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연구생 1년, 석사 2년을 마치면서 연구했던 화학센서 (Chemosensor) 에 대해서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은 했는데 바빠서 정리를 못했다. 미국와서 시간이 조금 여유로워진 덕에 (일 11시간이 일 8시간 내외로 줄었으니) 글을 쓰고 생각을 정리하려고 하는 시도를 많이 하고 있다. 이런 저런 끄적임도 좋지만 내가 긴 시간 몸담았던 분야에 대해서 정리해보는 시간을 꼭 가지고 싶어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물론 이 분야에 대해서 내가 대가는 아니고, 이미 관련 분야에 대해 리뷰논문도 다양한 접근 방향에 대해서 많이 나온터라 여유가 되면 그걸 읽어보는 게 좋겠지만, 혹시나 개괄적인 설명이 보고 싶을 때, 영어 논문 말고 한글 설명을 보고 싶은 사람이 있을 때 혹은 갖가지 이유로 내가 나중에 보고 싶을 때를 대비해서 이 글을 남긴다.
#1. 화학센서는 왜 필요할까?
화학 센서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 전혀 이 분야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야기 했을 때 항상 내가 설명했던 예시 중에 하나는 내 앞에 있던 물잔이었다.
'자, 여기 있는 정수기 물이 있는데, 이 필터가 수명이 다해서 오염된 수돗물을 거르지 못하게 되었다고 하자. 우리가 지금 보기에 얘는 전혀 우리가 기존에 먹던 물과 맛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고 별 이상이 없는 것 같아. 근데 뉴스에서는 지금 이 부근 지역에 공급되는 수돗물이 수은에 오염되었다고 기사가 나온 상황이야 그러면 우리가 이걸 어떻게 믿고 마실 수 있을까?'
이런 상황에서 여러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겠다. 물 샘플을 채취해서 수질관리원에 보낸다음 성분의 함량을 분석해서 (여러가지 기계들을 사용 했을 것이다) 수은의 농도를 재고 이것이 인체에 해가 없는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결과 보고서를 받아들면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당장 내 눈앞에 있는 물잔은 차치하고 당장 편의점에 달려가서 물을 사먹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바로 눈앞에서 수은을 감지하는 센서가 있다고 하면 어떨까? 물 샘플을 조금 떠다가 센서를 넣어봤더니 색이 변하더라, 혹은 형광이 나오더라 하는 식으로 바로 알 수 있다면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하지 않을까? 여기에 정량까지 할 수 있게끔 민감도가 높아진다면?
이러한 필요성에 의해서 연구되고 있는 분야가 화학센서(chemosensor)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상용화된 화학센서의 대표는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pH paper (pH meter) 가 있다. 이는 pH에 따라서 붉은색부터 푸른색까지 색을 보이는 것도 pH에 색으로 변화해서 반응하는 유기물질이 입혀져있다. (https://en.wikipedia.org/wiki/Universal_indicator) 이 종이에는 한 가지 화학물질이 아니라 여러가지가 일정한 비율로 섞여있는데,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페놀프탈레인 (염기성에서 분홍색으로 변해서 적정할 때 쓰던 그것) 도 들어가있다. 이들의 조합이 붉은색부터 푸른색까지의 조합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pH paper
#2. 그래서, 화학센서란?
뒤에도 인용할 리뷰논문 (Fluorescent chemosensors: the past, present and future)에서는 Chemosensor를, 특히 Fluorescent chemosensor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Compounds incorporating a binding site, a fluorophore, and a mechanism for communication between the two sites are called fluorescent chemosensors.
If the binding sites are irreversible chemical reactions, the indicators are described as fluorescent chemodosimeters.
결합자리와 형광체 사이 상호작용을 통합한 화합물을 fluorescent chemosensor 라고 한다.
결합자리가 비가역적인 화학반응이면 (재사용이 불가능하면), fluorescent chemodosimeter라고 한다
색변화 센서는 여기서 fluorophore가 chromophore로 바뀐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이를 토대로 볼 때, 화학센서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센서의 화학물질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쉽겠다. 기존에 우리가 경험하던 센서들의 모습들은 화장실 변기에서 자동으로 물을 내려주기 위해 사용하는 적외선 센서라던가, 핸드폰 뒤에 붙어서 지문을 인식해주는 초음파 센서 등 여러가지 기계 장치들이 해당될 것이다. 흔히 인식하는 센서의 모습에서 유추할 수 있듯, 센서는 어떤 변화에 대해서 이를 감지한 신호를 내보내 주는 장치를 말한다 (자세히 설명하려면 actuators의 개념까지 설명해야 하겠으나 이는 참고 링크를 남겨두는 것으로 대신한다 :https://techdifferences.com/difference-between-sensors-and-actuators.html).
