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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

미국에서 느낀 장애인에 대한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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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 와서 놀라웠던 혹은 충격적이기까지 했던 것 중에 하나가 그들의 장애인에 대한 배려였다. 그들을 차별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자리에 있을 수 있게 해주는 사회 곳곳의 배려를 적어볼까 한다. 사진도 넣으면 좋겠으나, 이것은 오히려 그들에게 실례가 된다고 생각해서 따로 찍지 않았다.

 

 

 

 가장 처음 느꼈던 것은 음대 내에서 진행하는 오케스트라 연주를 보러갔을 때였다. 한국에서는 단 한번도 입구에서 티켓을 확인하는 자리에 장애인이 있을 수 있을까? 에 대한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여기서 보게 되었다. 놀란 나의 표정이 티가 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로 많이 놀랐었다. 문을 계속 열고 닫고 하는 것은 아니었고 general admission이라 굳이 자리 안내가 필요한 것도 아니었지만, enjoy the concert 하는 식으로 인사 해주시던 모습이 기억난다. 

 

 

 

 또 한번은 버스를 타고 갈 때였다. 사실 다른 주는 어떤지 모르겠으나, 미네소타의 버스는 학교 connector가 아닌 일반 버스는 한국의 그것에 비해서 낡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하지만 돌아가는 버스를 타려고 정류장에서 기다리던 와중에 전동휠체어를 탄 분께서 정류장에 도착하셨고 얼마 지나지 않아 버스가 도착했다.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무심히 앞문이 열리더니 갑자기 차체가 낮아지는 것이 아닌가. 그 높이는 이내 보도블럭의 높이까지 낮아졌고, 앞문에서 뻗어나온 연결턱이 휠체어가 들어가기에 충분한 경사가 될 정도가 되었다. 

 

 

 

 그리고 기사님께서 내려서 자리를 최종적으로 봐주시면서 타는데, 그 뒤에 타면서도 그 전까지 생각했던 낡은 버스라는 느낌을 완전히 버리게 되었다. 한국에서 버스를 그렇게 많이 탔음에도 저렇게 장애인이 타는 것을 본 적이 없던 나로서는 상당히 놀라운 경험이었다. 물론 한국에도 저상버스가 도입이 되어서 턱에 맞긴 하지만 많은 뉴스기사에서 장애인이 다니기에 한국은 여전히 녹록치 않은 곳으로 묘사되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놀랐던 것은 의수를 했던 Social Security Office의 직원분을 보았을 때였다. 이 또한 나의 편견이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에 놀랐지 않았나 싶다. SSN (Social Security Number)를 발급 받으러 가서 오랜 시간 기다림 끝에 창구 직원분과 마주하게 되었는데, 그 분의 한 쪽 손에 의수가 있었다. 개량된 손모양이 아닌 갈고리 같은 의수였는데, 능숙하게 타자를 쳐서 내 인적사항을 입력하시고 확인해주시는 모습을 보며 나로 하여금 많은 생각에 잠기게 했다.

 

 

 

 종합해봤을 때, 왜 그동안 나는 한국에서 그들의 사회활동을 자주 보지 못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도 일할 수 있다는 것을 이미 머리로 알고 있었음에도 여기까지 와서야 놀라움을 느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마주하는 사람들 중에 장애가 있는 사람이 맡고 있던 사회적 역할이 적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또한, 이런 환경에서 나 또한 어느 자리에 장애인이 있는게 어색하다는 고정관념 같은 것이 생겼기에 놀라움을 느꼈을 것이다. 최근의 뉴스에서는 집 값에 영향을 준다고, 학군에 영향을 준다고,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씁쓸한 기사도 보이고 있고 ([단독]엄마들 무릎 꿇어 얻은 ‘서진학교’ 해 넘기나), 직접 기자가 휠체어를 타며 체험한 글도 본 기억이 난다 (대학 캠퍼스, 휠체어로 다녀봤다…"극과극의 체험"). 

 

 

 우리나라도 갖추고자 하면 신속하게 갖출 수 있는 행정적인 역량이 있고 능력있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이제는 모두가 함께 갈 수 있는 사회로 가게끔 인식과 인프라가 갖춰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경험은 아마 나중에 내가 자식을 낳아서 가르칠 때에도 중요하게 알려줘야 할 관점이기도 하겠다. 앞으로는 이런 사회적 배려에 내가 놀라는 경험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냥,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게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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