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국 박사과정 함께하기

[한국에서 박사과정 시작하기] 수업 2주차, 한국에서 듣는 수업의 장,단점

728x90

8월 24일부터 해서 수업 2주차가 끝나고 이제 돌아오는 주 부터 3주차를 앞두고 있다. 이제 수업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알겠고, 시스템에도 적당히 적응한 것 같다. 교수님들 각각의 수업 스타일,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나름의 계획과 시험 일정들도 정리해둔 상태다. 한국에서는 예를 들어서 무기화학 과목을 들으면 1주일 1회 3시간 스트레이트 강의로 진행되었던 반면, 여기서는 어떤 과목은 월, 수, 금에 50분씩 세 번을 진행하고 어떤 과목은 화, 목에 1시간 20분씩 진행을 한다.

처음엔 듣고나서 좀 집중할 만 하면 수업이 끝나버리네.. 하는 생각까지 했었는데, 큰 착각이었다. 한 시간 들었으면 최소한 같은 시간 만큼은 복습을 해야 제대로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것 같다. 다행히 지금은 배웠던 내용의 약간의 연장선이라는 느낌이지만 이제 이걸 넘어가기 시작하면 시간을 아마 더 투자해야 할 것이다.

강의 업로드가 딜레이 되는 경우도 있어서 체크하면서 들어야한다

수업은 대체로 8~9시 사이에 시작해서 가장 늦게 끝나는 수업이 새벽 2시이기 때문에 부담스럽진 않지만, 더 부담스러운 일이 생겼다. 내가 본격적으로 일하게 될 연구실을 컨택하고, 그 곳의 그룹미팅 등을 참석하는 일이다. 수업이 전체적으로 오전에 몰려있기 때문에 오후에 그룹미팅이 잡혀있고 이 시간대가 미국에서는 전혀 문제되지 않을 것 같은 시간이지만, 한국에서는 정말로 부담스러운 새벽 3시, 4시 이런 시간대여서 처음으로 '아 미국가서 듣는게 낫겠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대로 추진력을 얻어서 비행기표까지 예매했다. 12월에 아마 나갈 것 같다.

코로나 말고도 걱정해야 하는 치안의 위험도 있구나 싶긴 하다. 오늘도 한국 1승

아직은 한 그룹의 미팅밖에 참석해보지 못했는데, 줌으로 미팅 참석후 인사를 나눈 다음에 한국에서 듣고 있다고 하니 시간을 묻고, 새벽 3시반이라고 했더니 다들 OMG, Jesus 등의 탄식을 내뱉었다. 사실 나도 그 이후에 발표하는 내용을 제대로 이해한 것 같지 않다. 앞으로 몇 개의 그룹을 더 들어갈 예정인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오후 2시면 새벽 4시...하하..

그룹미팅을 마치고 나면 10월 말까지 연구실을 결정해야 하는데 아마 여러가지 요인들이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연구실마다 받고자 하는 학생들의 숫자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보니 어떻게든 내가 어필을 해야할텐데, 앞으로 약 한달여간 여러모로 많은 정보를 얻고 다녀야 할 것 같다. 향후 5년 간의 내 진로를 결정하는 만큼, 더 예민해질 수 밖에 없는 문제인 것 같다. 석사과정, 작년 미국에서의 교환학생 생활도 해보고나니 점점 더 까다로워지는 느낌이 든다. 연애를 많이 하면서 이성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는 느낌이랄까. 예전엔 우연한 기회에 들어가게 되었던 느낌인데 이제는 연구실 분위기, 구성원의 숫자, 나오는 논문, PI (principal investigator, 지도교수)의 성격, 성향 등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더 많아지는 것 같다. 

 두 달여의 조사 가지고서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연구실의 Output, 논문 실적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대체로 무난하게 지낼 수 있지만 사람과 사람의 갈등이 일어나지 않는 곳은 아니기 때문에 여러모로 무난무난한 성격의 사람들이 있었으면 좋겠고, PI도 좋았으면 좋겠고 하는 여러 생각들이 들지만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어디가 됐든 또 들어가게 되면 거기서 최선의 노력을 하면서 살아가야겠다는 마음가짐만 우선 장착하고 있어야겠다.

학부생님들 제발..

여전히 아무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시국을 헤쳐나가고 있고, 상대적으로 나는 덜 불안한 학생의 신분으로 돌아와서 그나마 낫다는 생각은 한다. 덜 위험하다고 느끼는 (물론 지금은 한국도 위험하지만) 한국에서 잘 지내면서 가족들과 지인들이 있는 틈에서 가까이 지낼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 미국으로 가게되면 또 시원섭섭한 느낌으로 시작하게 되겠지만 확실히 한 번 다녀오고 나니 조금 더 수월하게 헤쳐나갈 수 있을 것만 같은 행복회로가 머릿속에서 작동하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잘 이겨내서 좋은 방향으로 흘러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