이러한 센서의 화학물질 버전인 화학센서는 다른 종류의 센서들과 비슷하게 분석 물질의 유무에 따라서 선택적이고 민감한 변화를 일으켜서 우리가 육안으로 변화를 감지할 수 있게끔 해주는 물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육안 (naked-eye)'로 이를 감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다시 말해서 다른 전기적 신호도 아니고, 자외선, 적외선 등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도 아닌 '가시광선' 영역에서 관찰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앞선 설명의 pH meter의 사용 방법처럼 말이다.
여기서 이제 색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센서를 colorimetric chemosensor, 형광이 나타나면 fluorescent chemosensor, 두 가지 변화가 다 나타나면 dual channel chemosensor라고 크게 분류한다. 많은 연구결과에서는 이 변화들이 얼마나 선택적이고 민감하게 나타나는지를 몇가지 판단 척도에 따라서 좋고 나쁨을 평가해서 발표하며, 실용적인 측면에선 어느정도까지 확인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결과를 발표하기도 한다. 이 응용 범위는 최종적으로 생체에까지 적용을 목표로 하는데, 근 몇년 사이에 세포 - Zebrafish (투명한 실험용 물고기) - Tissue (조직) - Rat (쥐) 까지 이르렀고, 시안화이온 (CN-)를 검출하는 센서의 경우에는 뉴런세포에까지 적용된 연구 결과가 있다 (https://pubs.acs.org/doi/abs/10.1021/jacs.7b12545).
출처: https://pubs.acs.org/doi/abs/10.1021/jacs.7b12545
#3. 실제로 상용화된 센서들
실제로 이 센서들은 연구를 위한 연구, 논문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결과가 좋았던 indicator들은 일종의 지시약으로 상용화 되어 팔리기도 한다. 다른 실험을 하기 위한 분석용 시약이라고 볼 수 있겠다. GFP (Green Fluorescence Protein)이 특정 유전자 발현에 함께 발현되어 형광을 내게끔 만드는 형광 단백질이었고, 이를 통해 가능해진 형광 labeling이 다른 수많은 좋은 연구 결과를 끌어낸 것처럼, 화학센서 역시 이러한 분석 용도로서의 시약으로 활용되는 추세이다.
화학센서는 실제로 상용화된 제품들도 있다. 이들은 chemosensor 라는 명칭보다는 indicator 라는 명칭으로 사용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건 칼슘이온 (Ca2+)를 형광 색변화 (ratiometric)로 검출할 수 있는 Fura-2 센서이다. 링크
출처: https://www.dojindo.com/store/p/543-Fura-2.html
1 mg에 30만원 정도에 팔릴 정도로 매우 고가인 이 indicator는 칼슘이온이 존재하지 않을 때는 초록 형광을 내다가, 칼슘이온과 결합하면서는 형광 색이 푸른색으로 변하면서 이 두 파장대 (초록/파랑)의 비율을 구함으로써 칼슘이온이 존재하는 계의 칼슘 농도를 정량할 수 있다 (Quantification). 이는 ratiometric 센서의 장점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 다른 indicator는 나트륨 이온 (Na+)과 결합하여 형광이 생기는 CoroNa Green 이라는 제품이다. 이는 형광 색이 변하는 것이 아니라, 형광이 원하는 분석물질이 존재하면서 생기는 경우이므로 turn-on 센서라고 부른다. Na+와 결합하기 전에는 형광이 없다가 결합하면 초록 형광을 낸다. 정량보다는 imaging에 초점이 맞춰져있는 제품이다. 식물 내의 Na+ 이동을 관찰하고 싶을 때 종종 사용하는 것을 본 기억이 난다.
출처: https://assets.thermofisher.com/TFS-Assets/LSG/manuals/mp36675.pdf
실제로 상용화된 센서들은 생체에 존재하는 많은 이온들 중 선택적으로 하나의 이온에 대해서만 형광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형광 센서가 색변화 센서보다 많고 많이 개발된 이유는 최종적으로 생체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또 imaging을 위한 여러 장비들이 개발되면서 이러한 형광 센서의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조직을 아주 얇게 잘라줄 수 있는 Microtome 이라던가, 에너지가 큰 파장의 excitation을 걸어주는 것이 아닌 두 광자의 에너지가 합쳐져서 큰 에너지를 만들어 투과도를 높인 two-photon microscopy). 앞으로의 발전 결과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4. 대표적인 연구실들
개인적으로 인상깊기도 하고, 실제로 영향력 있는 이 분야의 연구실들을 몇 군데 소개해볼까 한다. 더 유명한 곳이 있을 수도 있으나, 글을 쓰는 시점에서 아직도 기억에 남는 연구실 위주로 적어봤다.
