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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Inorganic chemistry

음의 전하를 가진 금속 이온 착물도 만들 수 있을까? (Negative oxidation st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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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고된 Ni(CO)4 complex의 구조.Acta Cryst. (1952). 5, 795

일반화학이나 무기화학을 들었던 사람이라면 (혹은 우연치않게라도) NaCl에서 Na는 +를, Ca(OH)2에서 Ca는 2+를, K2PtCl4에서 Pt는 2+를 가진다는 것을 기억할 것이다. 금속은 최외각전자를 잃어서 intert gas의 전자배치를 따라가려 한다는 사실을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전자를 잃는 것이 더 유리한 이유는 얻어서 inert gas의 전자배치를 하는 것보다 잃어서 inert gas의 전자배치가 되는 것이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착물들의 구조나 전하 상태를 생각해보면, 금속들은 항상 자기보다 전기음성도가 큰 원자들에 전자를 뺏겨서 양의 이온상태거나 혹은 중성 상태, 산화상태가 0인 상태로 안정화되어 세상에 나타나곤 한다. 절대 다수의 경우 리간드가 중성인 경우 다른 counteranion으로 PF6라던가 halide, BF4, bArF 등이 금속의 양전하를 중성화시키는 것이다. 많은 수의 Phosphine 리간드들, Carbonyl (CO) 리간드들은 산화상태가 0인 착물들을 만드는 데에 많이 사용되었고 이들의 구조, 반응성등은 아직도 많은 무기화학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렇듯 금속 착물의 절대 다수가 0과 양의 정수를 산화수로 가지다보니 한 번쯤 음의 산화상태를 가지는 착물은 없는지 궁금해봄직 하다. 나도 최근에 문득 생각이 나서 찾아보면서 알게 된 것이지만, 꽤나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고, 많은 착물들이 보고되었던터라 꽤나 놀랐다. 아마 무기화학 교재 안에서는 이런 내용을 다루지도 않고, 이후에 넘어가서는 관심을 갖지 않는이상 굳이 찾아보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두 개의 Na+가 이 착물을 안정화시킨다. Dalton Trans., 2022, 51, 400-410

아무튼 놀랍게도 최초로 결정구조가 밝혀진 음의 산화상태를 가지는 착물은 1931년에 보고되었는데, 이름하여 Collman's regent라고 한다. 너무도 심플하게 Fe(CO)4 complex를 금속 Na와 액체 암모니아 내에서 반응시켜서 reduction 반응을 일으키고 분리해냈다고 한다 (참고: 보통 iron carbonyl complex는 18-electron rule을 맞추면서 Fe(CO)5를 형성한다). Electronegativity (전기음성도)가 Na는 0.9, Fe가 1.8이니까 Na가 전자를 뺏기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 Na2[Fe(CO)4] (Disodium tetracarbonylferrate) 가 되어서 2개의 Na가 2+를 가지게 되면서 Fe의 산화상태가 -2가 되는 착물을 분리하게 된 것이다. 결국 Fe는 d8에서 전자 두 개를 더 얻어 d10을 채우게 된다. 마치 Ni(CO)4처럼 말이다. 그리고 tetrahedral geometry를 형성한다는 것 또한 d10을 뒷받침하는데, d8의 경우 Ni2+, Pt2+ 등의 경우처럼 square planar 착물 구조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또한 d 오비탈이 전부 짝을 지어서 차있기 때문에 착물은 diamagnetic을 보이게 된다. 

생각보다 엄청 많아서 놀람.Inorg. Chem. 2006, 45, 8, 3167-3186

이 이후에도 수많은 음의 산화상태를 가지는 금속 착물들이 보고되었고, 지금까지도 새로운 것들이 간간히 보고되고 있다. 최근에는 두 개의 metal center를 가지면서 각각의 산화수가 -1, +1로 다르게 만들어진 착물이 보고되기도 했다.

Chem. Sci., 2023, 14, 8524-8530

참고로 두 메탈 사이의 산화상태가 다른지 어떻게 알 수 있냐면 금속의 산화상태가 증가하면 그만큼 + charge가 강해지기 때문에 주변 리간드와의 결합을 더 강하게 해서 결합길이가 짧아지게 된다. 반대로 산화상태가 감소하면 결합 길이가 길어지게 된다. 이들의 차이로 일단 알 수 있고, 이 논문에서는 Xray Photoelectron Spectroscopy (XPS)라는 테크닉을 사용해서 피크 두개의 에너지 차이가 서로 다른 곳에서 나타남을 통해 뒷받침 해주기도 했다. 또 많은 경우에, DFT를 이용해서 전자밀도가 얼마나 금속에 있는지를 비교하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음의 산화상태를 가지는 착물은 만들 수 있고, 과거부터 지금까지 많은 결과들이 보고되었으며, 앞으로도 간간히 보고될 재밌는 무기화학의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기타 참고: Organometallics 2003, 22, 17, 3322–3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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