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al complex, Metal salt 등 생각보다 많은 물질 (특히 메탈을 포함한 물질)은 산소에 민감해서 장기간 보관을 위해선 질소나 아르곤을 펌핑해서 산소에 노출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 글러브박스 인데, 과거에 비해 물론 많이 편해진 것 같지만 여전히 글러브 박스 다루는 일은 정말 귀찮은 일이 많다.
모든 부분은 공기가 차단되어있고 질소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안에서 펌프가 서큘레이션을 시키며 용매나 시약에서 나오는 fume을 빼내게 되는 글러브 박스의 특성상, 이를 유지 관리하기 위해선 새로운 시약이나 용매를 안으로 들여보낼 때도 산소와 물을 제거한 상태로 들여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보통 바이알이나 기타 물건을 넣을 때는 antechamber라고 해서 글러브박스 본체에 넣기 전에 산소를 제거하는 공간이 있다. 여기에 물건을 넣고 vacuum - N2 purging - vacuum 하는 식으로 물질에 '묻어있는' 산소를 제거하는 작업을 한 후에 들여보낼 수 있다. 랩마다 다르지만 보통 20분 정도 걸리는 작업인데, 이를 거치지 않으면 글러브박스의 산소 농도가 급격하게 올라가는 공포스러운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아무튼 고체시약이나 기타 물건은 저정도에서 들여보내면 별 문제가 없으나, 중요한 건 용매나 액체시료다. 여기는 산소가 '녹아'있는 상태기 때문에 모든 기체를 날린 후 내가 원하는 시료만 넣어서 들여보낼 준비를 해야 하는데, 특히 액체 시약의 경우 freeze pump thaw라는 과정을 거친다. 이 글의 주제이기도 하다.
원리는 간단하다 시약 병을 액체 질소에 담가 넣으면 시약이 얼게되는데, 이를 다시 녹이면 같이 얼었던 기체가 녹아서 빈 공간을 채운다. 우리의 주적인 산소는 -183도에서 기화되기 때문에 액체질소(-196도)에서 플라스크를 빼면 우리가 글러브박스에 넣고싶은 시약보다 훨씬 빨리 기화되므로 안에 녹아있던 산소를 제거할 수 있다.
그리고 액체부분만 다시 담가서 얼린 후, 플라스크의 기체를 다 빼주면, 얼어서 고체가 된 시약은 기화되지 않고, 앞서 녹으면서 빠져나온 기체만 빠져나가게 된다.
플라스크의 아랫쪽에 기포가 녹으면서 시료에서 빠져나온 기체이다. 자 이제 이걸 반복하게 되면 시료에 녹아있는 기체가 줄어들게 되어 이후에는 이를 다시 얼렸다 녹여도 기포가 생기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할 땐 귀찮은데 기포 안생기는 걸 보면 들여보낼 준비가 된 시그널이기에 기분이 좋기도 하다.
이상태에서 마지막으로 진공을 잡아준 상태로 (static vacuum) 글러브 박스로 넣어준 후에 옮겨 담으면 Freeze pump thaw가 끝나게 된다. 물론 시약 중에서도 이미 민감한 시약이기에 시약 배달부터 nitrogen flushed 된 채로 온 경우가 왕왕 있는데, 이 경우엔 그대로 넣어도 별 문제가 없다.
나중엔 shlenk flask에 용매를 담아서 넣는 것도 포스팅 해보면 재밌을 것 같다. 이 또한 무지하게 귀찮다는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https://schlenklinesurvivalguide.com/freeze-pump-thaw/
위 링크도 freeze pump thaw에 관한 글이니 참고해보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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