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생활이 1년이 다 되어감에 따라 어지간한 한국 요리는 다 한다고 생각했지만 튀김요리는 여전히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기름도 기름이고 쓰고 나서 처리문제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돈 주고 사먹는 것중에 돈 안아까운 것이 이런 튀김요리가 아닐까 싶을정도이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수고를 감수하고라도 집에서 해먹고 싶다고 생각나게 하는 메뉴중에 하나가 한국 치킨이다.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파는 치킨텐더같은 그런 치킨 요리 말고 한국식 그 바삭한 껍질과 염지된 닭의 조화로 이루어진 상태로 소스까지 완벽한 그 치킨말이다.
미네소타 와서도 한 동안은 생각이 안났는데 어느날 집 근처 번화가로 가다가 너무도 우연히 발견했다. 지도에서도 찾아본 치킨집이긴 했는데 지나가면서 기웃거려도 눈에 안들어와서 있었다가 사라졌나 했는데, 아니었다. 내가 그냥 잘 못찾은 것이었다. 옆에 가게에 비해서 간판도 좀 작고 색도 비슷해서 같은 가게인 줄 알았던 것 같다. 어쨌든 시험도 끝났겠다 나를 위한 호사스런 저녁을 위해서 다녀왔다. 원래는 GRE 치고 Mall of America에 있는 지점을 들러서 다녀오고 싶었으나 시험 죽쒀서 그날은 거기까지 갈 멘탈이 아니었다.
옆에 지미존스 샌드위치랑 가게 색이 비슷해서 같은 가게인줄 알았다. 검정, 하양, 빨강색과 함께 심지어 마크가 원이라서 더 눈에 안들어왔나보다.
여기서 파는 치킨은 마리 단위로 파는 것이 없었다. 다 pieces (pcs) 단위로 팔았는데, 순살 (boneless) 치킨도 12조각 24조각 이런 식으로 팔았고, 뼈 있는 치킨은 combo라고 해서 날개(wing), 다리(drum stick)의 조합으로 팔았다. 뭔가 한국의 마리로 퉁치는 느낌이 아니라 조각으로 딱 정해서 파는 게 정 없게 느껴진 건 그냥 한국이 그리워서였던가. 아무튼 가슴살 같은 부분은 없다고 하셔서 combo로 사왔다. 작은 사이즈는 날개 5개, 다리 3개 조합이었던 것 같다.
치킨집이긴 하지만 다른 한국음식 메뉴도 많았다. 비빔밥, 불고기, 떡볶이 등등 식사류, 분식류도 같이 제공하는 게 한국 식당들의 특징인 것 같다.
사이드로 코울슬로가 하나 무료로 나오고 맥주도 근처에서 사서 가져왔다. 혼자 먹기에 딱 적당한 양이었다. 가격은 14달러. 한국의 그것에 비하면 비슷한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하지만 다리는 실해서 좋았다. 맛은 딱 교촌 맛이다. 매운 맛으로 시켰는데, 껍질의 그 느낌이 교촌이었구나 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오랜만에 먹으니 기분이 정말 좋았다. 본사 홈페이지 들어가보니 아시아 쪽에 많고 미국에도 16개 정도 지점이 있는 것 같다. 치킨 그리울 때 한 두번 정도 또 먹으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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