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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

2022대선 샴페인-시카고 재외국민 투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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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를 위한 시카고 재외국민 투표소에 다녀왔다. 한인타운에서 가까운 곳을 고려했는지 시카고 다운타운에서도 한시간 넘게 버스를 타고 들어가야 했다. 새벽 다섯시에 일어나고 여섯시 기차를 탄 이후 꼬박 다섯시간이 걸렸다. 대충 250키로쯤 가는거니까 서울에서 대구까지 무궁화호 타고 가는 정도의 느낌이었다.


오랜만에 Amtrak



석사 때 디지스트 출장간다고 서울역에서 6시40분 ktx를 타던 기억을 시작으로 거기 녹차크림단팥빵 맛있었는데 하며 입맛을 다시고, 내일로타고 시계방향으로 한바퀴 돌았던 기억까지 끄집어 낼 때쯤 투표장소에 도착했다.



한국어로 가득찬 안내판이 있는 무언가를 보는게 얼마만인지 감회가 새로웠다. 투표는 투표용지에 도장 찍고 봉투에 넣고 밀봉해서 한국에 보내는 방식인 것 같았다. 들인 수고에 비해 간결하기 그지없는 투표를 끝내고 바로 옆 한인식당에서 따로국밥까지 한그릇 하고나니 잠깐 여기가 한국인가 싶었다. 진짜 한국이었으면 후드 뒤집어쓰고 슬리퍼 질질 끌고 30분만에 투표한다음 다시 침대에 누웠을텐데 나도 참 고생을 사서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에서 7찬이라니...감동

 


사실 '투표는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니까!' 같은 대단한 애국심의 발로로 시카고행 기차를 예매했다기보다는 후딱 투표하고 다운타운가서 콧바람 쐬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한국도 못가고 연말연초에 계속 랩이랑 집만 왔다갔다 했더니 좀 지쳤던 것 같다. 콧바람을 쐬려는 명분으로 대통령 선거를 앞세우는 일이 살면서 몇번이나 있겠는가 싶기도 하고. 운동 열심히 했으니까 초콜렛 하나쯤 먹어도 돼 같은 길티플레저의 느낌이크다.



어쨌든 내 한 표가 대단한 영향력을 끼칠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지만 재밌는 경험이었고 큰 임무 하나 완수한 느낌이 든다. 이제 남은 주말에 뭐할지 고민을 좀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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