1) Texas Austin의 Sessler 교수 연구실 : 화학센서도 개발하는데 anion recognition 등에 중점을 두는 것 같다. 구형의 분자구조가 anion recognition에 적합하다고 알려져있어서 이런 리간드들을 합성해서 결과를 보는 것 같았다. (http://sessler.cm.utexas.edu/index.html), 앞서 설명한 neuron까지 적용했다는 CN- 센서가 여기 연구실에서 나왔다.
2)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의 Christopher J. Chang 교수 연구실: 여기서는 LIP (Labile Iron Pool)의 철이온을 Ratiometric으로 검출하는 센서를 개발했다. (http://www.cchem.berkeley.edu/cjcgrp/).
출처: https://pubs.acs.org/doi/abs/10.1021/jacs.6b08016
3) 한국 이화여대의 윤주영 교수 연구실 : (http://home.ewha.ac.kr/~jyoon/). 여기는 한가지 analyte보다는 다양한 analyte에 적용되는 센서들을 개발하고 있다 (NO, GSH, Phosgene, ClO- 등). Chem. Soc. Rev.에 많이 이름을 올리신 교수님이라서 기억이 많이 난다. 석사 막학기쯤에는 후배들한테 이 교수님께서 쓰신 Fluorescent chemosensors: the past, present and future 라는 리뷰 논문을 뽑아서 읽어보라고 권했던 기억이 난다. 이쪽 분야의 대표적인 권위자 중에 한 명이시다.
Fluorescent chemosensors: the past, present and future 논문의 표지, 거의 이 글에 담고 싶었던 모든 그림이 담겨있지 않나 싶다
4) Lippard 교수 연구실 : 쓰고보니 학부때 화학센서의 아버지라고 불렸던 이분에 대한 언급을 빼먹었다 (http://lippardlab.mit.edu/). MIT의 교수이며, CNC구조 (아래의 Pyridine ring이 2차 아민으로 연결된 구조)를 활용한 Zinc 센서에 대한 논문이 많이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Quinoline 못지않게 이 구조도 Zn2+에 대해서 굉장히 좋은 선택성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서 일단 Zn를 타겟팅하고, 이로부터 개발된 센서의 실용성을 많이 넓힌 것 같다. 지금은 연구실 인원이 많이 적어진 것 같다.
CNC구조
기타 논문을 쓰면서 많이 참고했던 저자들을 몇 명 꼽아보자면, S.Goswami, T.Govindaraju (최근 내 논문 Revision에 자기 논문 citation 하라고 했다), C.Yin, S.Yin, L.Tang, 김종승 교수님 등이 기억에 남는다. 이들 연구실 논문을 보면서 Chemosensor로도 JACS, Angew, PNAS등을 보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었다 (심지어 Nature Communications도!).
#5. 최근 동향
화학센서에 대한 논문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순서로 내용이 전개 된다.
1) Introduction
-이 센서를 개발하게 된 이유 (분석물질 타겟팅, 센서의 용해도, 이전에 개발된 다른 센서들의 단점 보완 등)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사용한 리간드 합성 전략
-그래서 여기서 보여줄 내용들 요약
2) Experimental section
-리간드를 어떻게 합성했는지, 무엇으로 이것이 합성 되었음을 보였는지 (NMR, Mass, Elemental analysis, M.P., Crystal structure)
3) Result and discussion
-이 센서의 선택성
-그 선택성에 대한 특성 분석 (어떤 조건에서 얼만큼 들어가서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형광의 경우 Quantum Yield 계산 등)
-그 선택성이 센서와 어떻게 작용하여 나타나는지에 대한 메커니즘 분석
(Job plot, ESI-mass, NMR titration, Crystal structure, DFT calculation 등)
-센서의 실용성 확인
-경쟁반응 (Competition test) : 다른 경쟁 analyte 존재 하에서도 선택적 검출이 가능한지
-Water sample : 실험 조건이 아닌 실제 수용액 환경에서 사용 가능한지 (수돗물, 정수기 물, 강물 등 실제 샘플에서 실험)
-Reversible test : 재사용이 가능한지
-Test kit : 종이 같은 곳에 리간드를 입혀서도 사용이 가능한지
-Cell, Zebrafish, Tissue, Rat 등 생체 적용 가능성
-간혹 Logic gate로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확인
4)Conclusion
-결과 요약
처음 화학센서가 개발된 이후로, 정말로 많은 수의 논문들이 다양한 IF를 가지는 논문들에 나왔다. 이들은 각자의 센서가 가진 장점들을 어필하며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데, 이 분야가 연구 진입 장벽도 다른 분야에 비해 낮은 것 같고, 쓸 수 있는 chromophore 혹은 fluorophore의 수가 한정적이다 보니 각자 연구실마다 나름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이 간혹 보였다 (위 내용의 introduction, 즉 연구 내용의 필요성을 부여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여기서 다루는 유기 합성 반응들은 상용화된 Fura-2의 경우처럼 10스텝 가까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간단한 몇 스탭 반응만으로 합성해서 좋은 결과를 내는 센서들도 많다 (물론 이는 원하는 타겟팅 analyte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통찰력 등이 들어갔기 때문이리라). 그래서 유기합성 쪽으로만 승부를 보지 않아도 되어서 진입 장벽이 낮은 것 같다. 기계도 UV, Fluorescence 정도의 분광기, NMR, IR, Mass 등으로 논문이 나오기도 하고 말이다 (크리스탈이 크면 제일 좋고).
