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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죽음, 영화 트렌센던스가 생각나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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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발달하면서 과거 유명인사들의 작품을 되살리려는 시도가 종종 일어나고 있다는 이야기를 요즘도 가끔 뉴스를 비롯한 매체에서 접한다. 교향곡이 네 개 뿐인 브람스의 그 다음 교향곡은 어떤 느낌이었을지, 모차르트의 혹은 베토벤의 그 다음 작품은 어땠을지 그의 과거 작품들이 입력된 컴퓨터가 학습해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는 방식. 여전히 흥미로운 주제임에는 틀림없다.

오랜만에 그의 소설 '죽음'을 읽으면서 이런 과학기술의 발달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되었다. 중학교 때 개미를 읽으면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에 빠져들었고 아직도 집 책꽂이에 뇌, 타나토노트, 아버지들의 아버지 등등 아마 어지간한 그의 작품을 다 소장했던 것 같다. 근데 카산드라의 거울, 파라다이스? 정도의 소설에서 급격히 흥미를 잃어서 안보다가 보게 된 것인데 오랜만에 여러 생각을 해보게 된 것 같다.

베르베르의 작품을 이전부터 읽어본 바로는 그의 죽음에 대한 세계관, 현실세계 이면에 대한 그의 이미지가 계속해서 여러 작품에서 등장하는 느낌이다. 아마도 이런 부분들이 내가 그의 소설에서 큰 흥미를 못느꼈던 것 같기도 하다. '죽음'에서도 그의 이 세계관은 계속해서 유지된다. 결말은 스포일러 관계상 공개하지 않겠지만, 흡입력 있게 빨아들이는 내용만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내용 자체는 흥미롭다. 자기가 죽은채로 깨어나서 '내가 왜 죽었지?' 라는 생각과 함께 자기가 죽은 이유를 찾아가는 가브리엘 웰즈라는 영혼의 이야기. 영매와 소통하면서 여러 사건을 파헤치면서 이야기가 전개되어간다. 이 과정에서 소설가인 그의 유작 '천 살 인간'이 전부 지워지는데, 그의 작품을 담당했던 편집자가 그의 생전 기록을 컴퓨터에 입력함으로써 만든 가상 자아를 통해 '천 살 인간'을 재 출판하려 한다. 

컴퓨터에 살아있던 사람의 생전 정보를 입력해서 가상의 자아를 만들어내는 것, 이미 방송이나 인터넷에서도 많이 언급되었던 부분이기도 하고, 조니뎁 주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트렌센던스에서도 다루어졌던 부분이기도 하다. 트렌센던스에선 이 기술이 미칠 디스토피아적인 부분이 강조되어서 나오기도 한 설정이다. 컴퓨터 속에서 만들어진 주인공의 자아는 모든 정보를 섭렵하여 모든 과학적원리를 깨닫게 되는데, 이 시도가 결국 파국으로 치닫게 되면서 벌어지는 영화라서 기억에 남는다. 

베르베르의 소설에선 주인공의 다음 소설에만 활용될 AI가 나오긴 했지만, AI가 발달된 미래가 점점 더 다가오면서 충분히 실현 가능한 미래라고 생각이 점점 더 강해진다. 기술의 발전엔 죄가 없다고 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는 인간의 방향에 차이가 있을 뿐. 앞으로 AI의 발전이 우리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분야로 뻗어나갈지, 파국으로 몰아넣을지 향방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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