도하다.

긴박하게 흘러가는 영화의 줄거리는 아니지만, 아이러니한 장면을 연출하면서 제목 그대로 윤리적인 판단을 한 번쯤 하게 만드는 여화가 아닌가 싶다.

여담이지만 그가 차 안에서 희노애락에 관해서 하는 이야기도 흥미롭다. 네 가지 감정 중에 가장 형님은 분노라는 그의 주장. 인간을 만들 때 육체는 땅이 영혼은 제우스가 가져가고 걱정의 신이 인간이 살아있는 동안에 그들의 삶에 관여하기로 해서 인간은 근심걱정을 달고산다는 이야기 (이 내용은 실제로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에서 인용된 이야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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