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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추천: 마이클 센델 - 완벽에 대한 반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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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기대수명은 의학기술의 발달로 현격하게 늘어났고, 이제 중입자가속기니 유전자치료니 하는 현대 과학의 산실로 암까지 정복하려하니 평균 수명 100세도 머지 않은 것 같다. 이런 과학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유전공학도 굉장히 많이 발달했고, 상용화도 얼마남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만약 성장호르몬 맞듯이 키도 커지고, 근육도 많아지고, 똑똑해지는 등 더 좋아질만한 유전자가 도입된 아이를 낳을 수 있게 된다면 그대는 그렇게 유전자강화를 시킨 아이를 낳겠는가? 아니면 이런 강화 없이 있는 그대로 낳겠는가?

이런 문제는 이미 SF영화 가타카 (GATTACA)에서 다뤄졌던 부분이기도 하다. 모든 인류가 유전자 강화된 아이를 낳게 된 삶, 주인공은 그런 강화를 받지 못했기에 죽을만큼 노력해야만 간신히 그들을 따라가는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을 보며 나중에 이렇게 모두가 보편화된 유전자 강화를 받아들이게 된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언뜻 생각해보면 키 좀 더 커지고 하는게 뭐가 어때서? 라는 생각으로 시작하는데, 저자의 반박이 생각보다 매섭다. 이건 이래서 안되고 네가 이렇게 생각한건 이걸 간과해서 적절하지 않아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래서 나도모르게 그건 그렇네 하고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결말에 어라? 유전공학 하면 안되겠는걸? 하는 저자의 의견을 나도모르게 받아들이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단순히 받아들이는 것 뿐만 아니라 우리가 간과했던 여러가지 모순적인 생각들을 저자는 이게 왜 불편하다고 느끼지? 라고 조목조목 따지며 분석하는데 이것이 자뭇 통쾌하다. 어디가 가려운지 몰랐는데 딱 꼬집어서 긁어주는 느낌이랄까. 

 

저자가 우려하는 것은 유전적 강화를 통해서 태어나게 되면 우리가 받은 재능에 대해서 감사하지 않게된다는 것이다. 이 결과로 나타나는 여러가지 사회적 부작용들, 특히 우연성의 결여로 모든것이 컨트롤 가능하다고 느껴지는 세상에서 사는 것이 생각보다 이상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은 키가 작아도 부모가 작아서 그런가보다 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몰라도 나중에는 왜 내 키를 키워주지 않았냐며 부모를 원망할지도 모르겠다. 왜 나를 더 똑똑하게 만들지 않았는지, 왜 나를 더 건강하게 만들지 않았는지 등등에 대한 여러가지 원망들이 나타날 것이고, 여기서 많은 차별이 등장할 수도 있겠다. 감기에 저항성 있는 유전자 강화 천만원 / 에이즈에 저항성 있는 유전자 1억원 하는 식으로 가격표가 매겨질테고 (아마 종합 강화세트는 5억원) 이걸 감당 가능하면 아이가 더 우월한 삶을 살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닐까. 설령 이게 전적으로 무료로 전 세계에 보급이 된다고 하더라도 또 거기서 다른 차별이 일어날 것 같아서 저자의 의견에 강력하게 공감하게 되었다. 

https://www.mk.co.kr/news/it/10980432

 

‘유전자 편집 아기’ 탄생시킨 中 과학자 “이제 5살 유치원 다녀...결국 사회는 받아들인다” -

2018년 세계를 경악케 한 ‘유전자 편집 아기’를 탄생시켜 징역 3년형을 받은 허젠쿠이 전 중국 남방과학기술대 전 교수가 옥살이를 마치고 연구실로 복귀했다. 알츠하이머병과 기타 유전질환

www.mk.co.kr

개인적으로 이런 유전공학은 원자력공학 같은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다루는지에 따라 핵폭탄이 될 수도 있고, 원자력발전이 될 수도 있는 엄청난 포텐셜을 가진 기술이기에 더욱더 조심스럽고 까다롭게 대해야 큰 부작용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언제나처럼 기술의 발전은 법과 윤리보다 항상 앞서서 발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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