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중에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London Symphony Orchestra, LSO)가 슈만 교향곡 3번을 연주한 것이 있다. 이전에 연주했던 경험이 있어서 들어봐야지 하고 딱 틀었는데, 첼로를 제외한 전체 연주자가 서서 연주하는 것이 아닌가. 심지어 관악기 연주자들까지 서서 하길래 오 이건 신선하다 하면서 영상을 쭉 감상했다.
그리고는 궁금하니 좀 찾아보다가 댓글을 봤는데 몇 분이 완전 화가난 상태로 댓글을 단 것을 봤다. 아니 애꿎은 연주자들을 왜 서서 고생시키냐? 는 정도의 뉘앙스였던 것 같다.
여기에 런던심포니 공식 유튜브계정은 '서서하는' 연주에 대해서 해명을 하는데, 지휘자인 가디너 (Eliot Gardiner)가 시대연주 (Period performance)를 의도했기 때문이며, 이는 슈만의 이 교향곡이 연주될 당시에 이렇게 연주됐기 때문이다 라고 이야기 한다.
시대연주는 그 당시에 연주했던 그대로의 방식을 재현하며 연주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가령 바로크 활을 사용한다는 식으로 그 당시 악기를 사용하고, 튜닝을 낮게 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그 당시 연주를 재현하는 것이다. 자세한 정보는 시대연주링크 에서 참고하시면 되겠다. 나는 처음에 신선하다는 생각 밖에 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격한 반응이 댓글에서 보이길래 이것에 대해서 좀 더 찾아봤다.
가디너가 이렇게 서서 연주하게 시킨 이유는 그당시 시대 연주이기도 하지만 연주자들의 표현에 도움을 준다는 이유로 시킨 것 같다.
출처 : https://lso.co.uk/more/blog/1141-one-schumann-four-symphonies.html
더 가까이 현악기 주자들이 모이면서 마치 개개인이 솔리스트인 것처럼 연주할 수 있고, 더 큰 에너지를 부여한다. 슈만의 독특한 음악적 언어는 베토벤, 모차르트, 하이든 등의 작곡가에서 온게 아니다. 서서하는 것에 대한 집중보다는 슈만의 교묘한(?, tricky) 음악적 언어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정도로 해석하면 적당하려나.
아무튼 서서하는 건 슈만의 음악을 이해하는 데에 부수적인 역할이라고 하는 것 같다. 찾아보면서 느낀 바로는 시대연주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영역인 것 같다. 이런 호불호는 과거에 시대연주만이 올바른 클래식 연주방법이라고 주장한 과격한 지휘자 혹은 음악학자들의 주장에서 반감이 나타나면서 그런 영향이 좀 더 커진 것이 아닐까 싶다. 나무위키에 나왔던 내용을 보면 시대연주를 지향하면서 모순적인 모습을 보였던 지휘자들도 있는 것 같고 말이다. 나도 어느것이 정답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런 갈등상황에서 항상 좋은쪽으로 흘러가는 방향은 '그것도 좋고 이것도 좋다' 라는 화법인 것 같다. '나는 맞고 너는 틀려'는 주관적인 해석이 많이 들어갈 수 밖에 없는 음악의 영역에서 갈등을 일으키기 참 쉬운 것이 아닌가 싶다.
어쨌든 나에겐 신선하면서도 앞으로 이런 시대연주의 흐름이 어떻게 흘러갈지 보는 것도 클래식을 좋아하는 한명으로서 재밌는 관심분야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기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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