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곳에서 들어봤을법한 Nitrogenase라는 enzyme은 nitrogen fixation, 질소고정에 아주 중요한데 공기중의 질소를 암모니아인 NH3로 바꿔주는 친구들이다. 우리가 공장에서 하버-보쉬 프로세스 (Haber Bosch Process) 로 암모니아를 어렵게 만들동안 (300도에서 수백기압의 기체를 때려박아야 만들어지는 과정) 이 친구들은 상온에서 슬슬 하면 암모니아를 만들어버리니 기가찰 노릇이기에, 과학자들은 많은 관심을 가지고 이들을 연구해오고 있다.
그 와중에 발견된 것이 이 enzyme의 active site에 Fe, Mo (iron, molybdenum) 로 이루어진 cluster가 있다는 것이다 (FeMo Cofactor, FeMoco). 오 신기하군! 하고 연구를 더 해보니 이 클러스터 정 중앙에 잘 모르겠는 원자가 하나 들어있는 것이다. 심지어 이 원자는 (X 라고 하자) 정 중앙에서 6개의 결합을 형성하는 것 같다는 결과까지 나오면서 이 enzyme을 연구하는 그룹들을 흥분시키기에 이르렀다.
가장 일반적인 생각으로는 X가 산소(O) 아니면 질소(N) 원자겠지!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을 것이다. 보통 메탈과 결합하는 것은 저 두 원소들이니까. 그래서 크리스탈 분석을 해보니 일단 이게 다른 금속원자는 아니고 light 2p 원소인 것 같다는 결과가 나왔다 (X-ray 구조분석으로 얻을 수 있는 건 전자 밀도이고, 이를 가지고 원자의 종류를 추정하기에 전자밀도가 비슷한 원자의 경우 때때로 정확하게 추정하기 어렵다).
그래서 DFT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니 에너지상으로 N원자가 맞는거같다는 결과가 나왔으나, 누구는 O라고, 누구는 심지어 C라고 주장하기에 이른다 (ㅋㅋㅋㅋㅋ😂 탄소!). 시뮬레이션만 가지고는 증거가 부족하기에 이런 논쟁이 끝나질 않는 것이다.
이 논쟁은 2011년이 되어서야 마무리가 되었는데, 확실한 실험적 결과를 바탕으로 중간의 원자는 Carbide, C4- 라는 것이 밝혀졌다!
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탄소라구요? 님 화학공부 안하심? ㅎㅎㅎ
탄소가 저기 들어갈거 같아요? 구라 ㄴㄴ
라고 할 법 하지만 XES (X-ray Emission Spectroscopy), 그리고 더 해상도가 좋아진 X-ray 크리스탈 분석 등을 통해서 X원자는 C라는 것이 증명이 된다. 심지어 모종의 방법을 통해 동위원소인 13C (보통 탄소는 12C)를 집어 넣는데에 성공한 그룹이 같은 결과를 제시하며 이게 탄소가 맞다고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된다 (DFT 1패).
어렵게 어렵게 거의 20년에 걸쳐서 생겼던 의문이 풀리는 순간이다. 그래 여기에 탄소가 들어가있었구나! 알겠어! 근데 여기서 끝날 일이 아니다. 당연히 다음 질문이 따라올 수 밖에 없다.
1. 그게 어떻게 거길들어갔어?
2. 그래서 거기서 뭐하는데?
일 것이다.
그래서 더 실험을 해 본 결과, 어떻게 거길 들어간거야? 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SAM (S-Adenosylmethionine)이라고 불리는 Cofactor가 관여하는 과정에서 자기가 갖고있던 탄소를 가운데에 집어넣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것 역시 SAM의 탄소를 동위원소로 바꾼다음 얻은 결과였다. 이 과정에서 라디칼이 관여한다는 것이 밝혀졌고, rearrangement 등이 FeMo cofactor를 만들 수 있음을 보였다.
두 번째로 얘가 거기서 뭘하는거야? 라는 질문은 아쉽게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항간에선 FeMo cofactor를 안정화시키는 역할이라고 하기도 하고 어디에선 substrate에 결합을 돕거나 metal center reduction에 도움을 주는 것 같다고 하지만 아직 확실한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앞으로 더 흥미로운 결과가 나올 것은 분명하다. 이들을 토대로 nitrogenase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질 수 있길 바란다.
기타 synthetic Fe-S cluster에 관한 연구는
MIT Suess group을 비롯한 여러 연구실에서 진행하고 있다.
출처
A Journey into the Active Center of Nitrogenase (nih.g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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