또한 사용할 수 있는 chromophore, fluorophore의 다양성이 적다는 것은 그만큼 비슷한 구조의 센서가 많아진다는 것을 뜻하고 어지간한 결과가 아니고서는 리뷰어에게서 '이거 구조 너무 비슷한데?' 라는 질문에 '아 그게..'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다. 물론 이런 추세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Rhodamine, BODIPY, Dansyl, Quinoline, Cy4, Coumarine, Naphthalimide 등 손에 꼽는 몇가지 형광체들의 유도체들로 합성이 되어서 센서 논문들이 나오고 있고 이들의 논문에서는 왜 이 형광체를 썼는지에 대한 당위성을 꽤나 자세하게 설명해야 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내가 느꼈던 높은 저널로 가기위해 보았던 이런저런 돌파구들, 여러 연구실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 흐름들은 다음과 같다.
1) 색변화 센서의 가치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색변화만 일으키는 센서들은 높은 저널에 나올수가 없는데, 이는 이들의 실용성이 형광센서보다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실제 물에서 색이 변화하는지, pH meter처럼 종이에 입혀서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정도 (test-kit) 를 확인할 수 있겠는데, 이 정도는 형광 센서에서도 가능한 부분이기 때문에 더 실용성으로 뻗어나가려면 어지간한 민감도와 선택성 가지고는 안된다.
이 화학센서쪽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저널은 Sensors & Actuators B 저널인데, 그나마 최근에 여기에 나온 색변화 센서 논문은 거의 7종 이상의 물을 채취해다가 센서의 성능을 테스트한 결과가 실려서 논문이 나올 수 있었다. 써치하면서 아 이정도 해야 이제 저기 낼 수 있나보다 하는 생각을 했더랜다. 그래서 이제는 색변화를 일으키려면 최소한 형광도 같이 변화해서 dual channel로 쓸 수 있는 정도여야 할 것 같다. 그래서 나도 석사 막학기 쯤에는 확실한 형광체만 골라서 합성하고 실험했던 기억이 난다.
2) 몇가지 메탈 센서들은 더이상 메리트가 없는 것 같다.
-센서들의 개발 역사가 길어진만큼 가끔 레드오션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때가 있다. 대체로 화학센서는 실용화된 센서들에도 나와있듯이, 금속이온을 검출하는 종류가 대체로 많다. 전이금속의 charge transfer는 충분히 형광 또는 색변화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지간한 발색단(Chromophore) 혹은 형광체(Chromophore)가 적당한 binding site와 함께라면 변화를 육안으로 관찰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이로인해 많은 수의 금속 센서들이 개발이 되었다.
알루미늄(Al3+), 철(Fe3+/2+), 코발트(Co3+/2+), 구리(Cu2+), 아연(Zn2+), 수은(Hg2+) 등의 센서는 진짜 테이블을 만들기가 어려울 정도로 많은 수의 센서들이 개발되었다. 그래서 IF가 높은 저널에 이들 금속 센서가 최근에 나온다는 것은 굉장한 메리트가 있거나 혹은 이들 외에도 다른 anion을 함께 검출할 수 있거나 실용성이 매우 좋거나 하는 등의 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경우일 것이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메리트는 몇가지 평가요소에 대해서 장점을 보통 설명하는데, 낮은 농도에서도 검출할 수 있음을 이야기 하는 Detection limit이 낮은 경우가 대표적이고, 다른 평가요소는 얼마나 실용적인 범위까지 적용이 가능한지, 센서의 반응 속도, 재사용 가능 여부, 명확한 메커니즘 증명 등이 그 가치를 더해준다고 할 수 있겠다.
