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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

미국에서 다녀온 캠핑 후기 (Kikapoo State Park, 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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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 멤버들이랑 캠핑을 다녀왔다🏕
(Kikapoo State Park, IL)
학교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큰 국립공원 느낌의 숲이 있었다. 지난 번 튜빙하러 다녀온 곳보다 더 가까워서 좋았다.


한국에서 글램핑은 몇 번 해봤었는데 캠핑 (아무것도 없지만 간이화장실이 있으니까 글램핑이라던 찐캠핑 덕후의 핀잔은 뒤로하고)은 난생 처음이라 허둥대긴 했어도 경험자들이 많아 재밌게 놀다올 수 있었다.


물론 의식주가 손쉽게 해결되던 곳에서 굳이 벗어나 손도끼로 나무를 쪼개고, 나뭇가지 줏어서 불 붙히고, 텐트를 세우고, 물 아껴가며 설거지 하는 일은 귀찮고 고된 일임이 분명하다. 그래도 멍하니 모닥불 바라보고, 풀밭에 누워서 아무 생각 없이 하늘 올려다 보며 산들바람을 느끼는 시간은 꽤나 낭만적이었다. 11월 시험 준비한다고 지끈거리는 머리를 이 바람이 식혀줄 줄이야.



그래서 그런지 벌레퇴치제를 뚫고 들어온 모기에 피를 헌납하며 잠을 설치고, 점점 떡이 되어가는 머리와 끈적해져가는 몸을 느끼는 게 불편해져 감에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내려놓게 되어 스스로 놀라기도 했다. 평소에도 이런 마음가짐으로 지낼 수만 있다면 200살 까지 살텐데 말이다.


출발할 때만 해도 주말내내 맑을 거라던 일기예보는 다음날 정확히 반대로 바뀌었는데, 차마 우중캠핑까지 할 자신은 없어서 부랴부랴 짐을 챙겨 돌아왔다. 산더미 같은 짐을 거실에 내려놓으며 이걸 언제 정리하나 툴툴대면서도 좋은 날짜 봐서, 더 잘 준비해서 다시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걸 보니 조만간 아마존 장바구니에 캠핑용품 담고 친구들 꼬시고 있는 나를 발견하지 않을까 싶다.


다음엔 아무 신호도 안잡히는, 전자기기가 무용지물인 곳에서 책 읽으며 며칠 쉬다 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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