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세보는 인스타 페이지를 팔로우를 해놔서 종종 보는데, 한국에 있을 때는 일부러 안보고 있다가 하루가 다 끝나고서 보곤 했던 페이지다. 운세를 보고 신경쓰면서 지내는 게 아니라 다 끝나고서 좋은일이었으면 이래서 좋았네 아니었으면 아 이래서 아니었나 하고 넘길 수 있게끔 생각하고 싶은 의도에서였다.
미국와서 멍하니 그 페이지를 보다보니 그 날짜는 아직 나에게 오지 않은 날짜이기 때문에 나의 생일에 연관되어있는 운세긴 하지만 뭔가 나랑 분리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면 내 운세는 몇시간 있다가 바뀌게 되는건가? 아니면 한국시간으로 적용되는거니까 벌써 적용되는건가? 하는 생각들.
이런 생각들로 말미암에 결론에 이르게 된 것은 결국 약간의 현자타임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국에선 운세가 안좋다고 뜨면 아 어쩌지 막 이상한일 생기는거 아니야? 하고 전전긍긍 할 일도 미국에서 이 일을 보고있노라면 '그래서 어쩌라고' 라는 식의 생각마저 들게 되는 것이다.
아무도 '미국을 비롯한 한국과 시차가 나는 지역에 계신분들은 서울 표준시 기준으로 적용이 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라는 등의 안내문이 있었으면 혹시나 그럴싸하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지만 그렇지 않기에 뭔가 나랑 전혀 상관 없는 일처럼 느끼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뭔가 그런 사소한 것들에 얽매였던 느낌에서 벗어나서 초연해지는, 심신의 안정상태를 맞이하게 되었음을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시차가 나는건 물리적으론 힘든 일일수는 있으나, 그 차이만큼 시간과 거리를 두고 바라보게 된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비슷한 생각을 가졌던 기억이 미국에서는 밤에 어디를 돌아다녀도 총맞을 걱정만 했지 귀신이 나타나거나 한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왜냐면 머릿속에 가진 귀신이 이미지는 전적으로 한국귀신의 형태였기 때문이다. 많은 영화에서도 서양은 애나벨이라던가 간혹 뭐 어떤 오컬트적인 요소가 가미된 귀신영화들이 나오는데, 길에 아무도 없으면서 그런걸 생각하기는 어렵기도 하고 아직까지 그런 영화가 내 머릿속 귀신이미지의 자그마한 부분조차도 차지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안무섭다고 느끼는 것 같다. '미국까지 와서 괴롭힐테면 괴롭혀봐' 라는 느낌이라고 할까.
미국에서 사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한국에서 아등바등했던 것들이 굳이 뭘 거기서 그렇게까지 했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이건 미국이라서 그런건지 나이가 들어서 그런건지 모르겠으나 어쨌든 이너피스는 한국에서 있을때 보다 훨씬 나으니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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