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휴가로 샌프란시스코를 다녀오게 되면서 이런저런 계획을 세웠지만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가야겠다는 계획은 생각도 해보지 않았었다. 왜냐하면 1. 샌프란에서 얼마나 먼지 감도 없었고 2. 투어가 있다는 것도 몰랐으며 3. 대단해봐야 뭐 얼마나 대단하겠어 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근데 랩 친구들이 요세미티도 가냐고 물어물어보길래 좋긴한가보다 싶어서 투어를 알아보게 되었다.
내 일정상 며칠씩 투어를 할 수는 없었고, 맥시멈 1박 2일까지 알아보고 있었는데, 1박과 1박 2일의 가격 차이가 생각보다 너무 커서 1박으로 정하게 되었다. 가격은 1박의 경우 $200 정도, 1박 2일의 경우 $600 이상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오후에 출발하는 1박코스도 있었는데 이건 $400 정도였다. 기왕 가기로 결정한 만큼 1박까지는 가는게 좋지 않겠나 싶어서 알아봤는데 불행히도 내가 선택한 날짜에는 1박을 갈 인원이 모집이 안됐거나 이미 꽉 찼거나 하는 이유로 가지 못했다. 투어도 처음에는 한인투어 위주로 알아보다가 결국 마이리얼트립을 이용해서 외국인과 함께하는 투어를 가게 되었는데 결과적으로 대 만족이었다. 일정이 고단하고 하루만 가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 일정이 허락만 된다면 하루짜리라도 샌프란 혹은 베가스 여행중에 꼭 다녀오시길 추천드린다.
일정은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의 여러 호텔중 하나에서 픽업해서 오전 6시에 출발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40인승 관광버스를 가득 채운 인원이 거의 타자마자 기절하는데 우리의 기사님 Rob은 그 꼭두새벽부터 굉장한 에너지로 우리를 요세미티까지 이끌어주셨다.
두 시간 정도를 달려서 한적한 타운에 들어서게 되었는데, 여기서 요세미티를 들어가기 전 아침으로 먹을거나 물 등을 사기위해 잠시 들렀다. 일종의 휴게소 역할이었는데, 그냥 진짜로 마트를 들른거라 이것저것 나도 먹을 것 좀 사고 화장실 다녀와서 출발할 수 있었다. 그리고 두 시간 반 정도를 더 달려서 요세미티에 도착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산 밑에서부터 슬슬 올라가는 코스를 달리다보니 사실 얼마나 좋은지 느낌이 잘 오지 않았다. 설악산이 얼핏 생각나기도 하고 뭐 음 계곡 좋네 음 날씨 좋네 하고 달리며 숲속을 달려 올라가는데, 사실 숲 안에서는 뷰가 가려서 잘 보이지 않아서 큰 기대가 되지 않았다.
마침내 Tunnel view에 도착해서 내리니까 버스에 있던 사람들도 감탄을 하며 내려서 사진을 찍게 되었다. 내가 봤던 자연 광경중 진짜로 손에 꼽히는 광경이었다. 거대한 화강암 산이 마치 거대한 벽처럼 분지를 둘러싸는 뷰와 하늘 높은줄 모르고 길게 솟은 나무들이 주는 위압감이 굉장했다. 그 때부터 이 투어를 즐기게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후부터 여러 뷰 포인트를 일정시간씩 머무르며 거진 오후 5시까지 요세미티에 머무르며 멋진 자연을 즐길 수 있었다. 공원에 체류한 시간은 사실상 11시~5시니까 6시간 정도인 셈이다.
그리고 요세미티 폭포가 보이는 요세미티 밸리 주변을 트래킹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렇게 지척에서 폭포를 본 일도 없었거니와 물줄기도 워낙 세고 해서 기분이 정말 좋았다. 날이 가물거나 해서 폭포가 흐르는 둥 마는 둥 했으면 별로였을텐데 아직도 그 물줄기를 잊을 수가 없다.
또한 트래킹 코스도 너무 좋았는데, 모든 뷰 포인트를 가지는 못했지만 half dome도 볼 수 있었고, 그 외에 중간중간 나무로 가려졌다가 어느순간 갑자기 탁 트인 곳이 나타나면서 보이는 그 절경이 굉장했다. 사실 사진으로만 전하기에 이 감동이 다 전해지지 않을 것 같아서 다시 한 번 꼭 가보시라고 추천드린다. 서울에서 한라산 다녀오려고 제주도 다녀오는 비용 생각해도 $200은 들고도 남을텐데 샌프란에서 충분히 돈 더 투자해서 다녀올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 다음 목표는 기왕이면 자차로 (혹은 렌트로) 요세미티 가서 숙박까지 하고 오는 것이 되었으니 이정도면 충분히 내 감동이 전해졌을지 모르겠다.
열정적인 가이드(겸 드라이버) 선생님 덕분에 곳곳을 잘 즐길 수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좀 감동인 포인트였던 것은 본인은 여기를 투어가이드로 일을 하면서 월, 수, 금을 오니까 괜찮지만 누구에게는 이번 요세미티 투어가 평생에 한 번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기에 열과 성을 다해서 항상 투어를 열정적으로 진행한다는 것이었다. 정말로 그랬던 것이 이 가이드 선생님은 오전 6시부터 샌프란 시스코로 다시 돌아온 오후 10시까지 버스 안에서 정말로 계속해서 이쪽보시고 저쪽보시고 내려서 또 사진 다 찍어주시고 이래저래 굉장한 에너지였다. 본인 스스로 이렇게 하고서 투어가 끝나면 거의 버스에서 녹아내린다 (melt)라고 말씀하시기에 더 감사한 부분이 컸다.
또 알아본 정보에 따르면 주말에 차가 막혀서 투어에 지장이 있을 수도 있으니 이런 가이드 투어는 평일에 가는 것이 가장 좋아보인다. 나도 일정만 됐다면 월요일이나 수요일에 갔을텐데 아쉽긴 하다. 이 아쉬움은 나중에 돈 더 많이 벌어서 다시오는 걸로 잠시 킵해두도록 하겠다. 아무튼 요세미티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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