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브레이킹 배드 한창 유행할 때 시즌 2까지인가 보고 있었는데, 중간에 어느 재미없는 포인트에서 끊고 그냥 중단했던 기억이 있다. 얼마전에 다시 정주행을 시작했는데 그 당시에 왜 이걸 끝까지 안보고 그냥 뒀는지 이해할 수 없을정도로 하루에 대여섯시간씩 보면서 마지막화까지 정주행을 했다. 아래부터는 다량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다.
아마 그동안 봤던 드라마들 중에 가장 멋진 결말을 만든 것이 아닌가 싶었다. 특히 월트가 자신의 가족이 쓰는데 충분한 돈을 저축했음에도 계속 마약 필드에 머무르면서 악마가 되어가는 모습이 굉장히 소름돋을 정도로 인상깊었다. 행크가 죽을 때 너무 안타까웠고, 제시가 탈출하기 전에 마약 제조하는 노예로 있는 부분도 충격이었다. 연기도 정말 훌륭하고 마지막에 모든 관계자가 죽는 모습을 보면서 결자해지 같은 모습을 보았다. 결국 월트가 가족을 위해 남긴 돈은 재단을 통해서 들어갈 것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월트가 마약을 만들면서 세웠던 계획은 달성한 셈이다.
분명히 머리는 참 좋은 사람이었음에 분명하다. 이성적이고 차가운사람으로 묘사된 월터는 절대 자기가 혼자 죽지 않으려고 온갖 장치를 다 마련해두는 철두철미한 인물임에 틀림 없다. 하지만 주변에서 트롤짓을 하는 덕분에 그 뒷수습을 하느라 참 고생도 많이 했다. 가장 큰 트롤짓은 Gale이 편지처럼 자기 실험노트에 W.W라고 월터를 언급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그것만 언급 안하고, 그 화장실에 그 책만 아니었어도 행크는 포기하고 ASAC로 그냥 무난하게 지냈을텐데 말이다.
결국 제시는 월터의 희생으로 탈출하면서 극이 마무리 되는데 이것이 2013년의 일이다. 그리고 엘 카미노라는 브레이킹배드 뒷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2019년에 개봉했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시즌 다 끝났는데 자동으로 재생되는 영화가 뭔가 했더니 제시에 관한 이야기였다. 즉 이 영화가 2013년에 시즌 5까지 마무리 된 뒤에 6년 뒤에 찍은 것이라는 이야기인데, 그 당시의 모든 주인공들이 다시 모여서 제시의 마무리까지 깔끔하게 지어줘서 제작진에게 감사할 지경이었다.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영화라서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으며, 이 영화에 대한 메이킹 필름까지 따로 제작되었는데 이것까지 보고나니까 거대한 하나의 세계관에서 빠져나온 느낌이 컸다. 근데 뭐랄까 아쉬움보다는 정말 훌훌털고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온 느낌이었다.
스핀오프로 Better call Saul 이라는 드라마도 제작된 것으로 알고있고 이것도 상당한 호평을 받고 있는 것 같다. 월트와 제시의 뒤를 봐주던 변호사 Saul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 같은데 조만간 다시 이 세계관으로 빠져들 준비를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이 또한 넷플릭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다른 미국 드라마는 수준 높은 영어가 구사되면 영자막으로만 보기 어렵고, 너무 현실세계와 동떨어진 세계관에서 지내는 경우에도 그 나름대로 고충이 있는데 브레이킹배드는 영어 공부하기에도 꽤나 괜찮은 것 같다. 대체로 나머지 대화는 알아들을 정도로 평이하면서도 (물론 bitttttttch, assssshole 같은 욕도 난무하긴 하지만) 또 나름 어려운 대화들도 나오고 하니까 이래저래 공부하기에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다음에는 여기 나온 메스암페타민 관련한 팩트체크를 포스팅 해볼까 싶기도 하다. 어쨌든 추천한다 매우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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