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복순은 다른 스토리, 시놉시스보다 전도연 배우가 찍은 액션영화라고 해서 더 기대되는 영화였다. 그녀 스스로도 로맨스를 많이 찍던 배우였으니 캐릭터 변신을 위해서 도전하는 것인가 싶었다. 그리고 주말을 이용해서 관람! 하고 난 후기는 개인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였다. 세상에 이미 훌륭한 액션영화가 많이 있지만 이번 영화는 개인적으로 액션영화보다는 엄마와 딸의 관계에 더 눈이 가는 영화였다. 물론 그렇다고 액션이 막 못볼정도냐고 물으면 그것도 아니었다. 나는 충분히 즐길만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아저씨의 원빈이나 본 시리즈의 맷 데이먼 같은 남성미 물씬 풍기는 액션 합이라던가 혹은 뭐 다른 여자 배우들이 찍은 액션 영화에 비해서 크게 부족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아킬레스건 칼로 째는 부분은 좀 어색해 보이긴 했지만 다른 액션으로 커버했다고 본다)
특히나 복순을 동경하는 인턴과 벽을 사이에 두고 식당에서 싸우는 연출은 굉장히 흥미로웠는데, 벽을 계속 돌면서 진행을 보여주는 카메라 무빙이 인상적이었다. 그 외에 영화 중간중간 복순이 이렇게 싸우면 이렇게 되겠지 하고 상상하는 장면이 겹쳐지는 부분도 닥터스트레인지 2를 연상시키는 부분이었다.
결과적으로 이런 저런 흥미로운 영화적 연출을 통해 복순이 일을 성공적으로 처리하고, 이와 더불어 좋지 않던 딸과의 관계를 회복해 나가는 수순으로 영화가 마무리 되는데, 이 과정에서 엄마와 딸이 서로에게 드러내는 진심어린 대화, 감정의 교환이 중요한 갈등 해결의 열쇠였다고 생각한다. 이런 갈등이 있기 전에 엄마는 부잣집 엄마들과 어울리고 딸을 좋은 학교에 보내는 등 표면적으로 딸을 케어하는 엄마의 모습이었다면, 갈등 이후에 서로 진심을 드러내고 비밀을 공유하면서 더 친밀해지고, 내면적으로 딸에게 가까워지는 엄마의 모습이 보여졌다. 단적으로 엄마와 딸의 장면만 보면 이게 액션영화인지 드라마 영화인지 모를 정도로 정말 흔히 보이는 모녀지간의 갈등 같아서 더욱 액션영화가 이 주제를 보여주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런 모녀갈등을 흔한 우리 일상에서의 소재만으로 찍었다면, 복순이 킬러가 아니라 사무직 직원이었다면, 몰입도나 흥미가 액션영화만큼 크지는 않았을 것 같다. 물론 이런 소재도 나름 드라마나 로맨틱코메디의 영역으로 넘어가서 연출을 할 수도 있겠지만, 액션과의 조합에서 이런 모녀간의 갈등을 그린 영화가 있었던가? 생각해보면 내가 봤던 영화중에는 없었던 것 같아서 신선하게 다가온 영화였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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