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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과연 나는 미국에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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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박사과정을 진학하는 길의 언덕이 새로 높아진 기분이다.
어드미션을 통과했을 때만 해도 높게 보였던 산의 정상에 오른 것 같았는데 이제 보니 그건 제주도 오름을 하나 오른 느낌이랄까. 아직 한라산은 저 앞에 가려져 있는데 기뻐한 꼴이다.

절차를 진행하는 것도 피곤한 일이지만 어련히 해야 하는 일이겠거니, 이거 말면 알바말고 그렇게 바쁘지 않으니 해도 되겠다 하는 생각이지만, 시간이 생각보다 너무 널럴하다고 생각하다보니까 일이 잘 진척이 안된다. 이렇게 하다가 또 발등에 불 떨어져서 부랴부랴 할까봐 걱정이다.

여기에 코로나는 거의 내 멘탈을 산산조각내기에 충분했다. 많은 사람들의 멘탈도 그렇겠지만, 내 멘탈도 갈려나가고 있다. 미국의 코로나 대처는 한국의 그것에 비해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고, 각 주지사들의 도시기능 활성화는 사실상 놀라울 따름이다. 사망자가 8만명을 넘었다고 하고, 뉴욕에서는 연일 놀라운 뉴스들이 보도되고 있는 가운데, 어쨌든 실직자들이 넘쳐나는 이 와중에 당연히 도시기능을 재건하는 것도 문제긴 하지만, 일단 사람이 살아 있어야 이런 부양책들이 효과를 볼 텐데 지금 상황이 영 그래보이지 않는다.

이를 뚫고 꾸역꾸역 가려고 해도 우선 미국대사관의 비자 서비스가 막혀서 언제 제대로 다시 업무를 시작할지 모르는 불투명한 상황이고, 이걸 한다고 해도 바로 출국이 될지도 의문이다. 오픈카톡방에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누고는 있지만, 여전히 불투명한 것이 너무도 많은 사실이다. 미국 도착해서 대면강의가 아닌 온라인 강의를 들어야 한다면 차라리 한국에서 듣다가 출국하는 방향이 낫지 않을까 싶을정도의 생각마저 든다. 

다른 학교에 붙어서 박사 가려는 지인들 중에는 한 학기 등록을 미뤄준다는 선택권을 받은 사람이 있기도 했다. 봄에는 지금보단 사태가 낫겠지 하는 생각이 들긴해서 나도 UIUC에서 그렇게 했으면 좋겠는데, 얼마 전 8월에 오프라인 OT 진행한다고 오라는 메일을 받았다. 지금 의문인 점은 내가 그 전까지 미국 비자를 받을 수 있을 것인가가 최대 쟁점인데, 이게 완료되지 않으면 비행기표를 예매하는 것이 사실상 무의미 하기 때문이다. 아니 출국 하면 뭐해 입국을 못할텐데!

그래서 고민이다. 붙어놓고도 고민인게 많아서 걱정이다.

앞으로 사태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빨리 좀 결정이 나서 아예 남은 2020년 따로 일할 곳을 한국에서 구해서 지내다가 봄학기로 출국하던지, 아니면 잘 해결돼서 8월에 나갔으면 좋겠다.

한국에 들어온 지 5개월이 넘은 이 시점에 한국의 인프라는 나에게 너무 좋고, 사람들 만나고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많아서 좋고, 코로나 대처 다른나라보다는 잘하고 있어서 더욱 나가기 싫어진다. 과연 내 2020년 하반기는 어떻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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