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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베르의 나무같은, 회색인간 - 김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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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중에 가장 인상깊게 읽었던 책을 꼽으라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나무를 항상 선택하곤 했다. 기발한 상상력들에 감탄하면서 읽었던 것이 10년도 더 된것 같다. 그런데 '회색인간'을 읽으며 오랜만에 베르베르의 소설을 읽었던 것처럼 상상력에 감탄하며 읽어내게 되었다.

소설이라고 부르기에도 다소 짧아보이는 분량의 이야기가 모인 책이다. 다분히 디스토피아적인 설정이 많이 들어가있다. 어떤 이야기의 과학적 연계성 보다는, 설정에서 오는 상황의 흐름에 초점을 맞춘다. 가령 어느날 갑자기 지구에 외계인이 들이닥쳐서, 신이 나타나서, 사람들을 잡아가거나, 변화시키거나, 혹은 과학자가 어떤 신기한 기술을 발명했는데, 이것이 만드는 갈등양상 등이 주된 소재이다.

베르베르의 나무 말고도 이전에 읽었던 절망의 구 같은 소설들도 떠오르는 단편도 있다. 아이디어가 완전히 새로운 것이 대부분이라 읽으며 아 이런 상상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또한 그냥 그 이야기 자체에서 요즘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풍자하기도 한다. 앞서 언급한 소재, 상황에 기대어 현재를 비판하는 것 같은 스탠스도 취한다. 미디어의 영향, 군중심리에 휩쓸리는 성향, 어떤 사항에 대해서 뜨겁게 관심을 가지다가 금세 잊어버리는 것 등, 종종 사회에서 문제라고 인식되어지는 여러 사항들이 지적된다.

그래서 그냥 재밌는 이야기만 있는 책이라고 하기엔 다소 아쉽다. 짧은 이야기에 여러 인간사회에서 볼 수 있는 양상들을 잘 담은 책이라고 보는게 낫지 않을까 싶다. 각 편의 길이가 길지 않기에 띄엄띄엄 읽기에 좋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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