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일 없었다면 진작에 8월 초에 미국으로 넘어갔어야 정상이겠지만, 코로나 때문에 (한국이 더 좋으니 덕분에라고 해야하나) 한국에 부득이 더 오래 머물게 되었다. 다행히 defer 없이 이번 학기는 온라인 only로 진행하기로 했고, TA나 다른 의무사항 없이 강의 4개만 듣게 되었다. 물론 학점도 인정해주고! 몸이 한국에 있어서 그런지 사실 잘 실감이 안나긴 했는데, 최근 줌으로 미팅을 하고 나면서 점점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사실 이런 일정들을 받기 전에 크게 당황했던 적이 있다. 학교 ID를 만들어 놓긴 했는데, gmail에서 로그인이 안되길래 아직 activation이 안됐나보다 생각만 하고 있던 중이었다. 어지간한 소식들은 내가 CV에 썼던 개인메일 계정으로 계속 날라오고 있어서 걱정이 없었고, 작년 미네소타에선 gmail 기반으로 메일이 운영되어서 난 미국 대학교가 다 gmail 쓰는 줄 알았다! 근데 뭔가 이상해서 검색을 좀 해보니 UIUC는 MS outlook을 쓴다는 것이 아닌가, 부랴부랴 outlook으로 로그인을 해보니 아뿔싸, 메일이 100통이나 와있는 것이 아닌가..
허겁지겁 여러 메일들을 읽어보니 대체로 개인메일로 오던 내용과 비슷한데, 학과 통째로 오는 소식들은 이미 내 개인메일이 아니라 학교메일로만 날라오고 있었다. 다행히 OT가 10일에 시작인데 7일 경에 확인해서 이것저것 정보를 모았던 기억이 난다. 정말로 식은땀을 흘리게 만든 순간이었다.
미팅은 줌으로 진행했고, 학과에서 한 번, ISSS (international scholar and student services) 에서 진행하는 OT를 들었다. ISSS는 학부와 대학원생 모두를 대상으로 한 OT여서 기본적인 보험 같은 사항에 대해서 알려준 것이 많았다. 그래서 당장 한국에서 내가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정보는 별로 없었던 것 같다. 학과에서 한 미팅은 학과 내 여러 과동아리(?) 등 소개와 교수진 소개 등이 있었다. 그리고 크고 굵직한 일정등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수강신청을 하게 되었는데, 작년이랑 달라진 게 많아서 한참 뻘짓을 한 뒤에야 (학부생 전용 수업을 신청했다던가..) 제대로 수강신청을 할 수 있었다. 최소 학점은 14학점이었는데, 온라인으로 듣는 애들은 상관 없이 12만 들어도 된다고 하고 하여간 여러 과정을 거쳐서 네 과목을 선정을 했는데, 이걸 다 잘 듣고 좋은 학점으로 마무리 할지, 아니면 중간에 드랍하고 헉헉대면서 겨우겨우 학기를 마칠지는 잘 모르겠다.
한국이라서 몸은 편하고 덜 불안하긴 하지만, 시간표를 짜고나니 빨리 자야 새벽 두시겠구나 하는 생각이 스멀스멀 든다. 다행히 하는 일이 오전부터는 아니라 생활 패턴을 약간 오후쪽으로 미루는 느낌이긴 하겠지만, 컨디션 조절 잘하지 못하면 말짱 꽝이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아, 물론 온라인 레코딩도 제공될 것 같긴 하지만 밀려서 듣는 건 하고 싶지 않기에 미리 여기 적으면서 다짐하는 것도 있다.
내일은 영어 시험도 봐야한다. 합격은 시켜줬으나 영어 점수가 기준에 미치지 못해서 (103점인데 1점 모자란 102점으로 붙어서 이걸 해야한다). 부족한 부분을 시험으로 메꿔야 하기 때문. 그래도 붙여주셨으니 최선을 다해서 보고 좋은 결과 얻어야겠다는 생각 뿐이다. 다행히 스피킹은 25점으로 기준치를 채워서 writing만 봐도 된다는게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국 온지 반년이 넘어서 스피킹 완전 줄었을 것 같았는데 다행.
흥미로운 점은, 이 시험을 위해서 크롬에서 proctorio라는 extension을 설치해야 한다는 것인데, 온라인으로 시험보면서 academic integrity (학문 윤리), 쉽게 말해서 표절이나 치팅 같은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마치 삼성에서 최근에 GSAT을 온라인으로 봤던 것과 유사하게, 내가 있는 상황을 감시하면서 시험을 보게 해주는 것 같다. 세상이 많이 좋아졌다. 이거 없었으면 온갖 부정이 난무했을 시험같은데, 아무쪼록 최대한 준비를 많이 하고 봐야함은 물론이겠다.
본격적인 수업은 24일부터 시작이다. 미국 시간으로 24일 오전부터 시작이니, 아마 24일 저녁부터 한국에서 시작하면 되는데, 수업을 듣기 시작하면 아마 확 실감나지 않을까 싶다. 최근 코로나가 다시 터져서 일도 못하고 있는데, 부디 이번 학기 잘 시작해서 좋은 결과 있고, 미국행에도 차질이 없었으면 좋겠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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