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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

미국 일리노이에서 운전 면허따기, 세 번 만에 합격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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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끄럽지만 난 주행시험을 두 번이나 떨어지고 세 번째에 붙었다. 다른 주였다면 (한인들이 많이 사는 텍사스, 애틀랜타, 메사추세츠 등) 한국면허를 미국 면허로 바꿔주기에 이런 고통을 겪지 않아도 되었겠으나 일리노이는 한국과의 면허 상호인정 조약을 맺지 않아서 한국 면허를 가지고 있어도 바로 전환되지 않고, 일반인처럼 필기/실기를 모두 거친 후에야 면허를 받을 수 있다. 이 과정을 시작할 때만 해도 난 11년도에 한국에서 면허를 땄고, 꾸준히 운전을 했으며, 미국에서도 임시면허를 받은 후에 꽤 오래 장보러가거나 할 때 도맡아 하면서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웬걸, 도로주행에서 두 번이나 낙방하고 말았다. 그 후기를 적어볼까 한다.

  아시다시피 나는 UIUC의 학생이기에 가장 가까운 DMV는 Champaign dmv지만 여기는 워낙 사람도 많고, 불친절로 악명이 높아서 필기만 치고 주행은 보지 않았었다 (다행히 필기는 한 번에 붙었다). 대신 30분 거리의 Monticello를 가서 봤는데, 처음 시험에서는 school zone에서 속도를 20이하로 달려야 하는데, 22로 달렸다고 탈락했다. 내가 운전한 차는 폭스바겐 비틀이고, 이건 아날로그 다이얼로 속도가 뜨는지라 20 언저리에서 왔다갔다 하는 통에 나는 속도를 잘 준수했다고 생각했는데 언제 20을 넘었는지 22라는 구체적인 숫자를 언급하며 탈락을 시키시기에 그래 다음엔 더 잘 준수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돌아왔다. 아, 몇 구간에서도 예를 들어 35로 가야하는데 37이었다 이런 코멘트도 같이 받았다. 전반적으로 빨리 달렸다는 평인데, 특히 school zone은 immideate failure를 주는 구간이라서 더 조심하라고 들었다. 

  두 번째 시험에서는 이번엔 너무 느리다고 탈락했는데, 이 때 세상이 날 억까하는건가 싶었다. 난 speed limit 나온거 보고 그거 언저리로 잘 달렸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엔 전반적으로 45로 가는곳을 43정도로 가고, 30갈곳을 27로 가는 등 교통흐름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 리밋까지 올려서 가줘야한다고 지적을 들었다. 첫 시험과는 다른 감독관이 탔는데 이양반은 또 이렇게 얘기를 하니 기가 찰 노릇이었다. 

  그리고 세 번째 시험은 진짜 부단히 여자친구와 연습을 해서 작은 꼬투리라도 안잡히게 다시 운전실력을 가다듬었다. 이번에 떨어지면 다시 필기부터 쳐야하기 때문이다. 이것마저 떨어지면 너무 자존심상하고 기분 나쁠 것 같아서 진짜 절박하게 임했던 것 같다. 심지어 Monticello dmv보다 구글 별점이 높은 Rantoul (차로 20분 거리)로 가서 보려고까지 했는데, 당일에 9시쯤 도착 (8시 오픈)해서 보니 이미 사람이 바글바글하고 입구엔 주행시험 관련해서 접수 마감이 됐다면서 다른 날 오라는 것이다. 우리 동네 DMV들은 전부 walk-in 접수만 받는데, 이렇게 늦어지니 반차까지 쓰고 나온 게 도루묵이 될까봐 바로 다시 Monticello로 점프를 뛰어서 주행접수를 했다. 다행히 여기는 딱 한 명만 대기하고 있어서 거의 바로 접수할 수 있었다.

다행히도!!! 이번에는 어떠한 코멘트도 없이 바로 통과했다. 15분 밖에 안되는 짧은 주행이었는데 너무 긴 시간 같았고 감독관이 (처음, 두번째와 다른 감독관) You passed! 하면서 축하해줄 때 너무너무너무너무 기분이 좋았다. 임시 면허증 발급을 받고, 1-3주 뒤에 실물 면허증이 나온다고 하는데, 드디어 따게 되어서 너무 좋다. 나도 이제 미국에서 1인분 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고, 여자친구와 장거리 운전을 뛸 때 고통을 분담할 수 있어서 마음이 놓인다. 이게 아예 내가 운전을 할 줄 몰랐으면 마음의 짐이 덜하지 않았을까 싶지만 난 한국에서 주구장창 운전하다가 왔기에 미국 면허가 없어서 운전을 못하는 사실에 마음이 굉장히 불편했었지만 이제는 아니니까 기쁘다. 


나의 경우 세 번의 주행시험에서 중간에 전부 감독관은 up hill, down hill에서 주차할 때 바퀴 방향을 어떻게 두어야 하는지를 물어봤고, 마지막에선 emergency break가 뭔지도 물어봤다. 우리가 사이드 브레이크라고 부르는 브레이크가 여기서는 emergency break (hand break)라고 해서 적절히 대답했다. 

서류는 여권, SSN, I-94, I-20, Credit card statement를 내 개인정보 확인용으로 가져갔고, 자동차 등록증 / 자동차 보험서류를 가져가서 운전할 자동차 서류를 가져갔다. 또 처음에 도로주행 접수를 해서 $20을 내면, 떨어져도 추가로 돈을 받지 않는다 (한국은 떨어지면 매번 다시 돈 내야하는걸로 알고있는데 미국은 그렇지 않아서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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