3) 그래서 최근엔 센서로 나온 적 없는 analyte 범위를 늘리는 연구 결과도 많이 보인다.
-Metal cation 혹은 소수의 Anion (CN-, S2-, ClO- 등)이 대세를 이루던 시기를 지나서 이들의 메리트는 점점 떨어지자 온갖 이온들에 대한 센서가 나오고 있다. 금속으로는 란탄족 원소들이 간혹 보이기 시작했고, 금속 이온이 아닌 것들 중에는 Amino acids, NO, ONOO-, 그 외에 Hydrazine (NH2-NH2), 어디서는 효소?가 센서 논문으로 나왔던 것 같기도 하고, 내가 있던 연구실에선 차마 그쪽 analyte까지는 건드릴 수가 없어서 써치했던 기억만 흐릿하게 남겨뒀던 기억이 난다.
그 외에, 한 센서가 다양한 analyte를 검출하는 multi-functional 센서도 나오고 있고 (이는 같은 조건일 수도, 혹은 다른 조건에서 선택적으로 하나씩 등등 다양한 조건이 필요할 수 있다), 고분자에 붙여서 재사용을 용이하게끔 만든 것도 있다. 제한적인 chromophore, fluorophore의 조건에서 구조의 변화를 일으켜서 다른 선택적인 analyte 검출까지 이끌어 내는게 요즘같이 이 분야 연구 논문이 쏟아져 나오는 과정에서는 이전보다 많이 어려워진 것 같기도 하다.
#6. 마치며,
Chemosensor라는 연구 분야는 다른 분야에 비해서 결과를 눈으로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다. 구조 자체를 특정 analyte를 위해 디자인 할 때도 있었지만, screening으로 볼 때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와서 놀라서 재실험을 몇번씩 해봤던 경험도 기억이 난다. 그래서 이 특정 analyte만을 검출하는 것이 어떤 원리에 의한 것인지 궁금했다. 어떤 일반적인 원리를 찾고싶었던 것 같다. Anion은 addition, deprotonation, cleavage, oxidation 등의 반응을 유도해서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에 메커니즘 증명에 확실한 방향이 있으나, Metal ion은 도대체 왜 쟤만 걸리는지에 대한 이유는 나름대로 추정만 할 뿐이었다. HSAB라서, 혹은 용매가 뭐라서, 등등. 어떤 경향성은 보이는데 이게 왜 보이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는 것들이 많았다.
가령 Quinoline이라는 형광체는 수 없이 많은 Zinc 형광 turn-on 센서를 '양산' 했을 정도로 어지간한 용매에서 선택성을 Zinc에 가지고 있는데, 왜 그런것일까? 앞서 언급한 Lippard 교수의 연구실에서 사용한 CNC구조도 Zinc에 높은 선택성을 보이는 데 왜 그런 것일까? 이런 것들을 알아내면 어떤 범용적인 센서를 개발할 수 있지 않을까? 에 대한 고민을 했지만 여러 일정상 더 깊게 파지는 못했던 게 못내 아쉽다. 이외에도 간혹 어떤 경향을 보이는 moiety들이 있었는데, 이들이 왜 어떤 analyte에 대해서 선택적인 색, 형광 변화를 일으키는지는 잘 모르겠다. 특히나 용매 조건이 맞으면 비슷하게 따라오는 것들도 걸러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또 왜 그런지에 대해서도 궁금했는데 아직까지 잘 모르겠다. 학부때 기고만장함이 하늘을 찌르고 석사 박사를 가면서 더 아는 것이 없어지는 듯한 자신감 하락이 왜 나오는지에 대해서 어렴풋이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쪽을 연구할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흥미로운 분야이고 후배들 통해서 소식을 접할 수 있으면 동향을 알아보고 싶기도 하다. 유기합성은 시작이고 기타 어플리케이션부터 메커니즘 증명까지 해야되는 것들이 많고 그마저도 다 깊다기 보다는 겉 핥기하는 느낌이 들 때도 있어서 이 부분이 응용분야쪽의 한계인가 싶기도 했다. 그래서 더 근원적인 연구가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여러가지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나중에 이 분야는 아마도 모든 analyte 들에 대해서 관찰할 수 있는 어떤 복합적인 무엇인가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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