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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Inorganic chemistry

d8 전자배치를 가지는 금속 이온은 항상 사각평면 착물을 형성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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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물(Complex)를 형성함에 있어서 그 구조는 금속에 따라, 리간드에 따라 착물은 여러가지 배위수를 가지며 만들어진다.

이 중에서 대표적인 배치는 6배위의 Octahedral (Oh), 4배위의 Tetrahedral (Td), Square planar (Sp), 5배위의 Trigonal bipyrimidal 등이 있다.

 

이론적인 내용을 접하다보면 4, 6배위의 내용을 많이 접하게 되는데, 결정장 이론 (Crystal Field Theory)를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배위수를 익히기에 좋기 때문이다. 축선상으로 들어오는 6개의 리간드를 통해 Octahedral, 축 사이로 들어오는 4배위 Tetrahedral이 만들어지는 d-d splitting을 배우게 되며, 이후 Z축 두 개의 리간드가 떨어져 나갔다고 생각하며 에너지 준위를 변화시키는 Square planar를 배우게 된다.

 

에너지 갈라짐을 배우고서 아 그렇구나 끄덕끄덕 하다보면 사각평면 착물인 square planar의 경향성에 대해서 배우게 된다. Square planar 구조는 d8 전자배치를 가지는 전이금속의 경우에 유리하다 라고 나와있는데, 중고등학교 과학을 배우고 넘어오면서 이러한 '유리하다', '높은 확률로' 등등 항상 반례의 가능성을 남겨두는 표현으로 교재에도 나와있어서 단정짓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때가 많다.

 

물론 PEET시험이나 기타 시험을 위한 무기화학 공부로는 d8은 사각평면! 하고 넘어가서 Ni, Pd, Pt 외우고 몇개 리간드랑 특수케이스 몇가지 암기하고 넘어가면 되겠으나, 좀 더 이를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는 이유는, 이렇게 단정짓고 외우면 나중에 d8 금속이온을 포함한 사각평면 착물을 보게되는 경우에 의구심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아니 d8만 사각평면 착물이라며?' 라는 식으로 말이다. 그래서 이런 예외적인 착물의 구조를 다룬 논문들을 몇 편 소개하고자 한다.

 

Effect of substitution and the counterion on the structural and spectroscopic properties of CuII complexes of methylated pyrazoles

(Journal of Coordination Chemistry, 2015, 68, 20, 3611 – 3635)

 

이 논문에서는 Cu 착물에 대해서 Counterion 혹은 결합한 리간드의 구조가 달라짐으로 인해서 착물의 배위수가 바뀌는 것을 다룬 논문이다. Cu는 모두 2가로 확인되었으며, Cl-이 배위하는 경우는 4배위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6배위도 관찰이 되었으며, NO3-가 리간드로 배위했을 때는 전부 6배위를 형성함을 확인했다. 이러한 이유에 대해서 다양하게 설명하고 있는데, 리간드 세기도 물론 작용하며, heterocycle 리간드인 pyrazole에 메틸기가 붙은 경우에 steric effect가 작용해서 배위하려는 자리를 막았기 때문에 배위수가 변했다고도 서술하고 있다. 

(The results presented herein demonstrate that the extent and position of methyl substitution on pyrazole and the choice of counterion are the primary factors in determining the ligand to metal ratio and final structure of the complex, as well as modulating the electronic absorption properties. The effects observed thus far by these small perturbations suggest that complex formation would be sensitive to other factors, such as reaction solvent, coordination strength, and could play a role in tuning-specific structural and electronic properties in complexes of other pyrazole ligand)

 

즉 여러가지 요인으로 인해서 (counterion, ligand, steric effect) 배위수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이렇게 다양한 요인으로 변화한 착물의 경우 특성이 많이 변하기도 하고, 그래서 일부러 이런 배위수를 바꿔가면서 변화하는 것을 관찰하는 것도 중요한 무기화학의 한 연구분야라고 할 수 있겠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착물에 대해서 소개해볼까 한다. Ni(Cl2)(PPh3)2 인데, 여기서 Ni은 Cu와 마찬가지로 d8 전자배치를 가진다.

Ni(Cl2)(PPh3)2의 구조 (출처)

흥미로운 이 착물의 특징은 chlorinated solvent (chlorine, 염소가 포함된 용매, dichloromethane 같은 용매를 일컬음)에서 만들어질 경우 사각 평면 구조를 가지며, 알코올, 아세트산 같은 용매에서 만들어질 경우 사면체 구조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용매에 따라서도 바뀔 수 있다니!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사각평면을 만드는 경우 diamagnetic 성질을 가졌으며, 사면체를 만드는 경우 paramagnetic을 가졌다는 것을 통해서도 이 결과가 일치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아마도 전자 배치는 다음과 같았을 것이다.

 

 

사각평면을 형성하는 경우 d전자배치 (좌), 사면체를 형성하는 경우 d전자배치 (우) (에너지 간격은 고려되지 않았음)

 

d8의 전자배치를 하는 경우에 diamagnetic과 맞아 떨어지고 (홀전자가 없어서 자성을 띠지 않는다), 사면체를 형성하는 경우 강한장, 약한장에 상관없이 홀전자가 남아서 상자성을 띠게 된다. 그래서 크리스탈 구조와 잘 맞아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Cl-은 약한장 리간드이고 PPh3는 강한장 리간드인데, 이들이 각 두개 씩 붙으면서 중간 정도의 갈라짐을 보이며 geometry 형성에 경계(borderline)에 위치하여 용매가 바뀌는 것만으로 구조가 바뀔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또 다른 논문에서의 연구결과는 pinacolate라는 리간드를 이용해서 만든 Fe, Co의 사각 평면 착물이다. 

 

Inorg. Chem. 2013, 52, 14050−14063

 

Fe(II), Co(II)는 보통 Octahedral, 팔면체 착물을 형성함에도 불구하고 리간드가 가지는 steric effect 때문에 다음과 같은 사각 평면 착물이 만들어졌음을 크리스탈 구조를 분석하여 확인한 논문이다. 

 

Angewante Chem. 2011, 50, 4974-4978

이 논문에서도 d6 전자배치를 가지는 Fe2+가 사각평면 착물을 형성했음을 보였다.

https://pubs.acs.org/doi/10.1021/jacs.1c07139

최근에 나온 연구결과 중 하나인 이 Ni(II) 착물도 tetrahedral geometry를 형성했음을 X-ray분석을 통해 증명하였다. 해당 결과에선 bulky한 dipp (diisopropylphenyl)그룹이 Square planar 형성을 방해해서 Tetrahedral 형태로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결론적으로, 여러가지의 연구 결과들은 d8 배치가 사각평면 구조 형성에 유리한 것은 사실이나, 정말로 다양한 요인들이 착물의 최종적인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절대적인 규칙이 없음을 설명하고, 물론 많은 착물 관련 연구자들도 대체로 d8이 사각평면 착물을 잘 경향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다른 금속에서, 이런 것이 나타나는 경우 최대한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결과를 해석하고자 한다. 그래서 이들 결과가 novelty를 가지게 되는 것이기도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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