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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사리 연구실 오후 반가를 내고서 대학 오케스트라 축제의 마지막 순서인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듣고왔다. 프로그램은 브람스의 교향곡 1번과 4번.
연주 당일 프로그램은 1부가 4번 2부가 1번으로 바뀌어 있었다. 다분히 1번의 팡파레를 끝으로 연주를 마감하기 위함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드는 배치였다.
결론적으로 이번에 듣고 온 두 교향곡 모두 상당히 인상깊고 감동적이었으며 많은 연주를 들어본 것은 아니지만 그 퀄리티 또한 상당히 밀도 깊은 소리였다.
템포는 전체적으로 상당히 빠른 편이었다. 4번의 3악장이나 1번의 4악장 등은 음원보다 빠른게 아닌가? 싶은 정도였다. 그 와중에 막힘없이 소리를 채우는 그들을 보며 드는 생각이 마치 관객에게 '우리가 이 템포로 해도 힘들이지 않을 수 있다' 고 얘기 하는 것 같았다.
현악기의 소리는 상당히 단단하고 치밀했다. 브람스 특유의 앙상블은 마치 차이코프스키의 그것처럼 주고받는 느낌도 들면서 마치 한 악기가 연주해나가는 듯한 느낌을 주게끔 한 부분들이 있는데 이것이 매우 물흐르듯 잘 들렸다. 그들의 몸짓 또한 잘 계산된 활과 움직임으로 악상을 살리는 데에 부족함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1번은 예전에 연주 했었고 4번은 이번에 연주를 앞두고 있어서 특히나 현악기에 신경이 많이 갔는데 보고 들으며 많이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관악기와 타악기 또한 굉장히 인상 깊었다. 악상을 표현하기 위한 움직임이 그렇게 적극적인 오케스트라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흔히들 빅솔로라고 부르는 몇 솔로부분들을 연주하는 부분에선 그들의 움직임이 그들이 가지고 있는 악기만큼이나 빛이 났다. 나도 모르게 이들을 따라가면서 몸이 움직이던걸 깨닫고선 주변을 의식했던 적이 여러번 있었던 것 같다.
브람스는 1번 4악장에서 피날레를 향해가면서 관악기와 현악기가 박자가 안맞게 부딪히다가 piu mosso에서 맞아떨어지게 했는데 여기서 느낀 카타르시스가 엄청났다.
개인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했던 부분도 막힘없이 연주하고 1번 4악장의 그 팡파레를 울렸을 때의 감동은 글을 쓰는 지금도 생생하다. 박수를 얼마나 많이 쳤는지 모르겠다. 연신 감탄을 하면서 보낸 두시간이었다. 꼭 유튜브에도 올라와서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대학음대오케도 이정도 퀄리티를 낼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만든 그들의 열정과 실력에 이 글을 빌려서 박수를 보내고 싶다. 내년에도 멋진 연주 보여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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