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고있는 보통의 NMR 스펙트럼은 대체로 Diamagnetic 화학종을 관찰하는 것이며, 이 경우 NMR은 TMS를 0 ppm으로 해서 보통 0 - 15 ppm 정도에서 대부분의 스펙트럼이 나타난다. 하지만 Paramagnetic을 나타내는 착물 등에서는 TMS피크는 허수아비처럼 멀뚱멀뚱 서있고 이리저리 날뛰는 나머지 피크들을 볼 수 있는데, 단순히 paramagnetic 이라서 그런거야! 라고 넘어가기에는 뭔가 찝찝하다. 그러면 왜 이렇게 피크가 널뛰듯이 움직이게 되는 것일까?
우선 isotropic shift라는 것을 알고 넘어가자. 예를 들어서 같은 착물이 있는데, 산화상태가 바뀌면서 diamagnetic에서 paramagnetic으로 성질이 바뀌었다고 했을 때 피크 위치의 차이가 있을 것이다. 이 차이를 isotropic shift라고 한다. Isotropic shift는 pseudocontact shift와 contact shift의 영향을 받는데 이 두가지도 무엇인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 두 가지 모두 isotropic shift에 영향을 미치지만 보통 한 가지가 주된 영향을 끼치게 된다.
Contact shift는 spin polarization의 결과로 나오는 변화이며, pseudocontact shift는 paramagnetic center에서 나타나는 자기장으로부터 나타나는 변화이다. Pseudocontact shift는 보통 거리의 세제곱에 비례하여 감소하므로 대체로 작은 변화를 가져오며 그 크기는 1H NMR의 경우 1-10 ppm 내외이다.
Contact shift의 경우 매우 강한 electron - nuclear 상호작용의 결과로 나타나는 spin polarization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는 hyperfine coupling이라고도 불리는데, 이 크기는 MHz 단위로 몇 Hz밖에 되지 않았던 NMR spectrum에서의 J coupling과는 그 크기가 매우 차이가 난다. 이는 전자가 가지고 있는 큰 magnetic moment로부터 나타난다. 1H의 nuclear magnetic moment가 1.52 * 10^-3 μB인 것에 비해 전자의 magnetic moment는 -1.00 μB를 나타낸다. 대충 천 배쯤 차이난다고 봐도 되는 크기 차이이다. 이것이 바로 큰 이동의 원인이라고 보면 되겠다!
또 하나, Paramagnetic 화학종은 Diamagnetic 화학종보다 훨씬 빠른 relaxation time을 가지게 되는데, 이것이 너무 빨라서 앞서 언급한 electron - nuclear coupling은 NMR spectrum에서 관찰되지 않는다. 그래서 영향은 받았지만 관찰이 어렵기에 결과적인 스펙트럼의 모습은 두 상태의 평균에 spin population이 가중된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보통 spin population이 1:1로 나눠지는 것이 아니기에 핵에 미치는 spin polarization은 상대적으로 큰 변화를 야기하게 된다. 마치 사진을 찍으려고 셔터를 열어놨는데 가만 안있고 움직여서 사진에 잔상이남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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