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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더 어렸을 때 읽었다면 더 깊이 공감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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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orrows of Young Werther

제목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지만 괴테라는 거대한 작가의 이름, 고전문학이라 재미없을 것 같다는 낮은 기대감 등의 여러 핑계로 읽지 않았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최근 며칠에 걸쳐 읽었다. 이야기의 구성은 지극히 단순하다. 약혼자가 있는 여주인공 로테를 짝사랑하는 베르테르의 안타까운 사랑이야기. 실제로 로테가 묘사되기를 아름답고 참한 여성으로 나오고 그녀에게 사랑에 빠져 결국 자살에까지 이르는 베르테르의 극단적인 선택에 큰 공감을 하기는 어려웠다. 아마 요즘 시대의 쉬운 만남과 쉬운 헤어짐에 익숙해져서 이런 거대한 짝사랑과 가슴 아픈 사랑의 모습이 크게 와닿지 않는 것이 이유일 수도 있겠다. 

베르테르는 로테의 약혼자인 알베르트 만큼이나 능력있는 사람이어서 로테가 약혼만 하지 않았더라도 청혼을 했을텐데, 이미 약혼을 해 버린걸 알았을 때 얼마나 자기자신을 원망했을까. 사랑에 빠지면 사실 눈에 뵈는게 없어지니까 정녕 로테가 다른 사람을 찾아보라고 베르테르에게 충고한들 가슴만 아프지 따르기 어려울 것이라는 건 누구나 상상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이 세상에서 인간을 가장 필요한 존재가 되게 하는 것, 그것은 사랑이다' 라는 그의 말마따나 로테의 사랑을 얻지 못한 그는 세상에서 필요하지 않은 존재라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이런 한 사람만을 눈물겹게 사랑하는 그의 모습에 대단하다는 느낌을 받으면서도 이성적으로 다시 한 번 생각해볼 기회는 없었나 하는 생각도 드는걸 보니 '가지지 못하면 더 사느니만 못해!' 하는 수준까지 사랑을 아직 못해봐서 공감을 못한건가 싶기도 하고... 아무튼 고전문학이라 어렵게만 생각했는데 글 속의 만연체만 잘 넘기면 읽기 나쁘지 않은 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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