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화학/Chemistry

연구실에서 개발하는 촉매는 산업체에 적용 가능할까? (Homogeneous catalyst의 미래)

728x90

 

  촉매는 크게 homogeneous catalyst와 heterogeneous catalyst로 나뉜다. 전자는 촉매가 반응하는 용매에 녹아서 반응을 진행시키는 촉매고, 후자는 반응계에 녹지 않고 분리되어서 반응을 진행시키는 촉매이다. 연구실에서 연구되는 리간드와 금속 이온을 활용한 착물 촉매는 대체로 유기용매에 녹기 때문에 homogeneous catalyst로 분류된다 (만약 녹지 않았다면 NMR, EPR, UV-vis, 등 많은 spectroscopic technique에서 제약이 있었을 것이다). 아무튼 테스트하기에 용이하고 잘 녹아서 좋긴 한데 단점이 있다. 분리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많은 연구, 그리고 현재까지 이뤄진 많은 연구에 대한 비판적인 리뷰 논문이 나와서 소개하고자 한다.

Adv. Synth. Catal. 2016, 358, 3– 25

Heterogeneous catalyst는 반응계와 따로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보통 파우더로 표면적을 넓혀서 쓴다) 나중에 반응이 끝나고 나면 촘촘한 필터로 용액을 걸러버리기만 하면 촉매와 쉽게 분리가 된다. 많은 금속염 혹은 금속 자체가 이런 촉매로 사용이 된다. 이들은 유기용매에 잘 안녹기 때문이다. 

실험을 하며 내가 생각하는 생성물을 제외한 불순물을 제외하는 과정은 화학에서 정말 항상 수고로움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다. 그 와중에 가장 반가운 경우가 용액으로 녹였는데 생성물이 용해도가 안좋아진 파우더 형태로 나타나서 간단히 필터로 얻어내는 방법이다. Heterogeneous catalyst가 그런 생성물 같은 친구의 역할로 쉽게 분리가 되는 것이다. 그에 비해 Homogeneous catalyst는 반응계에 같이 녹아들어 있어서 분리를 하려면 별도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게 생각보다 정말로 큰 단점이다. 물론 실험실에서 하는거야 스케일이 작기 때문에 용매 좀 넣 더 쓰고 뭐 extraction이던 column이건 뭐 이것저것 해서 분리를 시킬 수도 있다 (대학원생의 노동은..). 결과만 좋으면 좋은 논문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HPLC같은 것으로 그냥 통째로 반응 용액을 넣어서 생성물 피크를 표준물질과 비교해서 정량을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촉매를 반응계에서 분리할바에 그냥 새로 만들어서 혹은 실험하는 정도는 많은 양이 필요하지 않아서 그냥 처음에 잔뜩 만들고 소진하면서 분석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걸 이제 산업체에 적용해서 이걸 활용해보자! 라고 했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항상 비교 대상은 필터만 하면 되는 heterogeneous catalyst일텐데 이것보다 가성비가 좋아야 산업체에서 어라? 이거 효율이 좋다고? 하면서 쓰지 않겠는가? 근데 사실상 이 효율을 따라잡기가 정말 어렵다. 그래서 사실상 연구를 위한 연구로 촉매가 쓰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이곳 저곳에서 들려온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논문을 내기 위해, 밥 벌이를 위해, 진짜 호기심에서 등 많은 이유로 촉매에 대한 연구를 놓을 수 없기에 이런 실용적인 부분에 대한 연구도 진행을 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homogeneous catalyst지만 heterogeneous catalyst처럼 만들려는 노력이 있다. 용매에 녹지 않는 실리카, 나노파티클 (NP) 등에 개발한 촉매를 붙여서 만드는 것이다. 어? 이렇게 쉬운거였다고?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이게 또 그렇게 녹록치 않은데, 왜냐하면 여러가지 부작용이 보고되었기 때문이다. 우선 다른 금속염을 비롯한 heterogeneous 금속 촉매들에 비해서 리간드를 달고 있는 금속착물 촉매는 재사용 과정에서 leaching, 붙여놓은 지지물질 (보통 실리카)에서 떨어져 나오는 경우가 많이 관찰되었다고 한다. 또한 부착하기 전에는 효율이 괜찮았던 촉매도 붙이고나면 모종의 이유로 이 효율이 떨어지기도 하니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더군다나 착물 촉매를 만드는 과정도 시간과 노력, 시약까지 많이 들어가는데, 이를 추가적으로 앞선 실리카, NP 등에 붙이는 과정까지 더 하는 과정은 역시나 비 경제적일 수 밖에 없기에 매력이 떨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논문의 저자는 굉장히 비판적인 시각으로 homogeneous catalyst를 바라본다. 그 동안 나왔던 논문에서의 문제점들을 다양하게 지적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발전 방향, 논문에 어떤 내용이 실려야 하는지까지 제시하고 있다. 몇 가지 예시로 많은 논문에서 publication을 위해 단편적인 내용, 혹은 자신 있는 내용만 강조하다보니 보편적인 수치가 제시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Turn Over Number (TON) 얼마나 촉매가 반복되어 쓰일 수 있는지 살펴보는 지표인데, 많은 논문에서 이 수치보다는 product yield, 수득률에 초점을 맞춰서 나오는 경우가 많기에 이를 비판하고 있기도 하다. 사실 촉매의 정의 자체가 '자신은 희생하지 않으면서' 반응을 촉진하는 물질을 의미하는데, 그러면 무조건 TON이 나와야 하는 것에는 당연한 것임에도 많은 촉매 관련 논문은 이를 넣지 않고 있다. 

또한 실용적인 활용을 위한 연구에서 왜 촉매가 linker를 통해 immobilized 되었을 때, 효율이 떨어지는 지에 대한 메커니즘 연구, leaching에 관한 연구 등도 계속해서 이루어 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학계와 산업계의 콜라보레이션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하지만 이 또한 큰 협업이 이루어지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촉매를 연구하는 입장에서 멀지 않은 시일에 이런 산업계와의 협업, 어쩌면 촉매 분야의 혁명이 될지도 모르는 homogeneous catalyst의 발전을 기대해본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